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오른쪽) 국방부 장관이 2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정 장관과 볼턴 보좌관은 이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한미 공조 방안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국방일보 이경원 기자
한미 양국이 24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 상황과 관련, 앞으로 유사한 상황에 대해 양국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 등 주요 현안과 지역 및 글로벌 차원에서의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특히 정 실장은 볼턴 보좌관에게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이 KADIZ에 무단 진입해 한국 측이 단호히 대응한 사실을 설명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대외 발표문을 통해 밝혔다.
양측은 민간 상선의 안전한 항해를 위한 국제적 노력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해상 안보와 항행의 자유를 위한 협력 방안을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또 2020년 이후의 한미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 동맹 정신을 기반으로 가장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향으로 협의해 가기로 했다.
고 대변인은 “양측은 북·미 정상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북·미 실무협상이 조속히 재개돼 비핵화 협상에 실질적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고 여기에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며 “나아가 한미동맹이 공동 가치에 기반을 둔 상호 호혜적이고 포괄적인 동맹이라는 점, 한반도를 넘어 역내 평화·안정을 위한 핵심축이라는 점 등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자 간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동맹관계를 더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의 만남은 이날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오전 9시부터 10시15분까지 청와대 본관에서 회담한 뒤 오후에는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업무 오찬을 가졌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국방부에서 볼턴 보좌관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한미 공조 방안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정 장관과 볼턴 보좌관은 “한미동맹이 한반도 안보 상황의 역동적인 변화를 견인했다”고 평가한 뒤 앞으로도 한미의 공통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달성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한·일 관계에 관한 논의도 있었다. 국방부는 “양측은 한·일 안보협력을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한·일, 한·미·일 안보협력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정 장관을 접견하기 전 국방부에 마련된 방명록에 ‘조국을 위해 헌신한 용감한 한국의 애국자들에게 행운을 빈다’는 글을 남겼다.
접견을 마치고 나온 볼턴 보좌관은 기자들의 질문에 “광범위한 이슈에 관해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고 답했다. 이날 접견에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함께했다. <국방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