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 마련된 해군 경항공모함 전시관.
[국방일보 2021.06.18 인터넷] 최근 우리 군의 방위력개선사업에서 가장 핫(hot)한 이슈는 단연 경항공모함(경항모)이다.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1국제해양방위산업전(마덱스 MADEX·International Maritime Defense Industry Exhibition)에서 해군본부는 ‘경항공모함 전시관’을 마련, 경항모 확보의 당위성을 소개했으며 국내 조선업을 대표하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각각 제작한 개념설계 모형을 제시해 향후 경항모 건조사업에서의 뜨거운 수주 경쟁을 예고했다.
2020년 12월 합동참모본부에서 필요성이 인정돼 소요가 결정된 이후 경항모 확보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온 해군은 그 동안 개념설계를 통해 제작한 모형을 제시해 경항모에 대한 이해 도왔다.
해군의 개념설계 모형을 보면, 평갑판(flat deck)과 2개의 상부 구조물(island)를 설치한 길이 265m에 폭 43m의 3만톤급(경하톤수)의 크기의 경항공모함이다.
이는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대형수송함(LPH) 독도함의 길이 199.4m, 폭 30m에 배수량 1만4,500톤보다 훨씬 큰 규모이지만 중국의 6만톤급(길이 304m)의 중형항모 랴오닝함, 길이 7만톤급(길이 315m) 산둥함 그리고 350~380m로 추정되는 Type-003함의 8만5000톤급보다는 비교가 된다. 일본의 경우 헬기모함급이나 다름없는 길이 248m에 2만4000톤급의 이즈모함을 운용하고 있는데 곧 F-35B와 같은 수직 이착륙기를 운용할 수 있는 경항모로 개조될 예정이다.
■ 한국형 경항공모함 개념설계모델 비교
대우조선해양이 제시한 한국형 경항공모함 모델로서 125대1 크기의 모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경항공모함 건조와 관련해 2015년 ‘한국형 경항공모함 확보를 위한 선도형 핵심기술과제 발굴 및 로드맵 수립’과 2016년 ‘스텔스형 전투기가 적용된 건조 가능성 검토’ 등 해군이 발주한 각종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자체적으로 꾸준한 핵심기술 조사 분석을 통해 경항모 설계를 발전시켜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제시한 모델은 평갑판에 2개의 아일랜드가 설치된 모습으로 해군의 개념설계 모델과 외관적으로 거의 유사하다. 다만 해군의 개념설계 모델과는 길이가 2m 가량 짧은 대신 폭이 4m 정도 넓다. 탑재 예정인 주요 무기체계의 배치도 약간 상이하다.
대우조선해양의 소개 동영상에서 캡처한 항해 이미지.
이와 관련,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해군이 제시하고 있는 모든 요구조건(ROC)를 충족시키면서 운용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함정의 크기를 최대한 압축했다”면서 “특히 전투기가 일정 시간 내에 최대한 출격하는 출격가능횟수 즉 ‘소티 생성률(sortie generation rate)’에 중점을 두고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서 함재기를 갑판으로 이동시킬 엘리베이터를 함 우현으로만 배치해 효율적인 함재기 이동 동선을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또한 최적의 항공기 운용을 위한 설계의 일환으로 함교에서의 효율적인 지휘통제를 위해 전방표시장치(Head Up Display)를 적용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모델은 함재기를 비행갑판으로 이동시키는 엘리베이터를 우현쪽으로 배치하고 있으며(왼쪽), 함교의 작전요원들의 효율적인 지휘통제를 위해 첨단 전방표시장치(Head Up Display)를 적용하는 안을 제시했다. 사진=대우해양조선 영상 캡처.
대우조선해양 경항모의 격납고 구성. 소개 영상 캡처.
현대중공업은 함수에 스키점프(ski jump) 형식을 적용한 모델을 제시해 눈길을 ‘확’ 모았다. 해군이 이미 스키점프 형식이 아닌 일반 평갑판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이기 때문이다. 스키점프대는 이탈리아의 카보우르함, 영국의 항공모함 퀸엘리자베스함 등에서 채택하고 있다.
2021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서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경항공모함 모형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 = 양동욱 기자
1대 150 크기로 제시한 현대중공업 개발모델은 3만톤급으로 배수량 면에서 해군의 개념모델과 동일하고 역시 2개의 아일랜드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비행갑판 폭을 약 30% 확장한 전체길이 270m, 폭 60여m(비행갑판 길이 260m, 폭57m)의 크기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해군의 개념설계 모델보다 함재기를 더 많이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면서 “스키점프대를 추가한 것은 활주 길이를 감소시켜 함재기에 더 많은 무장과 연료를 탑재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경항모의 미래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향후 비행갑판의 개조/개조가 용이토록 설계했다”며, “이 경우 어레스팅 와이어(arresting wire)를 이용한 착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대중공업의 모델은 함미에 무인항공기(UAV) 및 무인수상정·잠수정(USV·UUV)을 운용할 수 있는 공간/플랫폼도 제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항모 소개 영상에서 캡처한 격납고 내 항공기 정비.
현대중공업 소개 영상에서 제시된 함미의 무인체계(UAV·UUV·USA) 운용 플랫폼.
경항공모함은 기본적으로 함정을 공격하는 대함미사일을 방어할 미사일 및 발사체계를 비롯해 함정의 최종 수비수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 12.7mm 중기관총 그리고 대(對)유도탄기만체계와 어뢰음향대항체계(TACM), 전자전장비(재밍송신장치), 정밀접근레이더 및 중·장거리 관제레이더 등 갖추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이 개념모델에서 각종 탑재 무기체계를 배치한 사례.
이번 MADEX에서는 경항모에서 다종의 미사일을 함께 발사할 수 있는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Korean Vertical Launching System)-Ⅱ을 한화시스템이, 근접방어무기체계로는 국내 개발될 30mm 개틀링기관포 기반의 CIWS-Ⅱ를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선보였다.
한화시스템이 선보인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Korean Vertical Launching System)-Ⅱ. 한국형 표준 수직발사대로서 다종의 미사일을 함정 내부에 탑재해 수직으로 발사한다.
경항모를 비롯해 해군의 차기 구축함 등 주요 함정에 탑재하기 위해 국내 개발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한화시스템(왼쪽)과 LIG넥스원(오른쪽)이 각각 제시한 모델.
경항공모함을 건조하는 데는 얼마나 들까. 해군은 2조여 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함정을 국내에서 건조하고 탑재되는 무기체계와 전투체계(combat system) 등을 국내 연구개발을 통해 획득하게 되므로 국내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경항모를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은 연료비, 수리비, 정비비 등 수순 운영유지비만을 볼 때 연 5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2021년 올해 해군예산의 약 0.06% 수준이다.
경항모 건조사업에는 약 10년이라는 장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재 경항모를 건조 운영하는 일이 적절한지를 검증하는 사업타당성조사를 비롯한 선행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후 기본설계 및 상세설계를 거쳐 본격적인 함 건조가 진행돼 2033년께 전력화가 이뤄질 것으로 해군은 전망하고 있다. <국방일보 신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