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42.jpg

박성진
경향신문 안보전문기자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해석하기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는 말이다.

 사람의 옷차림에서도 ‘형식’은 ‘내용’을 지배한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는 조심조심 걷는다. 반면 청바지를 입은 아가씨의 걸음걸이는 발랄하다. 걸음걸이 못지않게 웨딩드레스 입은 신부와 청바지 입은 아가씨의 마음가짐도 다를 수밖에 없다. ‘옷차림’이라는 형식이 ‘걸음걸이’ 또는 ‘마음가짐’이라는 내용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제복(유니폼)을 입은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하는 행동을 예견하기도 쉽다. 칼날 같은 주름이 잡힌 제복을 입은 사관생도라면 버스나 지하철에 빈 자리가 있더라도 쉽게 앉지 않을 것이다. 제복이 구겨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거꾸로 지금은 보기 힘들지만 예비군 훈련만 끝나면 술 취한 채 아무데나 노상방뇨하는 예비역들이 곧잘 눈에 띄던 시절도 있었다. 회사에서는 훌륭한 직장인이요, 가정에서는 자상한 아빠가 예비군복만 입으면 상의를 내어 입은 채 흐트러진 모습으로 갈지자 행보를 했던 것이다.

 이 같은 예들은 알게 모르게 의복이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거나 거꾸로 입은 의복의 힘을 빌려 자신의 통제력을 상실한 결과다.

 군 전투복이 신형 디지털 디자인으로 바뀌면서 착용법도 20년 만에 바뀌었다. 상의 앞 여밈 방법이 단추에서 지퍼 및 접착포로 바뀌었고, 상의를 하의 안으로 넣어 착용하던 방식은 하의 밖으로 내어 착용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주머니도 일자형에서 사선형으로 바뀌는 등 전투복의 소소한 부분에까지 많은 변화를 줬다.

 이는 매우 의미 있는 변화다. 디지털 전투복의 도입은 외부에서 보기에는 사소한 변화 같지만 전투복을 착용하는 군인들에게는 편리성과 함께 자부심을 높여주는 조치다.

 원래 전투복의 특징은 ‘위장복’의 성격을 가장 많이 띠고 있다. 무늬와 옷이 주변 환경과 잘 어울려야 적의 정찰에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전투복은 다리지 않는다. 사열을 하는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의 전투복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미군의 전투복은 다림질을 하지 않는 데도 세련돼 보인다.

 반면 우리 군의 전투복은 다리지 않으면 후줄근해 보였다. 그러던 것이 우리 군도 이제 다림질을 안 해도 세련돼 보이는 디지털 전투복으로 바뀌고 있다. 편리하고 모양새도 좋은 만큼 착용하는 군인들 입장에서도 기분 좋은 일이다. 이는 군의 사기 진작과도 연결된다.

 물론 군복의 교체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그렇지만 투자 대 효과로 따지자면 이번 우리 군의 디지털 전투복으로의 변화는 들어가는 돈이 아깝지 않을 듯싶다.

 해병대의 상징인 ‘앵커’(닻) 엠블럼이 들어간 해병대의 신형 디지털 전투복도 ‘빨간 명찰’ 병사들의 자부심을 높여줄 것이 분명하다.

자료출처 : 국방일보 국방부 기자실에서-디지털 전투복의 심리적 효과


  1. 육군의 신형전투복과 방한복

    사진출처 : 육군지 309호
    Date2011.01.30 Views17820
    Read More
  2. 디지털 전투복의 심리적 효과

    박성진 경향신문 안보전문기자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해석하기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는 말이다. 사람의 옷차림에서도 ‘형식’은 ‘내용’을 지배한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는 조심조심 걷...
    Date2011.02.04 Views4063
    Read More
  3. 해군 특수전부대 그 이름만 들어도 해적들 `벌벌'

    지난해 3월 26일 서해안에서 천안함이 폭침됐다. UDT 심현표(57·21기) 동지회장은 전국 각 지회에 긴급 소집명령을 내렸다. 29일 새벽까지 인천 연안부두로 집결하라고 했다. 부산·거제·포항·원주 전국 각지에서 80여...
    Date2011.02.04 Views4256
    Read More
  4. 공군 운용할 차세기 전투기 유력후보 <2> 록히드마틴 F-35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정부와 군 당국이 스텔스 기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를 도입하는 차세대 전투기(FX 3차)가 이르면 오는 2015년 실전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군은 2016년부터 모두 60대의 차세대 항공기를 들여...
    Date2011.02.06 Views4054
    Read More
  5. No Image

    석선장 몸속 탄환 1발, 해군이 쏜 오발탄

    해군 사용 권총탄이나 MP5 9㎜ 기관단총탄, MP5 소음탄 등 추정 1발은 AK소총탄 맞고, 나머지 1개는 피탄으로 떨어진 선박부품 오만서 분실 1발 실체규명 필요..국과수 감식결과 다음주 나와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
    Date2011.02.07 Views3151
    Read More
  6. No Image

    특수근무수당 10~20% 인상

    국방부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국군 장병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해군특수전요원(UDT/SEAL), 해난구조대(SSU), 육군특전사 요원 등의 위험수당을 10~20% 인상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국방부는 UDT/SEAL, SSU...
    Date2011.02.07 Views3235
    Read More
  7. No Image

    계룡대서 3월에 사관학교 통합임관식

    충남 계룡대 공군본부는 육.해.공군사학교와 육군 3사관학교, 학군사관, 간호사관의 '2011년 초임장교 통합임관식'을 3월 4일 계룡대 연병장에서 연다고 8일 밝혔다. 군 관계자는 이날 "애초 숙박시설을 고려해 서울...
    Date2011.02.08 Views4401
    Read More
  8. No Image

    합동군사령관에 ‘군령권’만 준다

    ㆍ국방개혁안… 해병대 병력 최대 2000명 증원키로 국방부가 현행 합동군제를 유지·보완해 합동군사령관에게 군의 지휘와 작전에 관한 명령권인 ‘군령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군의 전력유지와 인사 등에 관한 ...
    Date2011.02.09 Views2772
    Read More
  9. 불 뿜는 90㎜ 무반동총

    육군21사단 장병들이 9일 방어거점에서 지정된 타깃을 향해 90㎜ 무반동총을 사격하고 있다. 부대는 이번 훈련에서 실제 전투상황을 가정한 거점방어 전투사격으로 전투형 야전부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
    Date2011.02.11 Views3653
    Read More
  10. 연합사 군참부 KR/FE 대비 현지 전술토의·지형정찰

    장기윤(육군준장·오른쪽 둘째) 한미연합사령부 군수참모부장이 전시증원(RSOI) 현지 지형정찰을 하면서 부산 사직운동장 인근에서 주한 미19지원사령부 스미스(왼쪽 둘째) 소령과 얘기를 하고 있다. 한미군이 다음달 ...
    Date2011.02.11 Views5409
    Read More
  11. 북한 해안포 싹쓸이 해병에 명령만 내려라

    "말로만 자위권을 행사하겠다는 약속에 국민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다.” 김성만 전 해군작전사령관(예비역 중장, 성우회-재향군인회 자문위원)이 군의 대북 자위권 행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 제독은 11일 코나스넷에...
    Date2011.02.12 Views3168
    Read More
  12. 北특수전부대 혹독한 '지옥훈련'으로 무장

    "35㎏ 군장꾸려 40㎞ 12시간 주파 훈련" "3일연속 천리행군..부대원 특공무술 시합"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서북도서 및 군사분계선(MDL) 일대로 기습 침투해 후방을 교란하는 목적의 북한 특수전부대(경보병...
    Date2011.02.13 Views4948
    Read More
  13. 한국군 북한에 못 이긴다 … 무기 앞서나 전략에 뒤져”

    이상우 국방선진화추진위원장이 71개 국방개혁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있다. 그는 “개혁에는 늘 저항이 따르는 법”이라며 “국방개혁 성공의 관건은 통수권자의 의지”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중앙선데이 기사전송 2011...
    Date2011.02.14 Views3641
    Read More
  14. 육·해·공군·해병대 주말반납 총동원

    육군102여단 공병대 장병들이 14일 대설경보가 내려진 강원 속초시 동명동 일대에서 페이로더와 덤프트럭을 이용해 제설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속초=박흥배 기자] 지난 주말 동해안 지역에 100년 만에 쏟아진 폭설의...
    Date2011.02.14 Views5213
    Read More
  15. 강군의 요람, 해병대.육군훈련소를 찾아

    적군의 공습으로 폭탄이 터지고 기관총 사격이 연이어 불을 뿜는 가운데 병사들은 연막을 헤치고 우렁찬 함성을 지르며 적 진지로 돌격한다. 포항 교육훈련단과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실시되는 각개전투 훈련장은 실제...
    Date2011.02.14 Views647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198 Next
/ 19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