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열린 대형수송함 2번함 ‘마라도함’ 진수식에서 진수줄 절단 의식 후 기념 축포가 터지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양동욱 기자
대한민국 해군의 두 번째 대형수송함(LPH: Landing Platform Helicopter) ‘마라도함’이 14일 오후 2시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조선소에서 진수됐다.
진수식(進水式·Ship Launching Ceremony)은 장비·무기체계를 탑재한 군함을 처음으로 바다에 띄우는 의식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주빈으로 참석한 행사에는 엄현성 해군참모총장, 전진구 해병대사령관, 강은호 방위사업청 사업관리본부장,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등 군·방위사업청·조선소 관계자 20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특히 마라도 주민 대표 김은영 씨, 마라도 분교 마지막 졸업자, 흥남철수작전 당시 메러더스 빅토리(Meredith Victory)호에서 태어난 손양영 씨와 이경필 씨 등이 참가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국민의례로 시작된 진수식은 사업 경과 보고, 함명 선포, 기념사, 유공자 포상, 축사, 진수줄 절단 의식을 거쳐 안전항해를 기원하는 샴페인 브레이킹으로 마무리됐다.
해군 전통의식에 따라 진행된 진수식에서 엄 총장은 명명장 476호를 통해 대형수송함 2번함의 함명을 ‘마라도’로, 선체번호를 ‘6112’로 부여했다. 해군은 한반도 남방해역과 해상교통로 수호 의지를 담아 함명을 마라도함으로 정했다.
이어 송 장관의 부인 구자정 여사가 손도끼로 진수줄을 절단하자 마라도함은 오색 풍선과 흰 꽃가루가 휘날리는 가운데 바다로 나아가는 힘찬 첫 고동을 울렸다.
송 장관은 축사에서 “경쟁과 협력의 장인 바다에서 우리 해양 주권을 수호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히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더 멀리 더 높은 파도를 헤쳐 나아가야 한다”며 “머지않아 항해할 마라도함이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또 “우리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평화를 향한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데 이러한 시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군이 강한 힘으로 평화를 만들어 가려는 정부의 노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오늘 진수되는 마라도함이 한반도를 넘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힘차게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라도함은 건조를 시작한 지 11년 만에 진수됐다. 1만4500톤급 수송함으로 길이 199m, 너비 31m, 최대속력은 23노트(시속 42㎞)다. 승조원은 300여 명이며, 완전 무장한 상륙군 700여 명이 승함할 수 있다. 또 헬기 7대, 공기부양상륙정 2척 등을 탑재할 수 있다. 임무에 따라 기동함대나 상륙기동부대의 기함으로 활약하게 된다.
해군은 이번 대형수송함 추가 확보를 통해 국제 평화 유지 활동의 폭을 넓혔다. 마라도함은 상륙 작전을 위한 병력과 장비 수송이 기본 임무이지만 다목적 함정이라는 성격에 맞게 대형재해·재난 시 구조작전 지휘, 유사시 재외국민 철수, 다자간 안보 협력지원 등 전쟁 이외의 작전에서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게 해군의 설명이다.
마라도함에는 국내개발 탐색 레이더와 한국형 대함유도탄 방어체계가 탑재된다. 대형수송함 1번함인 독도함과의 차이점이다. 또 상시 360도 전방위 감시가 가능한 고정형 대공레이더를 장착해 탐지 능력을 높였다.
이 밖에도 헬기 갑판을 보강해 오스프리급과 같은 일부 수직 이착륙기의 운용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라도함은 잔여 건조 및 시운전 과정을 거친 뒤 2020년 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