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어제 백령도 NLL 북측지역… 증강배치 ‘아서’ 실시간 포착

8일 오전 9시 4분 서해 5도의 한국군 대포병레이더 ‘아서(ARTHUR)’에 백령도 동북쪽 북방한계선(NLL) 이북 지역으로 여러 발의 포탄이 날아가는 것이 포착됐다. 북한군의 포 사격이 감지된 것이다. 서해 5도 인근의 한국군 병력은 초비상 상황에 들어갔다. 하지만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 5도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초병들은 물기둥은커녕 포성조차 듣지 못했다. 북한이 해안가 가까이로 포를 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이날 “이전 같으면 북한이 포 사격을 했다는 자체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긴급 배치된 신형 대포병레이더 아서가 있었기에 포성도 들리지 않은 아주 먼 거리의 포 사격을 탐지해 낸 것이라는 얘기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군 당국은 기존의 AN/TPQ-37 대포병레이더가 제구실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자 대포병레이더 아서를 연평도에 긴급 배치했다. 아서는 사거리가 짧거나 낮은 탄도의 북한 해안포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는 AN/TPQ-37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레이더다. 포 발사 위치를 신속하게 탐지해 관련 정보를 지휘통제시스템에 수초 안에 전송하며 24시간 탐지가 가능하다. 탐지거리는 최대 60km에 달하며 오차 범위는 30m 정도다. 군 당국은 연말쯤엔 음향탐지레이더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북한의 포 사격에 대해 군 관계자는 “포탄의 탄착지점이 NLL 이북 북측 해역인 것으로 추정되며 통상적인 훈련 차원의 사격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북한군이 사용한 것은 해안포로 보인다”고 말했다.

요즘 서해 5도의 병력은 24시간 비상대기하며 초긴장 상태에서 북한군의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 한국군은 북한군의 포 진지가 열릴 때마다 비상경계 태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해병대 연평부대 관계자는 “과거에는 북한군 포 진지가 열려도 일상적인 사격훈련 정도로 판단해 통상적인 경계 수준을 유지했지만 연평도 도발 이후에는 매일 비상경계를 서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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