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판문점 대표부 활동도 중지 / 경향신문 이지선기자
북한은 5일 “미제가 핵무기까지 휘두르며 덤벼들고 괴뢰들이 선제타격까지 운운하고 있는 이상 우리 역시 다종화된 우리식 정밀 핵타격 수단으로 맞받아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측은 이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전협정 백지화와 판문점 대표부 활동 전면 중지를 선언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은 특히 북한군-유엔군사령부 간 군 전화 차단을 선언한 데다 성명 발표도 김영철 인민군 정찰총국장(대장)으로 하여금 직접 하게 해 이날 조치에 무게를 실었다.
북측은 “키 리졸브, 독수리 합동 군사훈련은 군사 정전협정을 백지화한 것”이라며 “조선도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고 임의의 시각 임의의 대상물을 타격할 것”이라고 했다.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는 김영철 조선인민군 정찰총국장. | 연합뉴스
성명은 “최고사령부는 이미 우리가 천명한 대로 미국을 비롯한 온갖 적대세력들의 횡포한 적대행위에 대처해 보다 강력한 실제적인 2차, 3차 대응조치를 연속 취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전쟁연습이 본격적 단계로 넘어가는 3월11일 그 시각부터 형식적으로 유지해오던 조선정전협정 효력을 완전히 전면 백지화해 버릴 것”이라고 했다. 3월11일은 한·미가 키 리졸브 훈련을 시작하는 날이다. 한·미는 이미 지난 1일부터 독수리연습을 실시 중이다.
북측은 또 “조선반도의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협상기구로서 우리 군대가 잠정적으로 설립하고 운영하던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의 활동도 전면 중지하게 될 것”이라며 “판문점 조·미 군부전화도 차단하는 결단을 병행해 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2009년 5월 2차 핵실험 이후 남측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를 발표하자 인민군 판문점 대표부 성명을 통해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키 리졸브 훈련을 앞두고 미국에 대화로 갈지, 대결로 갈지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에 미·중이 상당 부분 합의한 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