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식 폭탄이 ‘스마트 폭탄’으로 탄생하다.

KGGB<한국형 GPS 유도폭탄> 전력화 현장을 가다 / 국방일보 2013. 02. 05 18:27 입력

 

중거리 GPS 유도키트를 재래식 폭탄에 장착

전투기서 투하…100㎞ 날아 산 뒤편 敵 타격

 

기사사진과 설명
 

BBS_201302050626461510.jpg 공군16전투비행단 장비정비대대 장병들이 MK-82 폭탄에 중거리 GPS 유도키트를 장착하고 있다.


 

 

 

 

“우웅~~ 철컥.”

 5일 오전 10시 공군16전투비행단 대량탄약조립훈련장. 4명의 장비정비대대 장병이 크레인을 이용해 500파운드급 재래식 폭탄인 MK-82를 조립대로 운반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공군부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항공폭탄이었다.

 이 폭탄을 조립대로 옮긴 장병들이 옆에 있던 성인 두 사람이 들어갈 크기의 관 같은 검은색 트렁크를 열자 국방색으로 도색된 채 날개가 11자로 접힌 중거리 GPS 유도키트가 나왔다.

 장병들은 이 유도키트를 조심스럽게 이동할 수 있게 바퀴가 달린 작업대 위에 올려 조립대 옆으로 가져왔다.

 그러더니 100여 개쯤 되는 나사를 빼내고 페어링 커버를 벗겨 냈다. 여기까지 마친 장병들은 미리 조립대 위에 준비해 둔 폭탄에 꼬리날개를 장착했다. 가운데가 불룩한 긴 원통형 폭탄에 꼬리날개가 붙자 제법 위협적인 무기의 분위기가 났다. 여기까지 조립되면 재래식 MK-82 폭탄을 항공기에 장착할 수 있다는 게 장비정비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장병들은 이렇게 조립된 재래식 폭탄에 지난해 연말 부대에 배치된 중거리 GPS 유도키트를 조립하기 시작했다.

 크레인을 이용해 조심스럽게 유도키트를 폭탄 위에 올리더니 각종 공구를 이용해 유도키트를 폭탄에 고정했다.

 유도키트가 폭탄에 고정되자 조립을 위해 풀었던 페어링 커버를 다시 씌우고 100여 개의 나사를 다시 끼워 넣었다.

 이렇게 500파운드짜리 재래식 폭탄은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으로 다시 태어났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0분. 교범에 제시된 기준 시간이 40분인 점을 감안하면 숙달되지 않은 장병들이 장착했음에도 꽤 빠른 시간 안에 장착한 셈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2발의 KGGB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견인차량처럼 생긴 M-3 크레인에 실려 조심스럽게 출격대기 중인 F-5 전투기가 있는 격납고로 향했다.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폭탄인데다가 초정밀 전자장비가 장착됐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천천히 활주로 변을 따라 거북이걸음으로 이동, 10여 분 만에 격납고 앞에 도착했다.

기사사진과 설명
 

BBS_201302050627066580.jpg 중거리 GPS 유도키트가 장착된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이 F-5 전투기에 장착되고 있다.


 

 

 


 출격준비를 하고 있던 F-5 전투기 앞에 조립된 KGGB 두 발이 도착하자 곧바로 장착에 들어갔다.

 각각 3인 1조로 구성된 2개 조의 항공기정비대대 장병들이 KMJ-1C 무장장착장비를 이용해 능숙한 손놀림으로 KGGB를 좌·우측 날개 아래 폭탄 장착대에 정확히 장착했다.

 무장장착 완료소식을 전달받은 조종사가 장구류를 갖추고 나와 항공기를 점검한 후 조종석에 올라타자 F-5 전투기는 고막이 터질듯한 굉음을 내며 활주로를 달려 하늘로 솟아올랐다.

 이렇게 두 발의 KGGB를 장착한 F-5 전투기는 기존에는 상상도 못할 능력을 갖춘 채 가상의 적진으로 향했다.

 이날 훈련은 지난해 연말 부대에 배치된 중거리 GPS 유도키트를 MK-82 폭탄에 장착, 재래식 폭탄을 GPS로 100㎞ 떨어진 목표물까지 정확히 유도해 정밀타격하는 스마트 폭탄으로 바꾸는 KGGB 조립훈련.

 이날 훈련에서 중거리 GPS 유도키트를 재래식 폭탄에 장착했던 탄약관리반 문철현 상사는 “첨단 전자장비가 포함돼 세심한 작업이 필요했다”며 “처음 해보는 훈련이었지만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훈련을 계획한 유승민(소령) 장비정비대대장은 “신형 탄종에 대한 조립요원의 임무숙달을 위한 훈련이었다”며 “KGGB 운용능력 향상과 전시 완벽한 임무수행을 위해 주기적으로 이 같은 훈련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군은 재래식 폭탄을 스마트 폭탄으로 바꿔주는 중거리 GPS 유도키트를 정밀타격능력이 떨어지는 F-5 전투기 등을 운용하는 16전비를 비롯해 8·10·18전비 등에 우선 보급하고 이들의 운용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달 말 체계업체인 LIG넥스원과 함께 순회교육을 했다.

 

KGGB란? -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합동직격탄의 성능 능가   

 

  5일 전력화된 모습이 언론에 처음 공개된 한국형 GPS 유도 폭탄(KGGB)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날개와 GPS 유도장치 등을 조합해 개발한 중거리 GPS 유도키트를 500파운드급 재래식 폭탄에 장착한 것이다.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KGGB는 항공기 투하 폭탄의 꽃으로 불리는 합동직격탄(JDAM)의 성능을 능가한다.

 F-5 등의 전투기에서 투하돼 100여㎞를 날아서 산 뒤에 숨어 있는 적까지 찾아가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적의 방공망 위협 밖에서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전천후 정밀 타격이 가능함으로써 조종사와 전투기의 생존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중거리 GPS 유도키트는 다양한 운용방식을 보유하고 있어 지면에 노출된 표적뿐만 아니라 산 뒤에 숨어 있는 표적도 공격할 수 있는 선회공격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 선회공격능력은 북한의 장사정포 갱도 진지를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F-4와 F-5 같은 노후화된 전투기에 정밀공격 임무수행능력을 부여할 수 있게 돼 공군 전력 증강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현재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JDAM보다 훨씬 먼 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정밀하게 공격할 수 있고 일반 유도무기에 비해 획득비용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개발과 생산이 병행 추진된 중거리 GPS 유도키트는 지난해 말부터 일부 공군부대에 배치되기 시작했고 이 중거리 GPS 유도키트가 배치된 비행단에서는 임무에 따라 재래식 폭탄에 장착, KGGB로 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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