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의 기세가 한풀 꺾인 9일 오후 경남 해군 진해기지. 영상 기온을 회복했지만 맵찬 해풍이 온몸을 얼어붙게 한다. 칼바람을 부수고, 적막을 깨는 것은 바로 ‘혹한기 내한(耐寒) 훈련’에 임하는 해군5성분전단 해난구조대(SSU) 대원들의 함성이었다. 대원들은 온종일 끊이지 않는 포효로 부대 일대를 흔들어놨다.
“창파를 헤쳐나갈 뜨거운 정열! 타오르는 사명감에 오늘을 산다. 다듬고 빛내자 해난구조대 바다에 새 하늘에 떨칠 용사들!!”
반바지만 입은 SSU 대원들이 목청껏 군가를 부르며 특수체조와 단체 뜀걸음으로 몸을 풀었다.
이어 대원들은 ‘맨몸수영 훈련’을 위해 힘찬 기합과 함께 얼음장 같은 바닷물로 뛰어들었다. 얼굴은 점점 붉어지고, 입술은 검푸른 색으로 변했지만, 대원들 간 균형을 유지하며 ‘악’과 ‘깡’으로 버텼다. 살을 에는 바다의 냉기도 대원들의 패기를 잠재울 수 없었다.
진해기지 인근 서도 해상에서는 UH-60 상륙기동헬기가 가상의 해난사고 현장에 투입되며, 항공구조훈련을 펼쳤다. 대원들은 오리발(Fin)·물안경(Mask) 등 항공구조 잠수장비를 착용했다. 훈련 해역에 도착한 헬기가 수상 20m 높이로 비행하자 대원들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바다에 뛰어들며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갔다.
SSU가 동계 구조작전태세를 한껏 끌어올렸다.
부대는 이날부터 11일까지 진해기지에서 혹한기 내한 훈련을 전개하고 있다. 매년 바닷물의 수온이 가장 낮은 1월에 진행한다. 심해잠수사 200여 명이 참가한 이번 훈련은 동계 수중적응 능력과 극기심을 배양하고, 전투체력·정신력 단련에 중점을 뒀다.
훈련은 해상·육상 훈련으로 나뉘어 열렸다. 첫날은 맨몸수영과 항공구조훈련을, 둘째 날에는 1㎞ FIN/MASK 수영으로 구성된 SSU 철인경기를 한다. 마지막 날에는 고무보트 패들링과 산악행군이 대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훈련 기간에는 매일 SSU 특수체조와 단체 뜀걸음으로 기초체력을 단련한다.
아울러 해난구조대·기동잠수중대가 지난해 각 함대에서 전시 임무수행 대비 훈련을 했던 결과를 전술 토의하며 구조작전에 대해 심도 있는 이해를 도모할 예정이다.
해난구조대장 장형진 중령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고의 구조작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실전과 같은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다”며 “해난구조대는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바탕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민 해양안전 수호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SSU는 혹한기 내한 훈련 이후 이어지는 12일부터 오는 26일까지 2주 동안 진해만에서 SCUBA(Self-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 훈련을 통한 수중탐색 훈련, 표면공급공기잠수(SSDS: Surface Supply Diving System) 훈련 등의 심해 잠수훈련을 하며 해난구조 능력을 향상할 계획이다.<국방일보 조아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