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7.jpg

 지난 26일 국방부 근무지원단 홍보지원대 정범균(왼쪽) 상병과 김형수(이완) 일병이 육군 3사단 진백골연대 장병들과 함께
혹한기 훈련을 받고 있다.                                                                                                                박흥배 기자

20221.jpg
위문열차 공연 중 한 장면.

 입담과 재치, 열정적인 춤과 노래로 군 장병 사기 진작과 정신전력에 힘쓰는 ‘별동대’가 있다. 차인표·이휘재·서경석 등 내로라하는 인기스타들이 거쳐 갔고 지금도 이선호(앤디)·이준기·이민호(붐) 등 재주 많은 후배들이 대를 잇고 있다. 60만 장병 가운데 단 17명, 국방부 근무지원단 홍보지원대원들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산마루 그늘에 가려 영하 22도의 매서운 추위가 적의 창끝처럼 날카로웠던 지난 26일 오후 인적 드문 강원 철원의 ○○ 고개. 육군 3사단 진백골연대 장병들의 혹한기 훈련이 한창이었다.

 구제역 파동 여파로 예년에 비해 훈련장 여건은 열악했지만 상대적으로 훈련 강도와 내용은 최전방을 사수하는 장병들의 마음가짐처럼 흔들림 없이 ‘정중앙’에 맞춰져 있었다.

 40㎏짜리 군장을 거뜬히 양어깨에 메고 K-2 소총으로 무장한 장병들이 눈밭 사이를 헤치며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영화의 한 장면. 그런데 이동 중인 한 개 분대에서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홍보지원대 김정훈 병장·정범균 상병·김형수(이완) 일병이다.

 “최전방 장병들의 혹한기 훈련 모습을 KFN 국군방송 TV 시청자들께 소개해 드리기 위해 야외 촬영 왔습니다.” (김형수 일병)

 연예병사들은 진백골연대 장병들과 2박 3일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소부대 전술을 익히고 GOP 경계근무도 섰다.‘국방레이더 365’ 노산 PD는 “최전방 장병들의 노고를 이해하는 것이 이번 방송의 콘셉트”라면서 “생생하고 가슴에 와 닿는 방송을 위해 연예병사들이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열심히 뛰고 있다”고 귀띔했다. 군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방송촬영 모습을 접한 현지 장병들의 반응은 낯설면서도 ‘신선하다’는 평가다.
진백골연대 유광환(21)상병은 “방송 한편을 방영하기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생한다는 걸 알았고, 특히 연예병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홍보지원대 총원은 17명이다. 특기는 정훈. 임무에 따라 연기병(6), 가수병(6), 개그병(3), CG병(1), 작곡병(1)으로 불린다. 국방부 소속으로 국방홍보원으로 파견 나와 국군방송 TV와 라디오, 위문열차 공연 등을 한다.

 장병 사기 진작을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한달음에 달려간다는 신조 아래 지난해 1400건이 넘는 맹활약을 했다. 고정 프로그램 출연이 959회로 가장 많고, 이어 6·25전쟁 60주년 기념행사 등과 같은 대외행사 지원, 위문열차 공연 등을 통해 장병들과 소통했다.

 얼핏 보면 이들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가 화려해 보일지 모르지만 생활관으로 돌아오면 여느 병사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새벽 6시 30분 아침점호로 하루를 열고, 교육훈련도 열외 없이 받습니다. 겨울철이면 넉가래를 들고 국방부 청사 곳곳에 쌓인 눈을 치우고, 2박 3일 외박증을 받기 위해 마일리지를 쌓는 평범한 병사들”이라는 것이 이들의 스케줄을 전담하는 국방홍보원 대외협력팀 최의성 주무관의 설명이다.

 오히려 불규칙한 방송 활동으로 개인 시간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세간에 얼굴이 알려진 탓에 겪어야 하는 고충도 있다. 그네들 표현을 빌리자면 ‘전 국민이 암행어사’다. 그만큼 행동거지 하나하나에도 더욱 신경을 쓴다.

 앞서 혹한기 훈련장에서 만난 김형수 일병은 “스케줄도 빡빡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 녹록지 않은 군 생활이지만 이곳 근무에 따른 장·단점을 알고 들어왔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젊은 남자 연예인들에게 홍보지원대는 큰 매력이다. 사회에서 하던 방송 일과 군 복무를 동시에 할 수 있으니 그렇다. 지원자는 많지만 그 문은 좁다. 평균 경쟁률이 12대 1이 넘는다.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했어도 꾸준한 자기관리는 필수다. 방송 ‘감’이라는 것이 한순간에 생기는 것이 아니고 오랜 경험을 통해 생겨나는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홍보지원대 직속상관이자 현역 앵커인 박한나 대위는 “생활관에서 선·후임에게 새로운 개인기를 선보이며 반응을 점검하기도 하고, 서로의 방송 내용을 모니터링하는 모습에서 프로의 느낌이 묻어난다”고 말했다.

 ‘소수 정예’이다 보니 전우애도 끈끈하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이 발생한 직후에는 가수 토니안(2010년 9월 전역) 예비역 병장이 자대로 전화를 걸어와 현역후배들을 챙겼고, 공유(2009년 12월 전역)도 군 복무 후 첫 출연한 영화의 시사회 표를 보내와 모두를 감동시켰다고.

 그런데 최근 남자 연예인들의 잇따른 ‘현역 입대’ 소식이 전해지면서 군복 입은 군인으로 반가운 한편 씁쓸한 기분이 든다고. 전투병과가 아니면 그냥 ‘편한 곳’이라는 이분법적 잣대로 바라보는 일부 시선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한나 대위는 “여느 장병들과 똑같이 군복 입은 군인으로 책임을 다하는 홍보지원대원들이 더 좋은 방송으로 보답해 드릴 수 있도록 많이 격려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국방일보 송현숙 기자   rokaw@dema.mil.kr


  1. No Image

    석선장 몸속 탄환 1발, 해군이 쏜 오발탄

    해군 사용 권총탄이나 MP5 9㎜ 기관단총탄, MP5 소음탄 등 추정 1발은 AK소총탄 맞고, 나머지 1개는 피탄으로 떨어진 선박부품 오만서 분실 1발 실체규명 필요..국과수 감식결과 다음주 나와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
    Date2011.02.07 Views3151
    Read More
  2. 공군 운용할 차세기 전투기 유력후보 <2> 록히드마틴 F-35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정부와 군 당국이 스텔스 기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를 도입하는 차세대 전투기(FX 3차)가 이르면 오는 2015년 실전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군은 2016년부터 모두 60대의 차세대 항공기를 들여...
    Date2011.02.06 Views4054
    Read More
  3. 해군 특수전부대 그 이름만 들어도 해적들 `벌벌'

    지난해 3월 26일 서해안에서 천안함이 폭침됐다. UDT 심현표(57·21기) 동지회장은 전국 각 지회에 긴급 소집명령을 내렸다. 29일 새벽까지 인천 연안부두로 집결하라고 했다. 부산·거제·포항·원주 전국 각지에서 80여...
    Date2011.02.04 Views4256
    Read More
  4. 디지털 전투복의 심리적 효과

    박성진 경향신문 안보전문기자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해석하기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는 말이다. 사람의 옷차림에서도 ‘형식’은 ‘내용’을 지배한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는 조심조심 걷...
    Date2011.02.04 Views4063
    Read More
  5. 육군의 신형전투복과 방한복

    사진출처 : 육군지 309호
    Date2011.01.30 Views17819
    Read More
  6. 연예병사 육군3사단 진백골연대 혹한기 훈련 현장을 가다

    지난 26일 국방부 근무지원단 홍보지원대 정범균(왼쪽) 상병과 김형수(이완) 일병이 육군 3사단 진백골연대 장병들과 함께 혹한기 훈련을 받고 있다. 박흥배 기자 위문열차 공연 중 한 장면. 입담과 재치, 열정적인 ...
    Date2011.01.28 Views8233
    Read More
  7. No Image

    TA-50 1호기 출고

    국내 최초의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의 후속 기종인 전술입문기 TA-50 1호기가 24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출고됐다. TA-50 항공기는 고등훈련을 이수한 예비 조종사들이 실전배치되기 전 공대공·공...
    Date2011.01.26 Views3248
    Read More
  8. 불가능을 가능으로… 우리는 UDT/SEAL이다

    해군특수전여단, 3주간 동계 혹한기훈련 돌입 3주간의 혹한기 전술훈련에 돌입한 해군특수전여단 장병들이 차디찬 바닷속에 몸을 던진 뒤 가상 적지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은밀히 기동하고 있다. 말 그대로 ‘명불허...
    Date2011.01.25 Views6622
    Read More
  9. 아덴만의 여명작전 참가장병수기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던 삼호주얼리호와 선원 전원을 구출하는 ‘아덴 만 여명작전’을 성공시킨 지 나흘이 지났지만 완전작전의 감격은 더욱 고조 되고 있다. 작전 당시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는 참가...
    Date2011.01.25 Views6503
    Read More
  10. 아덴만 작전의 영웅들

    해외 최초의 인질구출작전을 ‘완전 작전’으로 수행한 청해부대 6진 검문검색대 장병들이 지난 22일 최영함 함미 갑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해군특수전여단(UDT/SEAL) 대원들로 구성된 검문검색대는 이번 ‘아덴 만...
    Date2011.01.25 Views5884
    Read More
  11. 신형군복입은 이준기

    군복무중인 배우 이준기가 신형 군복을 입은 늠름한 모습을 공개했다. 이준기는 24일 오후 자신이 운영하는 트위터에 "강해진 대한민국 군인의 신형 군복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군복을 입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
    Date2011.01.25 Views5566
    Read More
  12. 완전 작전<아덴만 여명작전>으로 한국군 위용 보여줘

    특수전 요원, 소말리아 해적 8명 사살·5명 생포 이명박 대통령, 구출작전 승인·진행상황 지켜봐‘ `아덴 만 여명작전'에 투입된 청해부대 특수전요원들이 지난 21일 오전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구...
    Date2011.01.24 Views4926
    Read More
  13. '구출작전 주역' 해군 특수전여단(UDT/SEAL)

    '구출작전 주역' 해군 특수전여단(UDT/SEAL) 특수타격·對테러작전 등 육·해·공 구분없이 수행 "링스헬기서 해적 저격 美특수부대도 못하는 일" 21일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을 제압하고 선원들을 구출해...
    Date2011.01.22 Views12545
    Read More
  14. 소말리아 해적 피랍 선원 21명 전원 구출

    소말리아 해적으로부터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탑승 선원 21명이 우리 해군에 의해 전원 구출됐다고 이명박 대통령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21일 오후 3시35분께 청와대에서 가진 특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
    Date2011.01.21 Views4271
    Read More
  15. 천사가 된 동생을 기리며

    권인혜 육군26사단 故 권인환 일병 누나 지난 1월 9일 경기 연천지역 구제역 대민지원을 나갔다가 불의의 사고로 좋은 곳으로 먼저 떠난 고(故) 권인환 일병 누나입니다. 제 동생을 떠나보내는 길에 따뜻한 위로와 관...
    Date2011.01.20 Views356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74 175 176 177 178 179 180 181 182 183 ... 198 Next
/ 19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