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군사교육훈련은 소위 남조선혁명을 위한 대남전략 연장선에서 혁명을 위한 군대 육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혁명적 군대육성’이란 정치사상과 전략·전술의 우세로 양적(量的)·군사기술적 우위인 적을 이길 수 있는 군대를 만든다는 뜻이다. 그래서 북한군은 군사훈련에 있어 특히 정치사상교육(정치상학)과 전투훈련을 강조하며, 훈련의 명칭도 동기·하기훈련이라 하지 않고 ‘전투정치훈련’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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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교육훈련정책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군은 정치사상교육과 실전적 교육훈련 강화를 군사교육훈련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정치상학은 군사교육 핵심으로 매일 2시간 이상 오전 교육에 편성해 유일사상과 우리식 사회주의 수호를 위한 정신무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군사훈련은 어떠한 악조건 하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투병 양성에 목표를 두고, 기묘하고 영활한 전술 숙달·백발백중의 사격술 연마·강인한 체력단련 등 실습·실기 위주로 실시한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북한군은 사상무장 강화로 혁명전사 육성, 간부화 교육으로 지휘능력 배양, 정규전과 유격전의 배합전술 발전, 체력단련 및 사격훈련 강화, 야간·산악전투 및 동계훈련 숙달, 속전속결 위주의 공세적 대부대 훈련 완성이라는 여섯 가지 중점과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김정일은 1990년 5월 주체성·정치사상성·전투성·과학성이라는 북한군 군사교육훈련의 4대 원칙을 제시했다. 95년 3월 인민무력부 부부장 김정각은 기념보고회에서 김정일의 4대 훈련원칙이 “군인들을 조선혁명의 참다운 보위자·수호자로, 인민군대를 수령과 당의 군대로 철저히 준비시킬 수 있게 하는 혁명적인 원칙”이기에 이를 관철하기 위한 전군적 결의와 분발을 촉구했다.

김정일이 제시한 4대 군사훈련원칙 중 주체성은 모든 교육훈련이 당의 군사 전략·전술 사상과 주체전법에 기초해 한반도 지형조건과 체질에 맞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군의 편제장비와 현대전의 요구, 그리고 부대 전투임무에 맞게 주체적으로 훈련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사상성이란 모든 군사교육은 당 정책을 기준으로 당의 군사노선과 정책을 교육과 훈련에 적극 반영하고, 훈련 전 과정을 통해 일관되게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과 효성을 키워 나가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전투성은 모든 군사훈련에 적과의 전투를 예상해 가장 어려운 상황과 조건에서 실전과 같이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군사훈련에서 형식주의·요령주의를 배제하고 철저한 훈련으로 땀을 더 많이 흘리도록 요구한다. 과학성이란 교육훈련에 있어 군사적 행동과 동작 등은 기본 원리를 이해한 상태에서 훈련해야 효과가 있으며, 훈련 내용과 방법을 과학적으로 이치에 맞게 발전시키고 과학적 수단과 방법을 활용해 훈련 효과를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북한군은 핵실험 이후에도 매년 계획된 전투정치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와 병행해 현대전 요구에 맞게 속전속결 전략에 상응하는 군사적 능력과 기술을 향상시키고 있다. 또 북한은 핵전쟁도 불사한다는 일념으로 한편으로는 대화를, 또 다른 한편으로는 특수부대의 재편성과 장비의 현대화·경량화·기동화 등 미래전쟁을 대비한 다양한 군사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동계훈련

 

북한군의 군사훈련은 1·2기로 나뉘어 있다. 1기는 동계훈련으로 12월 1일부터 다음해 4월 30일까지, 2기는 하계훈련으로 6월 중순께부터 9월 30일까지다. 귀순한 북한군 군관(장교)들의 증언에 의하면 훈련 정도는 하계훈련보다 동계훈련이 더 강하다고 한다. 해마다 11월이 되면 ‘최고사령관(김정일) 명령 제000호’로 하달되는 훈련명령에 따라 12월 1일부터 전투정치훈련(동계훈련)이 실시된다. 전투정치훈련이라는 용어가 생소하나 정신무장(정치사상)과 제병과 야외종합훈련을 동시에 완성한다는 의미다. 이 훈련은 북한군 육·해·공군은 물론 인민보안성(경찰)과 교도사단도 참가하는 대규모 종합군사훈련이다.

2000년대 들어와 2004년까지의 동계훈련 기간에는 대대급 미사일부대의 지휘소연습 확대실시, 지상군 기계화부대 기동훈련과 공군의 야간비행 훈련 횟수 증가 등이 포착됐다. 2005년 훈련시에는 포병부대의 경우 최대사거리 260㎞의 지대공 미사일을 장착하고 훈련했으며, 이 기간 중 올해 5∼6월에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스커드미사일)과 같은 종류의 미사일 사격훈련과 성능개선 시험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 공군은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군사작전 이후 감시체제를 강화하면서 반(反)항공 훈련에 중점을 두고 유사시 공군전략기지 폭격에 대비, 각종 전투기를 예비기지 또는 비상활주로로 이동하는 훈련을 실시했으며 일부 후방사단의 전투기 배치를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12월∼2007년 4월까지의 동계훈련은 건설공병국 등 준 전투요원까지 참가시킨 10년 내 최대 규모의 훈련이었다. 북한군은 통상적으로 주요 건설현장이나 갱도를 비롯한 군사기지 건설에 1년 내내 동원되는 건설공병국의 경우 훈련에 참가시키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준 전투요원들의 훈련참가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2006년 10월 핵실험 이후 위기의식을 느낀 북한군 지도부의 정세판단에 대한 결과다.

이와 더불어 김정일 신변 경호와 쿠데타·무장폭동에 대한 진압 임무를 수행하는 평양의 호위사령부에서도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2003년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평양 도심의 주요 시설에 대한 방공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남한 언론에서 보도한 평양시내의 민·관·군 합동 ‘등화관제훈련’도 이 훈련의 일환으로 실시되고 있다.

이처럼 북한군은 식량·연료난 등 경제사정 악화에도 불구하고 대량살상무기(핵·미사일·화생무기)의 개발·보유뿐만 아니라 재래식 전력의 증강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올해의 동계훈련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각 부대는 훈련에 참가하기 전 훈련준비는 물론 월동준비를 실시한다.

기본적인 동계피복과 장비, 훈련기간 중 부대 급식을 공급받고 겨울철 연료인 화목(난방·취사용, 군관사택의 가정용 연료) 준비, 월동용 무·배추를 구입해 김장과 염장을 실시하는 등 월동준비를 훈련전에 완료한다. 전연(전방)부대의 경우 군관사택의 일년치 월동용 화목까지 병사들이 마련해야 한다.

훈련준비 시기에 각 제대 군관들은 효과적인 훈련을 위해 훈련제강(일정)표에 따라 세부 훈련계획을 작성해 상급 부대 참모부 검열과 승인을 받아야 하며, 새로운 규정이나 무기·전술 등에 대해서는 별도 군관 집체교육을 통해 교육받고 훈련시 이를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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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급 이하 제대의 야외 종합기동훈련과 사상무장(정치사상교육)을 동시에 강화하는 북한군 1기 전투정치훈련(동계훈련)은 12월 1일부터 한 달 동안 주로 주둔지 주변에서 실시한다. 오전에는 실내에서 정치상학(정치사상교육)·군사규율·규정학습·군법·적군학 등 이론 위주로 교육이 진행된다. 정치상학의 주요 내용은 김일성·김정일 교시와 군 관련 발언 내용이며, 적군학은 국군이나 미군의 중·소대급 편제와 무기실태, 적전술 등이다.

오후 훈련은 대렬(제식)·집총훈련, 산악구보·행군·사격·체육훈련(철봉·평행봉·전희·격술) 등 야외훈련 위주로 진행된다. 철봉과 평행봉의 경우 1종부터 6종(단계)까지 숙달해야 하며, 전희는 두 손으로 땅 짚고 한 바퀴 회전해 착지하는 훈련으로 전원이 합격해야 한다. 사격훈련은 사거리 100∼300m까지의 표적에 대한 실탄사격을 위해 10m 엎드려 정밀 조준점 찍기 훈련(비 실탄), 무기 분해·결합과 작동법을 반복한다.

1월이 되면 야외훈련 준비에 들어간다. 보병은 분대단위로 각개전투로부터 분대공격과 방어까지, 그리고 분대 전술훈련의 숙달 정도에 따라 소대·중대별 진지구축과 공격·방어, 소부대 전투 요령 등의 훈련을 실시하면서 실탄사격도 병행한다. 포병은 위진지와 진지점령훈련 그리고 실제 포사격훈련까지, 공병은 사단 집체교육을 통해 도하작전·공병정찰·지뢰매설 및 제거, 지휘부를 포함한 주요 부서전개훈련을 실시한다.

발사관수(대전차 화기 등 공용화기 사수)와 저격병은 사단 집체교육을 통해 사격술을 향상시키고, 이동표적을 제압하는 수준까지 숙달한다. 통신병들은 소대단위로 산악지역에 토굴 숙영지를 개설하고 유무선 조작, 악천후 속 통신접속, 장비관리 및 정비훈련을 실시한다.

특수부대들(저격·경보병)은 이 시기에 주로 산악지역을 중심으로 천리행군을 실시하면서 침투와 습격훈련을 병행하며, 정찰부대는 분대별로 비밀아지트(비트)에 숙영하면서 조별로 야간행군이나 전투정찰·지형학·독도법·체육활동 등을 숙달한다.훈련기간 중 주말에는 4km 무장 강행군을 하며, 1월 마지막 토요일에는 40km 야간행군을 실시한다. 무장 강행군은 군장(36kg)을 메고 25분 동안 구보를 하고, 야간행군은 군장을 메고 지도상에 주어진 이동로를 따라 도로가 아닌 산악지역을 6시간 내에 돌파하는 것이다. 무장 강행군과 야간행군은 북한군 병사들 대부분이 힘들고 어려워한다.

2월 말이 되면 군종(군별) 및 병종(병과)별 훈련을 끝내고 연대 및 사단 종합야외기동훈련을 실시한다. 연대·사단급 통합훈련은 명령수행으로부터 제한된 시간 내 기동, 진지구축, 지휘관·참모훈련을 실시하며, 마지막으로 연대 내의 모든 포병화력이 참가하는 포병사격훈련과 연대 공격과 방어훈련 등 종합적인 전술훈련을 실시한다.

훈련은 상급부대 통제관들의 상황 부여에 따라 진행되며, 훈련 결과는 진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일반 부대들은 통상 3월 말까지, 특수부대는 관공서나 국가기간산업 등 주요시설에 대한 민·관·군 합동 침투 및 방호(경계)훈련을 병행하기 때문에 통상 4월 말까지 훈련이 진행된다.  군사훈련에서 적당주의·형식주의는 드물다고 한다. 각 부대의 정치군관과 보위군관들의 감시 때문에 훈련을 적당히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위 내용은 귀순한 북한군 장교들의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임) <국방일보 윤규식 정치학박사 육군종합행정학교 교수>

 

 

 


  1. 북한군의 군사교육훈련

    북한군의 군사교육훈련은 소위 남조선혁명을 위한 대남전략 연장선에서 혁명을 위한 군대 육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혁명적 군대육성’이란 정치사상과 전략·전술의 우세로 양적(量的)·군사기술적 우위인 적을 이길 ...
    Date2010.05.28 Views7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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