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군 최초의 여성보컬인 천려진중사가 지난달 18일 공군3방공포병여단 전 정훈활동대 훈련현장을 찾아 위문공연을 하고 있다
공군군악대유일여성보컬천려진중사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한창이던 지난달 18일 공군3방공포병여단전시정훈활동대훈련현장. 찌는듯한 더위와고된훈련으로지친기색이역력하던장병들의얼굴에환한웃음꽃이피기시작했다.
“이제 나의 기쁨이 되어∼주오. 이제 나의 슬픔이 되어∼주오~.”
신나는 밴드연주에 맞춰 나타난 미모의 여가수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장병들을 매료시켰다. 주인공은전군최초의 여성 보컬인 천려진(부사관 188기) 중사.
공군에서 여성 보컬을 선발한 것은 2003년. 대부분 병사들로이뤄진 군악대원들중에성악병이들어오고공연레퍼토리도다양해지면서여성보컬의필요성이대두된것이다.
“그러니까남녀통틀어직업군인중에노래를부르는보직은세명밖에없는거죠.해군군악대에도여성보컬후배들이 들어왔거든요.” 찬바람이불기시작하면서천중사는더욱바빠졌다. 봄가을, 그중에서도 특히 가을은 공연계의 대목이 아닌가.
영화 ‘님은 먼 곳에’의 수애가 연상된다고 하자 부끄러운듯 얼굴을 붉히더니 이렇게 말했다.
“비록 총을 들고 싸우진 않지만 전시에는 저도 영화의 주인공처럼 천막 무대에 올라서서도 신나는 노래로 장병들의
사기를높이는역할을해야겠지요. 그리고그때는행사특성상 좀 야한(?) 의상을 입었지만 정복 차림으로 공연할 때가 더 많아요. 물론 사복 차림이 반응이 더 좋긴 하지만요.”
많을때는 한달에 20차례 공연을 한적도있지만 가장보람 있는 무대는 평소 격오지 부대 위문공연이란다.
“털털거리는 산길을 몇 시간씩 달려가 악기를 직접 날라 세팅하고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나면 정말 지치고 힘들어요.
그런데 공연후엔 꼭몇통씩 감사편지가 오더라고요. 즐겁고 흥겨운 시간이었다며 군생활의 활력소가 됐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죠. 그럴땐정말 자부심이 용솟음친답니다.” 미혼이고 공군 유일의 여성보컬로늘스포트라이트를 받다보면 팬들도 많이 따를것같다.
“공연할 때플래카드를 만들어 오기도 하고, 전역하는 날 신고하겠다고 와서는 제초상화를 선물로주고간 병사도 있어요.”
사실 천중사는 일반군인들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까지 혼자감당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입대 초기만 해도 ‘립글로스’도 안바르고다닐만큼 꾸미는데 재주가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메이크업부터 의상코디까지 직접하다보니 전문가가 다 됐답니다. 때로는 시간이 나면 다른 군악대원들 스타일리스트 역할까지 해요.”
당장 가수로데뷔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빼어난 가창력과 무대 매너를지녔는데 아쉬움은 없을까.
“제이름을건음반하나갖고싶다는꿈은있어요. 하지만 후회는없어요.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맘껏하면서도 나라에 보탬이되는 일을 한다는것에 무척 자부심을 느낍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수있는 공군중사 천려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천중사는 올가을 행사에 선보일 새로운 레퍼토리를 위해 군악대원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며 기대해도 좋다고전했다. <국군방송TV 박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