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특수전전단과 해난구조대 잠수요원들이 세월호 실종자 야간 탐색·구조를 위해 침몰 인근 해상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들은 단 한 명의 실종자라도 더 찾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사선을 넘나들고 있다. 박흥배 기자 |
SSU 사선을 넘나들며 탐색·구조작전
UDT/SEAL 가장 강력한 타격전력 ‘인간병기’
지난 25일 전남 진도실내체육관. 민·관·군 합동구조팀 일원으로 활동하는 해군5성분전단 해난구조대(SSU) 주환웅 상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에게 탐색·구조작전 현황과 수중 수색의 어려움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날 실종자 가족들은 잠수요원들에게 처음으로 박수를 보냈다.
단상을 내려와 체육관을 빠져나가려는 주 상사에게 한 부부가 다가와 쪽지를 건넸다. 청해진함으로 복귀한 주 상사는 애타는 부모의 심정이 담긴 쪽지를 읽고 눈물을 흘렸다. 이 같은 내용은 특수전전단(UDT/SEAL) 장병을 비롯한 해군 전 잠수요원에게 전파됐고, 목숨을 걸고 탐색·구조작전을 수행한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15일째인 4월의 마지막 날. SSU와 UDT/SEAL 잠수요원들은 이날 수심 91m까지 잠수할 수 있는 표면공급잠수(SSDS)를 병행해 선체를 집중 수색했다. 표면공급잠수는 헬륨과 산소를 섞은 혼합기체를 활용해 선저(배 밑바닥)까지 도달할 수 있고, 수중 통신도 가능하다.
이들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미로 같은 선체에서 손으로 부유물을 헤쳐가며 탐색·구조작전을 진행했다. 연이은 잠수에 체내 질소량은 높아지고, 잠수병을 호소하는 장병도 늘었다. 그러나 해군 잠수요원들은 아들·딸·동생 같은 실종자를 찾기 위해 오늘도 차가운 바다에서 사투를 벌였다.
# ‘바다의 119’ 해난구조대
‘바다의 119’로 불리는 SSU는 예측 불가능한 심해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1950년 9월 1일 ‘해군 해상공작대’로 창설됐으며, 55년 해난구조대로 부대 명칭을 변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해난구조작전, 항만·수로 장애물 제거, 심해잠수사 양성·교육훈련 등이 주요 임무다.
이들은 ‘더 넓고 깊은 바다로’라는 부대 표어가 말해 주듯 사선(死線)을 넘나들며 탐색·구조작전을 전개한다. 임무수행의 기초가 되는 수심 40m 스쿠버(SCUBA)는 물론 표면공급잠수, 300m 심해저를 극복할 수 있는 고난도의 포화잠수(Saturation Diving)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수중무인탐사기(ROV)와 심해구조잠수정(DSRV)을 이용하면 수중 500m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SSU는 100% 지원자로만 선발하며 병사(12주), 부사관(25주), 장교(33주) 등 신분별 훈련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 포화잠수·DSRV 등 특수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합격 기준이 매우 엄격해 평균 수료율은 60%에 불과하다. 2005년 부사관의 경우 지원자 중 절반 이상이 탈락했을 정도다.
76년 신안 해저유물 발굴작전에서 2만 점이 넘는 국보급 도자기를 인양했고, 93년 서해 위도 페리호 침몰 사고 때는 사망자 전원(292명)을 찾아냈다.
96·98년 북한 잠수함(정) 인양, 천안함 구조·인양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2012년 12월에는 북한이 기습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 잔해물을 모두 건져올렸다.
# ‘불가능은 없다’ UDT/SEAL
‘불가능은 없다’ ‘가장 먼저 들어가서 가장 늦게 나온다.’
UDT/SEAL의 역사는 1954년 6월 상륙전대 예하에 수중파괴대를 편성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듬해 11월 미국 UDT 과정을 이수한 교관 7명과 제1기 수료자 25명 등 32명으로 UDT가 공식 출범했다. 68년 폭발물처리(EOD), 76년 특수전(SEAL), 93년 해상대테러(CT) 임무를 추가해 명실공히 해상·육상·공중 어디에서나 작전이 가능한 특수부대로 거듭났다.
UDT/SEAL은 지옥을 방불케 하는 실전적 훈련과 임무별 특성화 훈련으로 ‘인간병기’로 새로이 태어나며, 우리 해군의 가장 강력한 타격전력 중 하나다.
UDT/SEAL 일원이 되려면 병사는 10주, 장교·부사관은 26주 기초훈련을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UDT체조·구보·전투수영 등으로 고강도 작전수행을 위한 체력을 다진다. 기초훈련은 이수자가 40%를 밑돌아 지옥훈련이라는 악명이 붙었다. 96·98년 북한 잠수함(정) 내부 수색작전에서는 폭발물을 완벽히 처리했으며,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 때도 전우를 구하기 위해 바닷속으로 몸을 던졌다.
UDT/SEAL의 진면목은 2011년 1월 21일 전개한 ‘아덴만 여명작전’에서 잘 나타난다. 청해부대 6진 검문검색대원으로 소말리아 해역에 파병된 UDT/SEAL 대원들은 해적에게 피랍된 선원 21명을 전원 구출, ‘퍼펙트 신화’라는 찬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