“기회 온다면 내 손으로 복수” / 국방일보 2012.3.26
해군2함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복수를 다짐하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연수 대위, 허순
행 상사, 공창표·김효형 하사.
“그런 일이 발생하면 안 되겠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 손으로 반드시 복수할 겁니다.”
천안함 생존자 중 해군2함대에서 근무하는 박연수 대위와 허순행 상사, 김효형·공창표 하사는 지난 21일 적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전우들의 복수에 앞장 서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내보였다.
천안함 피격 당시 작전관 임무를 수행했던 박 대위는 현재 정보함인 남양함의 부장을 맡고 있다. 허 상사는 전비전대 통신관찰관으로, 김 하사는 무기지원대대에서, 공 하사는 항만지원대 고속단정(RIB) 정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가족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함정근무를 자원한 박 대위는 왜 함정근무를 지원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해군에게 왜 배를 탔는지 물어 보면 드릴 말씀이 없다”며 “해군 장교로서 당연한 일이고, 적이 도발하면 강력히 응징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 함정근무이기 때문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직까지도 천안함 피격사건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우려와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들은 “민·관·군 합동 조사결과를 믿지 못하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분들을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천안함 피격사건은 명명백백한 북한의 소행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목숨을 잃은 전우의 몫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에 최선을 다해 왔지만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고(故) 차준석 중사와 임관 동기인 공 하사는 “차 중사와는 말이 잘 통해 술잔도 자주 기울였다. 좋은 친구를 잃어 아쉽다. 특히 친아들처럼 대해 주신 차 중사 부모님께 죄송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허 상사 역시 “백령도 차가운 바다에 잠든 전우들이 지금도 눈에 아른거리고,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며 “그러나 우리는 2년 동안 절치부심(切齒腐心),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만약 적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백 배, 천 배로 응징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천안함 생존자 58명 중 병사 16명은 모두 전역했으며 장교·부사관 42명은 여전히 조국의 바다를 지키고 있다. 이 중 18명은 함정에서 24명은 육상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