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 전투체계 탑재·상륙작전지휘소 별도 마련 빨치산 토벌, 자유민주주의 수호 부각 ‘천왕봉’ 명명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의 부인 김계순 여사가 차기상륙함 천왕봉함 진수식에서 함과 연결한 진수 테이프를 손도끼로 자르고 있다. |
상륙작전 능력을 대폭 끌어올릴 차기상륙함(LST-Ⅱ) 천왕봉함이 11일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열린 진수식에서 위풍당당한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천왕봉함은 완전무장한 상륙군 3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또 상륙정(LCM)·전차·상륙돌격장갑차(KAAV)를 탑재하고, 상륙헬기 2대를 이·착륙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해군은 인수·시험평가 기간을 거쳐 내년 후반기에 천왕봉함을 인수할 계획이다. |
우리 해군이 국내 개발 전투체계를 탑재한 차기상륙함(LST-Ⅱ : Landing Ship Tank) 운용시대를 눈앞에 뒀다.
차기상륙함 1번함 천왕봉함이 11일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열린 진수식에서 위풍당당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에는 최윤희 해군참모총장과 이호연(중장) 해병대사령관을 비롯한 해군·해병대 주요 지휘관·참모, 역대 해군참모총장·해병대사령관, 최성문 한진중공업 사장, 허남식 부산광역시장, 방위사업청·국방과학연구소 관계관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진수식은 선체 각 구성품(Block)을 조립한 후 엔진·함포·스크류 등 장비·무기체계를 설치하고, 명명식과 함께 군함을 바다에 띄우는 의식이다.
행사는 해군의 전통 절차에 따라 국민의례, 경과보고, 함명 선포, 기념사, 유공자 표창, 축사, 진수, 샴페인 브레이킹 순으로 진행했다.
해군본부 윤정상(준장) 전력처장은 이 자리에서 명명장 제455호를 통해 함명을 ‘천왕봉’으로, 선체 번호를 ‘686’으로 부여했다.
이어 최 총장의 부인 김계순 여사가 손도끼로 함과 연결한 진수 테이프를 자르자 오색 꽃가루가 날렸으며, 안전 항해를 기원하는 샴페인 이음줄 절단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최 총장은 축사에서 뛰어난 기동성과 탑재능력을 보유한 천왕봉함이 우리 군의 단독상륙작전 능력을 한 단계 발전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총장은 “천왕봉함은 상륙기동부대 선도함으로써 언제 어디에서 어떠한 임무를 부여해도 완수해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필승해군,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호국해군 구현에 앞장설 것”이라며 “우리 해군·해병대는 철통같은 대비태세를 유지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해양안보 위협으로부터 주권과 국익을 수호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수평선 상륙작전 수행 가능
해군은 정전 60주년과 인천상륙작전 63주년을 맞아 전쟁 직후 지리산 일대에서 암약한 빨치산을 토벌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차기상륙함 선도함명을 천왕봉으로 정했다.
해군은 적지에 상륙해 고지를 탈환한다는 의미로 지명도가 높은 봉우리를 상륙함 명(名)으로 부여하고 있다.
천왕봉은 1967년 국내 최초로 국립공원 지정을 받은 ‘명산’ 지리산의 최고봉(1915m)이며, 백두대간 남부 중추봉이다.
천왕봉함은 4500톤급으로 길이 126m, 폭 19m에 최대 속력은 23노트(시속 40㎞)다. 승조원 120여 명이 승함해 임무를 수행하며, 완전 무장한 상륙군 3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상륙정(LCM)·전차·상륙돌격장갑차(KAAV)·고속단정(RIB)·발칸포 등을 탑재하고, 상륙헬기 2대를 이·착륙시킬 수 있다.
상륙작전을 주임무로 하는 천왕봉함은 평시에는 기지·도서에 대한 병력·장비·물자 수송을 맡는다.
또 국지분쟁 발생 때 신속대응전력을 수송하는 것은 물론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재해·재난 구호 등 비군사적·인도주의적 작전도 지원한다.
천왕봉함은 현재 운용 중인 고준봉급(2600톤) 상륙함에 비해 속력이 5노트 이상 증가했으며, 헬기 착륙장도 2개소로 늘어나는 등 기동력이 월등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적 해안선 가시거리 및 레이더 탐지범위 밖으로부터 발진하는 ‘초수평선 상륙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더불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전투체계와 40㎜ 함포, 대유도탄 기만체계, 대함유도탄 방어유도무기, 항해·탐색레이더 등을 갖췄다. 상륙작전지휘소를 별도로 마련해 일사불란한 지휘통제능력을 구비했다.
방탄설계 구역과 방화격벽을 강화해 함정 및 승조원 생존성이 한층 높아진 것도 장점이다.
특히 전투체계·레이더·함포 등 주요 장비 국산화 비율이 96%에 달해 국방 연구·개발(R&D)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군은 인수·시험평가 기간을 거쳐 내년 후반기에 천왕봉함을 인수할 방침이다. 이어 전력화 과정을 성공적으로 정료하면 2015년 작전 배치할 계획이다.
방위사업청 이정재(해군대령) 상륙함사업팀장은 “천왕봉함은 기존 상륙함 대비 탑재능력과 생존성을 보강한 다목적 함정”이라며 “상륙작전능력을 대폭 향상시킨 차기상륙함은 2018년까지 3척이 더 건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 < 정의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