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NLL<북방한계선> 우리가 지킨다” / 201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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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가 휘몰아친 8일 해군2함대 252편대 고속정들이 거친 파도를 가르며 빈틈 없는 해상경계작전을 펼치고 있다. 
                                                                                                                                           평택=정의훈 기자

 8일 오전 경기 평택 해군2함대 군항에는 칼바람과 함께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해무와 먹구름으로 시계 제로, 살갗을 파고드는 강풍에 바다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이러한 악천후에도 해군2함대 장병들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사수 의지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

 ▶서해 북방한계선 수호

 이날 오전 252편대 5층 회의실. 김태열(소령·해사49기) 편대장이 출동 전 정장과 부장 등 장교들을 대상으로 정신무장 교육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긴급출항 사이렌이 울렸다. 훈련상황이다. 적 경비정의 NLL 침범상황을 가정한 긴급출동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것.
가상 훈련임에도 편대 전 장병은 “긴급출항”을 외치며 계류해 있는 고속정으로 뛰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정장에서 말단 병사까지 함정에 승함, 곧바로 홋줄을 풀고 작전해역으로 투입됐다.

 1번함이 평택항 방조제를 빠져 나가자 곧이어 2·3번함이 잇따랐다. 고속정은 해상에서 최고속도 64㎞로 24시간 작전수행이 가능하며, 비상시에는 70㎞ 속도로 기동이 가능하다.
252편대 고속정은 작전해역 인근에 도착하자 전 요원을 전투배치했다. 요원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전투배치” 3회를 복창하고 각자의 임무를 맡은 곳으로 배치됐다. 30초 만에 인원장비 이상없다는 보고가 편대장에게 들어왔다.

 최적의 함포 가동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41포 회로 및 전도검사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함박눈이 내리는 해상에서 두 눈을 부릅뜬 K-6 기관총 사수 조상오(25·부사관211) 하사는 꽁꽁 언 기관총 손잡이와 발사키를 굳게 잡았다.
조 하사는 “언제 어디서라도 북한이 도발할 경우 즉시 현장에서 작전을 종결하겠다는 각오로 작전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대가 작전해역에 도착하자 335호정 정장으로 제1연평해전에 참전했던 ‘영웅’ 김 편대장의 눈빛은 남달랐다. 먹잇감을 포착한 사냥개처럼 눈에는 불꽃이 이글거렸다.
이때 2함대사령부 지휘통제실에서 남하하는 적 함정에 “○○함(북한 경비정) 여기는 ○○함, 귀측은 우리 관할 해역 ○마일까지 침범해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북상하지 않으면 강력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통신을 3회 실시했다.

 하지만 적 경비정은 계속 남하했고 이에 편대장은 경고사격 명령을 내렸다. 고속정 3척에서 함수의 40㎜ 함포로 1·2차 경고사격을 했다. 이에 함수를 돌리지 않는 북 경비정을 향해 편대장은 전포 각파사격 명령을 내렸다.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는 긴박한 순간. 작전해역은 바다가 갈라질 듯한 팽팽한 전운이 감돌았다. 고속정 3척의 포신에선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불을 뿜었다. 위협을 느낀 북 경비정이 퇴각하면서 훈련 상황은 종료됐다.

 김 편대장은 “우리 선배 전우들이 지켜낸 서해 최전방 NLL을 우리가 끝까지 지키겠다”면서 “북 함정이 NLL을 침범하는 즉시 자위권 차원에서 현장에서 박살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적 잠수함 “꼼짝 마”

 이에 앞서 동항 부두에서는 대비태세 일환으로 2함대 기함인 을지문덕함 어뢰 적재·하역 훈련을 실시했다. 60톤급 해상 크레인이 을지문덕함에 어뢰를 적재·하역하기 위해 좌현에 계류했다.

 동시에 무장지원대에서 어뢰를 실은 트럭이 동항 을지문덕함 우현에 멎었다. 이때 크레인의 붐대가 함정 우현으로 45도 각도를 유지한 채 크레인 줄을 강하시켰다. 즉시 무장요원들은 4가닥의 슬링을 크레인 줄 끝과 어뢰 컨테이너에 고정시켰고 어뢰 전후에는 하얀색 로프를 신속히 묶었다.

 을지문덕함 중갑판에서는 무장지원대 유도사 주종환 하사가 어뢰 발사관 뚜껑을 열고 장전대를 고정시키는 작업에 들어갔다. 유압 자키로 장전대와 발사관의 높이를 맞추고 롤링 레버로 수평을 잡았다. 이어 장전대가 움직이지 않도록 멈치를 이용해 고정시켰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자 정성용 중사의 수신호에 따라 육중한 크레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게 500㎏의 어뢰 컨테이너가 트럭에서 이탈했다. 정 중사가 손을 펴고 아래를 향해 돌리면 크레인의 와이어가 내려오고, 반대로 움직이면 끌어 올려졌다. 주먹을 쥐고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들면 붐대가 움직였다. 또 엄지손가락을 좌우로 움직이면 크레인이 좌우로 선회했다. 정 중사의 손에 크레인은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일련의 과정은 순식간에 진행됐고 트럭의 어뢰는 을지문덕함 중갑판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컨테이너 속의 어뢰를 적재대에 올려놓고 어뢰발사관으로 밀어 넣으면서 어뢰 적재·하역 훈련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수백 ㎏의 어뢰를 단 15분 만에 교체 완료했다.

 ▶북 도발 대비 경계 강화

 이렇듯 해군 각급부대는 P-3C 해상초계기와 링스 헬기를 투입, 해상 초계활동을 강화하는 등 전 해역을 24시간 감시하며 방호 및 경계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적의 도발 시 100% 격멸할 수 있도록 어뢰·유도탄·함포 등 즉각 발사 준비를 갖추고 있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해군 지휘부도 매일 상황평가회의를 실시하며 완벽한 후속 전투근무지원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적이 언제, 어디서, 어떠한 상황에서 어떻게 도발해 오더라도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해군 전 장병의 몸과 마음에 가득 차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국방일보 김용호 기자   yhkim@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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