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밝히는 횃불처럼 부대 전투력 활활 타올라 / 국방일보 2012.10.11
육군8사단 횃불여단 전차대대 K-1 전차가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 기계화여단으로 개편한 부대는 지난
11개월간 실전과 같은 다양한 훈련과 각종 검열을 통해 가장 전문화된 부대로 거듭나고 있다. 부대제공
‘전군에서 가장 단결되고 전투준비가 완비된 최강여단 육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끊임없는 담금질을 하고 있는 육군8사단 횃불여단은 국군의 역사와 함께한 전통 있는 부대다. 1948년 5월 1일 백남권 소령의 지휘 아래 강원도 강릉에서 육군의 10번째 연대로 창설한 부대로 64년의 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부대를 모체로 육군8사단이 1949년 6월 20일 창설, 사단의 모체부대라는 자부심도 갖고 있다. 또 6·25전쟁에서 가장 많은 1500여 회의 전투에 참가한 기록을 갖고 있고 이 때문에 가장 많은 3000여 명의 전사자가 나오기도 했다.
▶영천 대첩의 주역
이런 부대의 오랜 역사적 전통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역사는 단연 6·25 전쟁 중에 있었던 영천대첩 승전이다. 영천대첩은 1950년 9월 5일부터 13일까지 경북 영천 일대에서 벌어진 전투로 이 전투의 승리로 국군은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내고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할 수 있게 됐다.
6·25 전쟁 발발 이후 끝없이 밀리던 국군이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하고 북한군의 공세를 막아내고 있던 당시, 영천이 함락되면 대구·영천·포항을 연결하는 낙동강 전선의 유일한 보급로가 차단되는 상황이었다. 특히 아군 1·2군단이 분리돼 결과적으로 낙동강 방어선이 붕괴하고 더 나아가 부산마저 상실되는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될 수밖에 없었다.
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부대를 비롯한 국군은 10여 일간의 필사의 공방전 끝에 영천을 회복했다. 이 전투에서 국군은 북한군 3500여 명을 사살하고 309명을 생포했으며 전차·장갑차를 비롯한 각종 장비 2500여 점을 노획했다. 결과적으로 이 전투로 국군은 인천상륙작전의 여건을 조성했고 반격작전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 특히 부대는 이후 북진의 선두로서 평안북도 희천까지 진격하며 가는 곳마다 막대한 전과를 거뒀다.
▶전통에 어울리는 다양한 기록
부대가 가진 최다 기록은 6·25 전쟁 최다 전투 참가, 최다 전사자뿐만이 아니다. 대부대 훈련 최다 참가부대, 창설 이후 가장 많은 장군을 배출한 부대 등 다양한 기록을 갖고 있다.
호국훈련 참가 3회, 팀스피리트 훈련 참가 9회, 군단급 야외기동훈련(FTX) 3회, 육군과학화훈련(KCTC) 참가 등 우리 군의 대부대 훈련은 빼놓지 않고 참가해 왔다.
또 지금까지 부대를 거쳐 간 54명의 지휘관 중 31명이 장군이 됐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를 포함해 대통령 부대표창을 14번이나 받는 등 수많은 포상기록도 갖고 있다.
▶성공적인 기계화 부대로 전환
부대의 애칭인 ‘횃불’은 창설 당시 동해에 찬란히 떠오르는 태양에서 가져왔다. 육군의 전투력 증강의 선도적 역할을 다하는 부대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런 애칭의 의미에 걸맞게 부대는 지난해 12월 3개 보병대대 등으로 구성된 보병연대에서 2개 전차대대와 1개 기계화보병대대 등으로 구성된 기계화여단으로 개편됐다. 특히 2개의 전차대대를 보유함으로써 사단에서 가장 강한 전투력을 갖추게 됐다. 과거 보병사단 창설의 모체 부대라는 역사적 전통을 이어받아 기계화사단의 선봉 여단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고 있는 것.
부대 개편 이후 수많은 훈련과 검열을 통해 막 개편한 부대가 아닌 10년 이상 운용된 부대와 같다는 평가를 받으며 가장 전문화된 부대로 거듭나고 있다.
▶부대 5대 중점…단결·안전·멋·꿈·효도
부대가 무엇보다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가장 단결되고, 가장 안전하고, 가장 멋있고, 가장 꿈 많고, 가장 효도하는 부대를 육성하는 것이다. 부대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부사관 중심의 부대운용과 의사소통 활성화를 통한 ‘단결된 부대’, 무사고 100일 탑 쌓기와 주기적인 신상관리위원회를 통한 ‘안전한 부대’, 언어순화 운동과 일하는 문화 개선을 통해 ‘멋있는 부대’, 간부 1인 1동아리 활동과 비전 개발 교육을 통한 ‘꿈 많은 부대’, 부모초청 행사와 대민지원을 통한 ‘효도하는 부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
▶내 집 같은 생활관, 살맛 나는 병영생활
병사들에게 생활관에서의 충분한 휴식은 곧 강한 전투력 발휘로 직결된다. 편안한 휴식을 통해 가장 좋은 몸상태와 맑은 정신 조건을 갖춘 가운데 본인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대는 병사들의 생활관도 일과 후나 주말만큼은 편안히 지낼 수 있는 ‘내 집 같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동기생활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병영 내 악·폐습을 근원적으로 제거해 나가고 있다는 게 부대 관계자의 설명.
부대 관계자는 “이뿐만 아니라 동기들과 많이 부딪히고 대화도 많아지다 보니 부대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아졌다”고 말했다.
[인터뷰]여단장 김창수 대령-“전투준비가 잘된 최강 여단 만들기 위해 노력”
김창수(대령·사진) 육군8사단 횃불여단장은 “취임 후 11개월간 새로 개편된 부대를 모래알이 아닌 쌀밥과 같은 부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대가 단결돼야 한다는 게 김 여단장의 말.
김 여단장은 “현장에서 토의하고 조치함으로써 안전을 확보하고 지휘관을 중심으로 부대가 단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중대장과 중대 행정보급관의 역할을 강화해 이들이 한 팀으로의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여단장은 “기계화부대 개편 이후 부사관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이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은 물론 소속감과 자긍심을 키워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여단장 취임 전 합참에서 통합방위 업무를 담당하면서 통합방위 전문가로 통했던 김 여단장은 지역의 민과 관이 함께하는 통합방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여단장은 “합참 근무 당시 통합방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휘관 부임 이후 지역의 통합방위 역량 강화를 위해 읍·면의 통합방위지원본부와 방위협의회, 마을부녀회 등이 통합방위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각종 교육과 지원을 해 왔다”며 “이를 통해 지난 6월 군단이 주관한 대침투종합훈련에서 작전지역의 한 마을 부녀회원들이 8명의 거동 수상자를 신고해 대항군을 생포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김 여단장은 “이들의 보다 적극적인 활동이 통합방위의 창끝 전투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완벽한 통합방위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방일보 이석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