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1함대 특전대대 장병들이 테러 상황을 가정한 승선검색훈련을 하고 있다. 22년 만에 개정된 해군의 목표 중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는 내용을 추가해 군사외교, 국제평화 유지활동 등 국가 대외정책 지원이 해군의 중요한 역할임을 강조했다. 해군 제공
[국방일보] 해군 정책·전략의 방향타 역할을 할 ‘해군의 목표’가 22년 만에 개정됐다.
해군은 지난 20일 “1년여간 심층적 연구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선진해군 비전을 포함한 해군의 목표를 개정했다”며 “이 목표는 국가안보 목표와 국방 목표, 해군 비전을 구현할 수 있도록 정책·전략·군사활동에 기본 지침과 방향을 제시하는 ‘대항해 계획’의 나침반”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미래 해군의 정책·전략적 지향점인 선진해군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해군상을 구체화하고, 5년 주기로 개정하는 국방기획관리체계 기획문서와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했다.
해군은 1980년 이전에는 연도별 ‘해군 운용 목표’를 설정해 정책·전략을 수립했다. 1980년 4월 23일 해군이 나아가야 할 기본 방향과 참모총장의 주요 정책 의도를 종합적으로 제시해 전 장병이 같은 목표의식을 갖고 전진할 수 있도록 해군의 목표를 최초로 제정했다. 이후 시대적 흐름에 따른 용어 변경과 문맥의 의미 등을 고려해 1999년까지 총 4차례 개정했다.
기존 해군의 목표는 ‘대한민국 해군은 국가보위와 번영을 뒷받침하는 핵심전력으로서 △자주적인 해군력을 구축하여 전쟁을 억제한다 △해양 우세권을 확보하여 전승을 보장한다 △해양활동을 보호하여 국가이익을 증진한다 △해군력을 현양하여 국위를 드높인다’였다. 이번 개정에서는 ‘대한민국 해군은 국가를 방위하고 번영을 뒷받침하는 핵심군으로서 △전쟁을 억제한다 △해양전에서 승리한다 △국가이익을 수호한다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로 바꿨다.
해군은 목표 개정에 앞서 면밀한 검토와 논리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6단계 절차를 적용했다.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 도출, 개정(안) 정립, 전문기관·연구부대(서) 의견 수렴, 장성단 토의, 대령급 포럼 등의 과정을 거쳐 해군본부 정책회의에서 목표 개정을 완료했다.
해군은 “도입부의 ‘국가보위와 번영을 뒷받침하는 핵심전력’을 ‘국가를 방위하고 번영을 뒷받침하는 핵심군’으로 변경해 안보환경 변화에 따른 역할 증대가 요구되는 시대적 상황에서 소명을 다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세부 내용 중 ‘해양 우세권을 확보해 전승을 보장한다’를 ‘해양전에서 승리한다’로 바꿔 활동 영역을 바다뿐만 아니라 우주·사이버 등 다영역으로 확장하고, 모든 영역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는 내용도 추가해 해군력을 통한 군사외교, 국제평화 유지활동 등 국가 대외정책 지원이 해군의 중요한 역할임을 강조했다. 또 MZ세대와 미래 군 복무 장병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방법론적 문장을 삭제하고, 간결한 문구로 전달력을 높였다.
해군은 창군 이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도전·개척 정신을 바탕으로 ‘연안해군’에서 ‘대양해군’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이지스구축함·3000톤급 잠수함·해상초계기 등 입체전력을 보유했다. 경항공모함 도입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해군은 개정된 목표가 창설 100주년이 되는 2045년을 대비해 대양해군으로서 위상을 제고하고, 선진해군 건설에 강력한 추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형식(준장) 해군본부 정책실장은 “강하고 정예화된 해군력을 보유한 우리 해군이 임무·방향·비전을 제시하는 해군의 목표를 개정한 것은 선진해군으로 나아가는 필수 과제”라며 “개정된 해군의 목표를 전 장병과 군무원이 공감하고 행동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해군은 홈페이지 팝업 게시, 해군발전자문위원·유관기관 설명, 학술지 기고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해군의 목표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해설서도 발간할 예정이다. 국방일보 2021.08.22 노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