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이글 순직 조종사 故 김완희 대위는 / 국방일보 2012.11.16
故 김완희 대위가 영국 와딩턴 하늘을 배경으로 자신감 넘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군제공
15일 발생한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의 T-50B 항공기 사고로 순직한 고(故) 김완희 대위는 공군사관학교 51기로 비행시간이 1057시간에 달하는 베테랑 조종사였다.
임관 전 고등비행훈련에서 작전사령관상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자원이었던 고 김 대위는 F-5 전투기 조종사로서 기량을 쌓으며 오랜 꿈이었던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의 일원이 되기 위한 도전을 계속해 왔다.
2010년 처음 블랙이글에 도전했다가 기수 안배 문제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고 김 대위는 이듬해 다시 지원해 3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거쳐 2011년 9월 블랙이글의 정식 멤버가 됐다. 또 에어쇼 공연을 펼칠 수 있는 특수비행 자격을 얻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지난 1년 동안 총 43회에 걸친 특수비행 훈련을 받은 끝에 그는 올해 9월 마침내 특수비행자격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고 김 대위가 블랙이글에서 맡고 있던 역할은 편대의 오른쪽 날개인 3번 기로 섬세하고 세밀한 조작뿐만 아니라 팀워크가 중요시되는 위치였다. 1번 기를 중심으로 4대의 비행기가 좁은 간격을 유지한 채 특수비행을 펼치기 때문에 가운데 위치하게 되는 3번 기는 양쪽의 호흡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조율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이었으며, 김 대위는 맡은 바 소임을 훌륭히 해내고 있었다.
고 김 대위는 자격획득 이후부터 안타까운 사고로 순직할 때까지 짧은 기간 동안 오산 에어파워 데이(Airpower day), 국군의 날 행사 등 총 9회의 공연에 참가해 1년간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또 지난 7월 영국 국제에어쇼에 참가했을 당시 특수비행자격을 취득하기 전이었던 김 대위는 이륙을 위해 이동할 때 후방석에서 태극기를 펼쳐 해외 관객들에게 대한민국을 알리는 임무를 담당했다. 단순한 임무였지만 본인도 대한민국 공군과 블랙이글을 세계에 알리는 일에 일조했다는 사실에 무척 기뻐했었다며 동료들 모두 안타까워했다.
영국 현지에서 조립된 T-50B를 에어쇼 현장인 리아트(RIAT)로 이동시킬 때에는 촬영기 조종을 맡아 아름답고 역사적인 사진이 촬영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이러한 영국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김 대위는 2012년 9월에는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한편 고 김 대위는 2011년 결혼했으며, 4살 연하의 아내와 8개월 된 젖먹이 딸을 남겨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고인의 영결식은 오는 1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이뤄지며, 공군은 영결식까지 홈페이지에 사이버 분향소를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