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관, 전투형 강군 중심에 서다 (20·끝)전투력 발휘의 중추 부사관 정책의 발전방향 / 국방일보 2012.08.08
부사관 교육생들이 연막을 뚫고 목표 지점을 향해 기동하고 있다.
그간 연재된 기획기사를 통해 부사관의 유래, 역할, 교육제도, 인사제도 등에 대해 제한적이나마 전반적인 사항을 주마간산(走馬看山)처럼 훑어 보고 ‘전투위주 부사관의 역할을 강화’하고자 간간이 의견을 개진했다. 그간의 기획기사를 마무리하면서 몇 가지 부사관 정책의 발전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부사관이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장교와 부사관의 의식 변화가 요구된다. 과거 부사관의 역량이 저평가되다 보니 부사관이 수행해야 할 임무를 장교나 병들이 많은 부분을 수행해 왔다. 부사관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임무를 수행했다. 부사관 스스로도 자기계발이나 역량제고를 위한 노력보다는 현실에 안주해 온 부분도 있다. 그러나 최근 10여 년간 부사관의 능력은 상당한 향상을 보여 왔다. 전문대 이상 학력자가 4배 이상 증가했고 분대장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군사교육 기간도 장교 못지않게 30여 주 이상을 이수하고 있다. 또 부사관의 인력이 장교의 1.3배 수준에서 2배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돼 가고 있고 초급장교가 수행하던 임무를 부사관이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부사관의 역량 향상과 더불어 수행해야 할 임무의 범위가 확대되고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2011년 3월 1일은 육군부사관학교 창설 60주년을 기념해 군의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군 전투력 발휘의 중추’라는 친필 휘호를 수여한 날로 부사관의 정체성이 ‘부대의 전통을 유지하고 명예를 지키는 간부’에서 ‘군 전투력 발휘의 중추’로 재 정의된 날이다. 육군에선 2011년 6월 부사관의 역할을 ‘소부대 전투지휘자, 부사관·병(兵) 교육훈련 교관, 전투장비 운용 전문가, 전투준비태세 유지를 위한 부대관리자, 전투 위주의 부대전통 계승·발전자’로 재정립했다. 이에 따라 장교, 특히 지휘관은 부사관들이 본연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과감한 권한 위임과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부사관들은 책임완수로 상호 신뢰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초급간부들에 있어 애매한 ‘장교와 부사관의 바람직한 관계’를 정립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요구된다. 미군들도 부사관을 ‘육군의 중추’로 정체성을 정립하면서 장교들에게는 의식 변화, 부사관의 임무수행 여건 조성과 능력 인정, 과감한 권한 위임, 전투력 발휘를 위한 동반자적 관계를 인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부사관에게는 스스로 의식 개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능력 구비와 완벽한 임무수행,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견지하도록 하고 있다.
둘째는 부사관이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교육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전은 군대의 편성·구조, 무기·장비, 물자·보급 등에 많은 변화를 줬지만 가장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은 이를 운용하는 인적자원이다. 우수한 인적자원은 통상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훈련을 통해 양성된다. 현재의 우리나라 부사관의 교육제도가 진급에 따른 계급별 보수교육 수준에 머물고 있고 교육과정 간 주기가 길며 교육과정도 다양하지 못해 지식기반 사회에서 핵심역량을 키우기에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고 적시성도 떨어진다. 따라서 소부대 전투 지휘자, 대대급 이상제대의 참모 기능별 또는 전투 기능별 업무담당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단기 실무과정의 개발과 전술식견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체계가 필요하다. 아울러 하사부터 원사까지 연계된 자기개발 과정이 요구된다. 교육훈련 및 역량개발이 전투력으로 발현되기 때문이다.
참고적으로 미군의 교육제도 중 특이한 것은 ‘육군원사 과정’으로 미 지휘참모대 과정을 약 65% 축소한 교과 편성으로 9개월간 국제안보와 군사전략, 리더십, 부대지휘절차, 사·여단급 기동전술, 합동작전 소개, 국방기획관리 등을 교육한다. 또 각 제대별 전 부사관을 대상으로 주임원사가 주관하는 ‘부사관 전문성 개발교육’이 있는데 부대와 부사관에게 요구되는 부대 수준의 모든 훈련을 포함해 부사관 임무수행과 관련된 내용 75%, 미군의 관습·예절·전통과 같은 일반적인 군사적 과제 25%로 이뤄져 있다. 미 육군 부사관단이 자부심에 차 있고 강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셋째는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부사관의 정원이 점진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전역하는 부사관도 매년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부사관 전역자의 취업률은 2006~2010년까지 평균 45.1%에 불과하다. 부사관 전역자의 절반 이상이 실업 상태에 있는 것이다. 인간은 앞으로 100세까지 사는 것이 대세인 듯하다. 부사관 정년인 55세를 고려할 때 향후 20~30년간은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따라서 군과 사회가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사회-군-사회가 연계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제대군인 취업정책이 강구돼야 한다. 군무에 충실하지 않고 사회의 여기저기에 기웃거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자부심과 긍지가 회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현재 우리 군은 ‘전투형 강군 육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 그 전투형 강군 육성의 중심에 부사관이 서 있다. 전투의 기본단위는 중대고 중대 간부의 대부분이 부사관이며 분대장·부소대장·소대장 등의 직책을 맡아 병사들을 이끌고 훈련시키며, 직접 지휘하면서 창끝 전투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하는 첨병에 부사관이 있다.
장현민 대령 육군부사관학교 행정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