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전원식 일병의 유품. 국방부 제공
그동안 신원이 불분명했던 6·25전쟁 영웅의 신원이 또 한 번 확인됐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17일 경기도 가평 북면 목동리 일대에서 발굴한 6·25 전사자 유해를 고(故) 전원식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 일병은 2000년 4월 유해발굴을 위한 첫 삽을 뜬 후 157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다.
전 일병의 유해는 지난 2014년 3월 가평에 거주하는 지역주민의 제보에 의해 발굴이 이뤄졌다. 당시 제보자 송순목(73) 씨는 “어릴 적 할아버지께서 1·4후퇴가 있었던 시기에 부상 당한 군인 2명을 집으로 들여서 돌보셨는데, 얼마 되지 않아 돌아가시는 바람에 선산 근처 숲 가마터에 매장했다고 들었다”고 제보했다. 국유단은 제보를 토대로 현장을 조사한 뒤 여러 노력 끝에 2015년 10월 6·25 전사자로 추정되는 유해를 발굴했다. 발굴 당시 전 일병은 두개골을 포함한 완전한 유해로 발견됐으며 단추·옷핀·빗을 포함한 유품 23점도 함께 발굴됐다.
전 일병의 신원확인은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가 확보돼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 일병의 딸은 2019년 11월 유전자 시료 채취에 동참했고 국유단은 유해와 유전자를 비교·분석해 최근 이들의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국유단에 따르면 전 일병은 국군8사단 10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해 1951년 2월 가평지역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전 일병이 소속됐던 8사단은 발굴지역에서 60㎞ 이격된 횡성지역에서 전투 중이었고, 1·4후퇴 당시 중국군과 교전하며 가평으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딸 전정숙(73) 씨는 “아버지가 돌아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무덤덤하다”면서 “아직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아버지가 돌아오셨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고 심경을 밝혔다.
국유단은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해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내년 1월 중 전 일병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거행한 후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내년에도 국민들을 대상으로 사업 인식 및 참여도를 확대해 ‘국민과 함께, 국가에 대한 헌신에 보답하는 사업’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발굴된 전사자의 신원을 한 분이라도 더 찾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여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유단은 “유해 소재 제보나 유가족 유전자 시료 채취 참여 문의는 대표전화인 1577-5625(오!6·25)로 하면 된다”며 “유전자 시료 제공으로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심사를 통해 최대 10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고 전했다. <국방일보 임채무 기자 2020.12.17>
고(故) 전원식 일병의 유품. 국방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