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난구조대원들이 항공구조 훈련을 하고 있다.
‘불가능은 없다’라는 표어 아래 지난 65년간 특수작전을 펼쳐온 해군 부대가 있다. 이 부대는 힘들고 어려운 특수 임무를 책임지며 국내외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활약해 왔다. 강한 훈련을 바탕으로 한 완벽한 전투 수행 준비로 최강의 전투력을 보전해 온 해군특수전전단(특전단)이 그 주인공이다. 9일 창설 65주년을 맞은 특전단의 전방위 활약상을 되짚어본다.
해군특수전전단의 뿌리는 독립군·광복군
특전단의 시작은 우리 국군의 뿌리인 독립군과 광복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독립군과 광복군은 미 전략사무국(OSS) 미 해군 UDT와 연합훈련과 합동작전을 수행했다. 이후 6·25전쟁을 거치면서 해군 특전부대의 창설이 본격화된다. 미 정찰정보대는 1952년 2월 해체와 함께 한국 해군에 정찰정보대 창설을 기획한다. 이에 한국 함대정보국은 같은 해 11월 김성권 중위를 미 해군특수전부대 UDT 양성 과정인 B-6에 유학시켰다. 김 중위를 시작으로 이듬해부터 11명의 해군 장교들이 이 과정을 거쳤으며 1955년 5월 25일 우리 해군에도 B-6 교육과정이 생겼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 9일, 미국과 한국 해군 UDT 양성 과정을 수료한 30여 명으로 대한민국 해군 수중파괴대(UDT·Underwater Demolition Team)가 마침내 창설됐다.
1955년 11월 9일 해군특수전전단 창설 주역들의 기념촬영 모습.
이처럼 특전단은 6·25의 아픔이 채 가시지 않은 시기에 창설됐지만 이후 꾸준히 임무를 확대하며 해군의 대표적인 특수작전부대로 자리 잡았다. 1968년 폭발물처리(EOD)작전대가 창설됐고 1976년 특수전(SEAL)·1993년 해상대테러(CT) 임무가 추가되면서 2000년 1월 특수전여단으로, 2007년 12월 21일에는 특수전전단으로 재창설됐다.
여기에 구조전 임무를 수행하는 ‘최정예 심해잠수 전문부대’ 해난구조전대(SSU·Sea Salvage & rescue Unit)가 2018년 9월 1일, 특전단 예하로 예속 및 재창설되면서 특전단은 특수전과 구조전 임무를 모두 수행하는 부대로 거듭나게 됐다.
해난구조대원들이 겨울철 바닷속에서 혹한기 훈련을 하고 있다.
선견부대작전 및 육·해·공 전천후작전 등 수행
특전단의 최정예 요원들에게 불가능은 없다. 그렇기에 한계를 뛰어넘는 이들의 훈련과 임무는 일반인들에게조차 경의의 대상이다. 최근에는 이들을 소재로 한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가 일반인들 사이에서 제작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전단의 임무는 크게 네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상륙작전에 앞서 적 해안 및 내륙에 침투해 정찰활동을 하고 군사지휘시설을 파괴하는 선견부대작전, 적지종심작전·대량살상무기 반출 등의 특수작전을 수행하는 육·해·공 전천후 작전, 바닷속 장애물과 기뢰를 제거하는 폭발물처리, 적 또는 불순세력에게 납치된 국민을 구출하고 해양차단작전을 수행하는 대테러작전이 바로 그것.
또한 해난구조전대가 수행하는 해난사고 발생 시 해상인명 및 해난구조작전과 항만·수로상 장애물 제거, 전시 주요 항만 개항 유지·상륙작전 전투구조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임무다. 이 밖에도 특전단은 국민의 안전과 해양환경 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이 같은 특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특수신체검사를 포함한 엄격한 선발 과정을 통과한 뒤 극한의 훈련을 이겨내야 한다. 특수전 대원을 희망하는 장교·부사관·병은 각각 25주·28주·10주간의 특수전 기초교육과정을 거친다. 교육과정 중 가장 혹독한 것은 바로 ‘지옥주’다. 탈락자의 절반가량이 이 지옥주 기간에 포기한다. 교육생들은 5일간 수면 없이 급식이 제한된 가운데 강도 높은 훈련을 받으며 고립된 지역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초전술을 습득하고 팀워크를 배양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기초교육을 이수한 후에도 작전팀에서 임무를 수행하려면 최소 4~5개의 특기 특수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지난 2011년 1월 21일 해군 청해부대 UDT 대원들이 아덴만 해상에서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21명을 안전하게 구출하고 있다.
아덴만 여명작전 등 국내외에서 활약
특수전 대원들은 국내외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굵직굵직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 왔다.
지난 2011년 1월 21일 해군 청해부대 검문검색대는 소말리아 인근의 아덴만 해상에서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피랍선원 21명을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없이 구출한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는 국군이 해외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구출한 최초 사례다. 또한 1999년 상록수부대, 2001년 해성부대, 2005년 인도네시아 지진해일 및 2014년 필리핀 태풍 피해 복구 등 해외파병 작전에도 동참해 세계 평화 정착에 이바지했다. 현재는 아크부대에서도 임무를 수행 중이다.
해양 재난 현장에서는 해난구조대원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창설 당시 이들의 주 임무는 전투 중 손상된 함정의 피해 복구와 좌초 선박의 구조·예인이었다. 1960년대 이후에는 우리 해군이 격침한 간첩선에서 전과를 확인하고 주요 장비를 인양하거나, 우리 군의 항공기 또는 함정이 조난했을 때 인명을 구조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해 왔다.
최근에는 국내외에서 발생한 국가 재해·재난 현장에 투입돼 국민의 신뢰를 받았다. 1993년 서해 페리호 침몰사고 때 사망자 292명의 시신을 모두 찾아냈으며 이 밖에도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및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탐색·구조·인양 임무를 수행했다. 지난해에는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에 신속대응팀의 일원으로 투입돼 구조 역량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국방일보 노성수 기자 사진=부대 제공>
해군특수전전단 UDT대원들이 해안침투 훈련을 하고 있다.
지옥주 극한 훈련 이겨낸 ‘최정예’
아덴만 등 국내외서 눈부신 활약
1955년 11월 9일
대한민국 해군 수중파괴대 창설
1993년
해상대테러(CT) 임무 추가
2000년 1월
특수전여단으로 재창설
2007년 12월 21일
특수전전단으로 재창설
2018년 9월 1일
해난구조전대, 특전단 예하로 예속 및 재창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