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와 함께 발굴된 고(故) 조창식 하사와 고 김성근 일병의 유품. 국방부 제공
유해와 함께 발굴된 고(故) 조창식 하사와 고 김성근 일병의 유품. 국방부 제공
반려자도 찾지 못한 23살 청년은 포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용감히 싸우다 숨을 거뒀다. 그리고 전사 70년 만에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1951년 8월 9일부터 9월 18일까지 치러진 노전평전투에서 전사한 고(故) 조창식 하사의 얘기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유가족 탐문활동을 바탕으로 6·25전쟁 당시 강원 춘천·인제에서 전사한 고 김성근 일병과 조 하사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김 일병과 조 하사는 2000년 4월 유해발굴 사업을 시작한 후 159~160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다.
국유단은 유해발굴 자료 재분석과 병적자료를 기초로 한 유가족 찾기 탐문활동을 벌여 유전자 시료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경우도 탐문활동을 통해 고인의 아들과 조카의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면서 신원을 확인했다. 국유단은 유가족 유전자 시료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탐문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김 일병은 국군6사단(추정) 소속으로 참전해 1950년 10월 4일부터 8일까지 치러진 춘천·화천 진격전에서 전사, 70년이 흐른 뒤 후배 전우들에 의해 허벅지 뼈 등 부분 유해와 수저, 단추 등 유품이 수습됐다. 아들 김홍식 씨는 “이제라도 아버지를 국립묘지에 안장해서 편히 모실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조 하사는 23살이 되던 해 참전해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전사했다. 조카 조철주 씨는 “셋째 숙부의 유해를 찾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후손들에게 숙부를 비롯해 나라를 위해 전사하신 분들의 고귀한 희생을 정확히 알려주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유단은 유가족과 협의해 2월 중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거행할 예정이다. 이후 고인들은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국방일보 임채무 기자 기사입력 2021. 0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