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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과 해경, 유엔사 군정위 요원으로 구성된 ‘민정경찰’들이 지난 10일 태극기와 유엔기를 게양한 고속단정(RIB)에 탑승해 한강하구에서 불법조업 중인 중국 어선 퇴거작전을 펼치고 있다. 단속이 시작되자 조업을 포기하고 멀리 북측 연안으로 도주한 중국 어선들이 보인다. 한강하구=조용학 기자



“귀측은 군사정전위원회 통제구역에서 조업 중이다! 한강하구에서 즉시 퇴거하지 않으면 이후 발생하는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귀측에 있다!”

우리 군이 지난 10일 해경·유엔군사령부와 공동으로 민정경찰을 편성해 한강하구 불법조업 중국어선 퇴거작전을 개시했다.

작전 첫날 한강하구의 서검도와 볼음도 인근 수역에는 짙은 해무에도 불구하고 10여 척의 중국 어선들이 불법조업을 하고 있었다. 오전 10시, 작전 개시와 함께 민정경찰이 탑승한 고속단정(RIB)이 투입돼 중국어·한국어·영어로 된 경고방송을 시작하자 중국 어선들은 조업을 포기하고 북측 연안으로 도주했다. 이날 작전에는 2~4척의 고속단정이 참가했으며 간조가 시작되는 15시40분에 종료됐다. 한강하구는 수심이 얕아 만조에만 조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퇴거작전도 만조시간에 맞춰 진행될 예정이다.

합참 관계관은 “중국 어선들에 단속이 시작된 걸 알게 했으며, 조업을 못 하게 우리 수역에서 퇴거시켰으므로 작전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는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으로 인해 한강하구 수역의 수산자원 고갈과 어장 황폐화는 물론 남북 간 우발적 군사충돌 가능성이 증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적인 단속과 통제를 위해 많은 노력을 진행해왔다. 한강하구 수역의 중국 어선 불법조업은 2015년 120여 차례가 이뤄진 이후 급격히 증가해 올해는 이미 5월 기준 520여 회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주한 중국대사관과 주중 한국대사관 등 다양한 경로를 활용한 외교적 조치를 통해 중국 정부 차원의 시정조치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다양한 외교적 조치의 한계를 인식한 우리 정부는 한강하구의 관리·통제를 맡고 있는 유엔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이 지역에 민정경찰을 투입해 불법조업 어선 퇴거작전을 전개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도 지난 9일 유엔군사령관 명의로 이러한 유엔사 활동을 승인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유엔사는 정전협정을 유지해야 하는 책임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작전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사 군정위는 최근 1개월간 특별조사활동을 진행해 이 지역을 통행하는 중국 어선에 대해 정전협정을 명백히 위반한 ‘무단진입 선박’으로 규정했다.

한강하구 수역에 대한 민정경찰 운용은 정전협정의 정상적인 이행을 위해 유엔사 군정위 협조하에 추진됐다. 투입되는 민정경찰은 우리 측 군·경 인원과 유엔사 군정위 요원들로 통합 편성됐으며, 정전협정에 의거해 유엔사 깃발을 게양하고 활동하게 됐다.

이와 함께 유엔사 군정위는 한강하구 수역이 지난 수십 년간 남북한 양측이 사실상 출입하지 않았던 구역인 점을 고려해 우발적 군사충돌 방지를 위해 지난 8일 유엔사 군정위 명의의 대북전통문을 보냈으며, 중국 측에도 관련 사실을 사전에 통보했다. 또 우리 합참은 만일의 남북 간 우발 상황에 대비해 충분한 대응조치를 마련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앞으로도 한강하구 수역에서의 군사적 안정성을 유지한 가운데, 불법조업 중국 어선 차단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련 대책을 강구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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