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맨 앞줄 가운데) 국방부 장관이 1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72기 해군사관생도 졸업 및 임관식에서 사관생도들의 졸업·임관을 축하하며 ‘손 하트’를 만들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조용학 기자
13일 오후 2시 해군사관학교 연병장.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이곳에 해군 신임장교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절도 있는 동작으로 오른 손바닥을 펴든 이들은 선서를 통해 장교의 소명을 가슴에 새기고 조국 수호의 결의를 다졌다. 임관식에 참석한 수많은 관중은 고된 훈련과 오랜 교육을 마치고 명예롭게 임관하는 신임장교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연병장 앞 해상에서는 대형 상륙함인 독도함과 이지스 구축함, 잠수함 등으로 구성된 환영전단이 이들의 새로운 앞길을 응원했다. 신임장교 소매에서는 해군 장교의 시작을 의미하는 금빛 소위 수장(手章·소매 계급장)이 봄 햇살에 반사돼 반짝이고 있었다.
이날 해군 신임장교 132명이 조국 해양 수호를 위한 첫발을 힘차게 내디뎠다. 해군은 해사 연병장에서 해사 72기 사관생도 졸업 및 임관식을 거행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열린 임관식에는 엄현성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해군 주요 지휘관, 임관자 가족·친지, 해군 장병 및 사관생도 등 2700여 명이 참석해 미래 정예해군을 이끌어 나갈 신임장교들의 임관을 축하했다.
임관식은 해군과 해병대만의 강인함을 엿볼 수 있는 행사로 진행됐다. 해상에서는 대형 상륙함, 이지스 구축함, 잠수함 등 해군 대표전력으로 구성된 환영전단이 우람한 자태를 드러내며 해군의 위용을 뽐냈고, 하늘에서는 해군 해상초계기와 해상작전헬기의 축하비행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해군 특수전 요원들의 해상 강하 및 사열, 거북선 연막 시연, 해병대 상륙장갑차 기동 등 해군의 강한 면모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져 관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임관식의 주인공은 역시 신임장교와 그의 가족들이었다.
해군은 국방부 장관과 군 주요 인사 등이 모인 중앙단상에 가족 좌석을 배치하는 등 임관자 가족들을 배려했다. 식전행사에서 가족과 이성 친구가 등장하는 임관 축하 영상을 상영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임관식에 참석하지 못한 가족에게 해사 정훈공보실에서 사전 제작한 임관자 영상편지가 전달된 사연이 알려져 행사장 내에 훈훈함을 더하기도 했다.
6·25전쟁 당시 육군 장교로 참전해 대위로 전역한 할아버지와 현재 해군대령인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장교가 된 이호준 소위는 폐암 말기로 임관식에 참석하지 못한 할아버지께 영상을 통해 인사드렸다.
이 소위는 영상에서 “할아버지께서 해주신 6·25전쟁 이야기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사관학교 입교를 결심했다”며 “할아버지께서 지키신 소중한 조국에 충성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상엽·정창우·정재원 소위가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께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와 해군 장교로서의 각오를 영상으로 전했다.
이날 임관식에서는 최고 성적을 거둔 김혁주 신임 소위가 영예의 대통령상을 받았다.
또 강경모 소위가 국무총리상, 김광희 소위가 국방부장관상, 국명관 소위가 합참의장상, 진석규 소위가 유엔군 및 한미연합군사령관상, 김우진 소위가 해군참모총장상, 배규빈 소위가 해병대사령관상, 박동규 소위가 해군사관학교장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날 임관한 장교 가운데 이영훈·이인성·이호준·임휘빈·정재원·최정호 소위 등 6명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해군 장교의 길을 선택했다. 강성현·권오경 소위는 해군 부사관인 아버지와 함께 조국의 바다를 지키게 됐다.
외국인 수탁생도 4명도 이날 신임장교들과 함께 졸업했다. 언어와 문화가 생소한 환경에서 4년 동안 해사 교육훈련 과정을 마친 수탁생도들은 졸업 후 본국으로 돌아가 장교로 임관하게 된다.<국방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