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되돌아보는 2013년 국방이슈<8>F-X 사업 재추진

 

 

방추위 통해 사업 재추진 결단…합동참모회의서 소요 수정  40대 가급적 신속하게 도입, 20대는 ROC 재검토 후 결정 스텔스ㆍ전자전 능력 구비, 북핵 대응 킬 체인 핵심전력 기대

 

BBS_201312250227192560.jpg 합참 관계관들이 지난 11월 22일 차기전투기 관련 소요를 수정한 합동참모회의의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자료사진


록히드마틴의 F-35, 보잉의 F-15SE, EADS사의 유로파이터 등 3개 기종이 치열하게 경쟁했던 차기전투기(F-X) 사업은 재추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F-X 사업은 군 안팎에서 스텔스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과 스텔스 성능만 고집하기보다는 기술이전 등 종합적인 조건을 봐야 한다는 의견 등이 치열하게 대립하면서 한때 과열 양상까지 띠었다.

 선정 작업 막바지 F-35가 예산 초과 문제로 선정 가능성이 없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결국 F-15SE로 가는 것 아니냐’는 예측까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주관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지난 9월 24일 어느 기종도 선택하지 않고 “가급적 신속하게 사업을 재추진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이후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1월 22일 합동참모회를 통해 차기전투기(F-X)의 소요를 수정하고 스텔스ㆍ전자전 능력을 갖춘 고성능 전투기 40대를 2018년부터 우선 확보하기로 의결했다. “2014년 계약시점을 고려해 2018년부터 차기전투기 40대를 우선 도입하고, 잔여 20대는 안보환경 변화, 과학기술 발전추세를 고려해 작전요구성능(ROC)을 재검토한 후 2023년께 전력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분할 구매하는 이유에 대해선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또한 안보환경과 항공기술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한번에 60대를 도입하는 것보다는 단계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상황 변화에 더욱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도입대수와 관련, 당시 합참전력기획 3차장 신익현 공군준장은 “미래 안보환경 변화 및 급속한 항공기술 발전 추세를 고려할 때 단기간 내에 60대를 일괄 확보하는 것보다는 최단 기간 내 사업을 추진하고, 킬체인 수행 능력을 조기에 구축하고, 또한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2개 대대분 40대를 우선 확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합동참모회의는 이 같은 분할구매 방침을 정함과 동시에 첨단 스텔스 성능과 전자능력을 구비하도록 차기전투기의 ROC를 수정했다. 차기전투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킬 체인 임무수행의 핵심전력인 만큼 은밀침투 후 전략목표 타격이 가능하도록 스텔스 성능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전투기 전력과 관련한 이 같은 합동참모회의 결과에 따라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하는 것으로 차기전투기 재추진 사업의 큰 방향이 사실상 결정됐다고 할 수 있다.

 국방부ㆍ합참ㆍ방위사업청 관계관들은 당시 브리핑에서 고성능 스텔스 전투기의 구체적 후보 기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작전요구성능을 수정했는데, 그 대상에 들어갈 수 있는 기종은 지금 (기자가) 말한 그 기종(F-35)으로 제한된다”고 말해 간접적으로 F-35가 도입 후보기종 중 유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합참 관계관은 차기전투기의 스텔스ㆍ전자전 능력을 강화하기로 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차기전투기의 운용 개념을 크게 네 가지로 정리했다. 즉 ▲ 개전 초 전쟁 주도권 조기 확보 및 적 전쟁수행능력 조기 무력화를 위한 핵심 전략목표 타격임무 수행 ▲ 북한의 주요 비대칭 위협인 핵ㆍ미사일 관련 긴급 상황발생시 적극적인 억제 및 타격 전력으로 활용 ▲ 국지도발 상황 발생 시 효과적인 응징보복을 위한 대응 전력으로 활용 ▲ 지ㆍ해상군 작전여건 보장을 위한 공중우세 확보 전력으로 활용 등 네 가지가 그것이다.

 결국 이 같은 임무수행을 위해서는 보다 강화된 스텔스ㆍ전자전 성능이 필요하다는 것이 군의 입장이다. 특히 북한의 핵ㆍ미사일에 대항하는 킬 체인(Kill-Chain) 임무를 수행할 때는 스텔스 성능이 더욱 중요해진다. 북 핵·미사일 관련 시설은 대부분 적 후방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고, 주변에 대공방어체계도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스텔스 전투기는 지원전력 없이도 최소한의 전력으로 은밀 침투해 주요 표적을 효과적으로 타격 가능해 킬 체인의 핵심 전력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국지도발 때도 스텔스기는 언제든지 은밀하게 침투해 적에게 치명적 타격을 가할 수 있어 전쟁 억제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전자전 능력을 갖추도록 작전요구성능을 수정한 것도 이 같은 임무를 수행할 때 생존성과 정보공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군 관계관은 일부 국가에서 개발 중인 스텔스기 탐지기술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평가했다. “실용화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을 뿐만 아니라 스텔스 탐지 기술이 개발되더라도 유도탄 자체 레이더 기술도 함께 발전하지 않고서는 상대방 스텔스기를 공격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스텔스기의 일반적인 우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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