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2021.01.18] 과거 ‘유급지원병’으로 불렸던 임기제 부사관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임기제 부사관이 간부 중심의 인력구조 개편과 청년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면서부터다.
현역으로 복무하다가 임기제 부사관에 지원하는 병사들의 수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15일 국방부에 따르면 2018년 임기제 부사관에 선발된 이들은 4552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7369명이었다. 2년 사이에 한 해 선발되는 임기제 부사관이 약 62% 늘어난 것이다.
임기제 부사관은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자 또는 현역 복무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일정 절차를 거쳐 하사로 선발해 6~48개월 복무토록 하는 제도다.
임기제 부사관의 가장 큰 매력은 근무하던 부대에서 전문성을 계속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임기제 부사관이 병 복무 중 일반 하사로 임관할 때와는 달리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부대와 특기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익숙한 환경에서 긴 시간 전우애로 뭉친 동료들과 계속 근무하는 혜택은 임기제 부사관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달라진 병영환경도 지원율 상승 요인 중 하나다. 국방개혁 2.0 추진에 따라 각급 부대가 선진병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면서 건강한 병영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또 꼭 필요한 것에만 집중하는 문화는 이제 트렌드가 됐다. 이러한 변화는 병사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했고, 지원율 향상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일반 하사와 동일한 보수체계를 적용하는 등 복무환경을 개선한 점은 지원율 상승의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다.
임기제 부사관이 간부 중심의 인력구조 개편과 청년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면서 지원자의 수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사진은 병 복무 중 임기제 부사관으로 임관한 국군지휘통신사령부 50대대 조민철(가운데) 하사가 부대 용사들에게 상용위성차량과 장비에 대해 교육하는 모습. 부대 제공
국방부가 지난달 22일 임기제 부사관의 자긍심과 직업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법률을 개정하면서 이런 분위기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개정된 법률에는 유급지원병을 임기제 부사관으로 개칭하고 병 전역 후 연장복무 하는 기간을 ‘최대 4년’까지 확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외부적인 요인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취업은 물론 아르바이트조차 구하기 어려워졌다. 아르바이트 포털인 ‘알바몬’이 지난해 10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아르바이트 구직자 1977명 중 84%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르바이트를 구하기가 이전보다 어려워졌다’고 답했을 정도다. 또 대학들의 비대면 학사운영이 길어지면서 전역을 앞둔 병사들이 복학을 고민하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비교적 짧은 시간, 안정적으로 학비·생활자금을 모을 수 있다는 점은 청년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부대 내에서도 임기제 부사관의 지원율 증가를 반기고 있다. 숙련된 인원이 익숙한 환경에서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부대 전투력이 향상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국방부 관계자는 “임기제 부사관의 지원율 증가는 곧 우수 인재가 야전부대 현장에서 전투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더 많은 지원자들이 임기제 부사관에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 운영 중 식별되는 미흡 사항을 보완하고 육·해·공군, 해병대와 긴밀하게 협조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일보 임채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