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신형상륙함(LST-II) 네 번째 함정인 4900톤급 ‘노적봉함’의 취역식이 열린 3일 진해해군기지에서 승조원들이 경례하고 있다. 국방일보 한재호 기자
노적봉함이 정식으로 해군의 이름을 달고 바다를 누비게 됐다. 해군은 이날 한동진 해군8전단장 주관으로 노적봉함 취역식을 거행했다. 취역식은 군함이 조선소에서 건조된 후 인수 과정을 거쳐 정식으로 해군 함정이 됐음을 선포하는 행사다.
지난 2016년 5월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를 시작해 지난해 11월 진수된 노적봉함은 엄격한 인수평가를 거친 뒤 이날 취역해 조국 해양 수호를 위한 전력화 과정에 돌입했다. 8전단장을 비롯한 해군 주요 지휘관과 장병, 방위사업청·국방기술품질원·현대중공업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취역식은 개식사, 국민의례, 경과보고, 취역기 게양, 표창 수여, 훈시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4900톤급 노적봉함은 LST-II 4번함으로 상륙작전 임무를 주로 수행하게 된다. 길이 127m, 폭 19m에 최대 속력은 23노트(약 40㎞/h)다. 120여 명의 승조원이 승함해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노적봉함은 완전무장한 상륙군 3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고속상륙주정(LCM), 전차, 고속단정(RIB), 상륙돌격장갑차(KAAV)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으며, 함미 갑판에 상륙기동헬기 2대를 이착륙시킬 수 있다.
노적봉함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전투체계와 효과적인 지휘통제를 위한 상륙작전지휘소를 갖췄다. 기존 고준봉급(LST-I, 2600톤급) 상륙함에 비해 기동속력이 배가 된 것도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노적봉함은 적 해안선 가시거리 및 레이더 탐지 범위 밖에서 발진하는 ‘초수평선 상륙작전’ 수행이 가능하다는 게 해군 측 설명이다. 방탄설계 적용구역과 방화격벽을 설치해 생존성을 강화한 것도 장점이다.
평시에는 기지와 도서에 병력·장비·물자를 수송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국지분쟁 때는 신속대응전력을 수송한다. 필요시에는 평화유지활동(PKO)을 비롯한 국제협력활동을 지원하며, 재해·재난 구호 등 비군사적·인도주의적 작전도 수행하게 된다. 노적봉함은 향후 3개월 동안 전력화 과정과 작전수행능력 평가를 거친 뒤 작전 배치될 예정이다.
해군은 국내 명산의 봉우리를 상륙함 함명으로 사용해온 관례에 따라 전남 목포시에 있는 유달산 노적봉을 이번 신형 상륙함 4번함의 함명으로 정했다. 노적봉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제독이 노적봉 바위에 볏짚을 덮은 뒤 군량미로 위장해 왜군의 침략을 저지하고 아군의 사기를 높인 역사적인 의미를 가진 곳이다.
한동진 8전단장은 노적봉함 장병들에게 훈시를 통해 “계획된 전력화 훈련 동안 전투임무 위주의 사고와 실전적 교육훈련을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최고도의 전비태세를 확립해 달라”며 “노적봉함의 첫 승조원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오늘 내가 걸어가는 이 길이 후배 장병들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노적봉함 초대 함장 한준희 중령은 “노적봉함은 뛰어난 전략으로 적을 물리치고 아군의 사기를 높인 충무공의 정신을 이어받아 부여된 상륙작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 조국 해양 수호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일보 안승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