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이명박 정부 출범후 해병대의 서해5도 지역 전력증강 요청을 번번이 묵살한 것으로 드러나, MB정부의 과도한 군예산 절감 때문이 아니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국방부 예산 증가율이 참여정부에서는 9% 가까이 됐으나 MB 정부 출범후에는 3%대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송영선(미래희망연대) 의원실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해와 올해 해병대가 대포병레이더, K-9 자주포, K-1 전차 등의 전력증강을 요구했으나 반영하지 않았다.

해병대는 지난해 안보공백 해소와 전력증강을 위해 백령도(6여단) 및 연평도(연평부대)에 각각 대포병 레이더 2대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예산 등을 이유로 해병대의 대포병 레이더 증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다가 천안함 사건 이후인 올해 5월에야 백령도에 1대를, 그것도 내년에 배치하기로 했다.

또한 해병대는 지난해 연평도 전력증강을 위해 K-9 자주포 6문을 요구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올해도 K-9 자주포 6문을 다시 요청했으나 지난 5월 합참까지 검토되다가 합동전력으로 가능하다는 이유로 거부됐다.

해병대는 올해 연평도에 K-1 전차 6대 배치를 요청했으나 역시 1대도 배치되지 않았다. 백령도와 연평도에는 M-48 전차가 배치돼 있는데 2차대전 때 사용하던 노후 장비로 알려졌다.

송 의원은 "국방부는 서북도서를 책임지고 있는 해병대의 전력증강 요구를 수년째 반영하지 않고 오히려 '국방개혁 2020'에 따라 지난 5년간 병력만 감축했다"며 "현재 K-9 자주포로는 북한의 해안포 및 방사포 기지에 정밀도 있는 타격이 한정되기에 GPS 수신기 및 관성항법장치 등으로 정밀타격이 가능한 신형 유도형 곡사포 도입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뷰스앤뉴스 엄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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