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서해 포격 이후 한국과 미국 양국이 연합위기관리팀을 편성, 가동 중인 것으로 확인돼 관리팀의 평가를 통한 '데프콘 (Defense Readiness Condition) 3' 발령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데프콘 3가 발령되면 사실상 전쟁 발발에 대비한 상태로 우리 군이 아닌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작전통제권'이 넘어가기 때문이다. 이는 국가 전체가 준전시체제에 돌입함을 의미한다.
군의 한 소식통은 24일 "어제(23일)자로 대북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 Condition)'이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면서 연합위기관리가 선포됐다"며 "한미는 연합위기관리팀을 편성, 가동해 상황을 분석,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합위기관리팀은 지난 23일 '워치콘' 격상에 이어 이를 근거로 현 '데프콘 4' 상태에서 한 단계 올릴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데프콘 3단계가 되면 우리 군이 독자적으로 판단해 북한을 공격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데프콘 3단계는 1999년 '1차 서해교전' 때 발령된 적이 있다.
◇연합위기관리팀, 정규전ㆍ비정규전 판단=연합위기관리팀은 이번 북한군의 해안포 도발이 비정규전인지 아니면 정규전으로 확산될 조짐이 있는지 등을 합동으로 평가 분석하고 있으며 이의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연합위기관리팀의 합동평가 결과 정규전 양상이라고 판단되면 데프콘 3를 발령하게 되는데 이 경우 작전권은 한미연합사령부에 넘어간다. 그러나 비정규전이라고 볼 경우 계속 합동참모본부가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작전 주체를 가리는 것이 연합위기관리팀의 중요한 역할인 셈이다.
또 5단계로 구분되는 워치콘은 북한의 군사활동을 추적하는 정보감시태세를 말하는 것으로 평상시에는 4단계로 유지되다가 긴장도가 높아질수록 한 단계씩 격상된다. 워치콘은 전투방어태세인 데프콘 판단의 근거가 되며 단계가 낮아질수록 첩보수집 수단과 정보분석 요원이 증가한다.
◇데프콘 3 발령시, 사실상 준전시체제=그러나 워치콘이 격상된다고 해서 데프콘이 자동으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실제로 지난해 북한의 2차 핵실험 당시 워치콘은 2단계로 높아졌지만 데프콘은 경계강화 상태인 4단계를 유지했다.
앞서 군 당국은 23일 오후 서해안 연평도를 겨냥한 북한군의 해안포 포격 직후 서해5도상에 국지도발 최고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지만 '데프콘'은 격상시키지 않았다.
곧바로 데프콘을 격상하지 않은 데 대해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데프콘을 3단계로 격상하지 않은 것은 이번 북한의 도발을 국지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내륙이 아닌 서해5도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1953년 북한과 정전협정을 맺은 한국은 현재 데프콘 4(경계강화 상태)단계가 이미 발령돼 있다. 그러나 북한이 적극적으로 군사개입 움직임을 보여 전면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면 전군의 휴가와 외출이 금지되는 데프콘이 3단계로 격상된다.
아울러 데프콘 3보다 한 단계 높은 데프콘 2가 발령되면 전군에 탄약이 지급되고 부대편제 인원이 100% 충원된다. 마지막으로 데프콘 1이 발령되면 동원령이 선포되고 본격적인 전시체제로 돌입하게 된다.
우리 군은 ▦북한의 군사활동을 추적하는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 ▦무장공비 침투 등 북한의 국지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국군의 방어 준비태세인 진돗개 ▦전시상황을 염두에 둔 대북 전투준비태세ㆍ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 등 단계별로 방어 및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인터넷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