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대 명품 전우를 소개합니다-시즌2 / 육군특전사 비호부대 최우재 병장

국방일보 2021. 12. 26 인터넷

 

 

국제보건기구서 사회적 약자 돕는 게 꿈

전역 전 휴가 반납 코로나 파견 임무 수행

많은 사람 만나 시행착오 경험하고 싶어

 

나만의 성공 Tip 3

1. 자신의 가장 큰 욕망을 파악하고 이를 얻기 위해 진로 설계하기

2. 누구에게나 존댓말을 습관화하기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버릇없는 행동 사전 방지)

3. 항상 실패를 대비한 계획 세우기

 

육군특전사 비호부대 최우재 병장 1.jpg

충남 생활치료센터에서 파견된 육군특전사 비호부대 최우재 병장. 사진 부대 제공

 

육군특전사 비호부대 최우재 병장 2.jpg

 

코로나19 의료 지원과 훈련 통역 지원을 위해 전역 전 휴가를 반납한 육군특전사 비호부대 최우재(왼쪽) 병장과 류한림 병장. 사진 부대 제공

 

 

대한민국 남자 의사 대부분은 병역의무를 장교 신분인 군의관, 혹은 보건소 등에 배치되는 공중보건의로 이행한다. 부대나 시골 등 의료취약 지역에서 일할 의사가 필요하고, 의사들 역시 군 생활 동안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런 ‘선택권’을 스스로 거절한 의사 출신 육군 병사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장교·공중보건의 대신 병사 복무를 지원한 의사, 바로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비호부대 최우재 병장이다.

 

“유복한 집안서 태어나 운 좋게 공부한 사람”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최 병장은 지난해 2월 6일 의사 면허를 취득했다. 보통 의사라면 레지던트로 근무하다 군의관으로 임관하거나 공중보건의를 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 병장은 자신의 꿈을 실천하고자 조금 멀리 내다봤다. 그의 목표는 국제보건기구에서 일하며 전 세계 사회적 약자들이 더 나은 의료 혜택을 받게끔 이바지하는 것이다. 한국 의사들과 다른 진로를 구상하는 만큼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최 병장은 판단했다. 39개월간 복무하는 군의관·공중보건의보다 병사로 18개월 군 복무를 끝내는 쪽이 목표에 한 걸음 빨리 나아가는 방향이라고 본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강인한 정신을 기르기 위한 목적도 있다. 최 병장은 자신을 ‘유복한 환경에서 태어나 운 좋게 공부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공부를 좋아했고, 또 부모님 덕에 부족함 없이 공부를 해오면서 부지불식간에 내 안에 ‘엘리트주의’가 자리 잡았다”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강인한 정신을 기르고, 많은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넓은 시야를 가져 편협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고자 현역병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휴가도 반납하고 코로나19 최전선 합류

 

‘말년’ 최 병장은 입대 후 위병소 경계근무부터 인사업무 등 본분(?)을 잊은 채 특전병 임무를 수행해 왔다. 지난 11일에는 꿈에 그리던 전역 전 휴가를 출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힘들어하는 의료진들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결국 그는 남은 휴가 중 20일을 반납하고, 지난 1일부터 한 달간 충남 생활치료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를 위한 파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최 병장은 입대 전에도 기간제 의사 신분으로 서울 서대문구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는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등 의료진이 고생하는 걸 모른 척할 수 없었다”며 “아울러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들인데, 앞으로 이들이 더 나은 여건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일하는 게 나의 꿈인 만큼 이번 봉사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부대 도움으로 복무 중 ‘미국 의사고시’ 합격

 

최 병장은 지난 10월 미국 의사 면허 시험(USMLE) 1차 시험에 합격했다. 장병들의 자기계발 여건을 보장하는 부대의 배려가 큰 힘이 됐다. 앞서 경비소대 경계 임무를 하던 그는 잦은 근무 탓에 시험을 준비할 시간이 매우 부족했다. 이에 최 병장은 당시 본부근무대장이었던 박지훈 소령에게 야간 사이버지식정보방 연등 허가를 건의했다. 박 소령은 선뜻 허락했고 하루 3시간 정도였던 공부 시간을 5시간까지 늘릴 수 있었다. 최 병장은 무사히 시험에 응시해 합격이라는 좋은 결과까지 거뒀다.

 

최 병장은 “박 소령님의 결단과 허락이 없었다면 시험을 치르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자기계발에 우호적인 부대에서 복무할 수 있었던 것에 큰 감사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향후 대한민국 외교적 입지 강화에 노력

 

어린 시절 프랑스와 홍콩에서 유학한 덕에 여러 외국어에 능통한 최 병장은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활용할 길은 ‘국제보건기구에서 일하는 것’이라고 했다. 언어 능력과 앞으로 갈고닦을 보건·의료계 전문성을 결합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최 병장은 전역 후 보건대학원에서 공부해 보건정책 수립에 관한 공부를 할 방침이다. 이미 하버드와 존스 홉킨스 미국 보건대학원에 지원했다. 합격할 경우 내년 가을부터 1년간 공부하게 된다. 대학원 공부가 끝나게 되면 다시 한국에 돌아와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인턴-레지던트 수련 과정을 통해 의사로서 전문성을 갈고닦겠다는 복안이다.

 

최 병장은 “국제보건기구나 기타 기관에서 일하는 국제보건학자로서 대한민국의 발달한 의료와 독특한 경제개발 등 경험을 타국과 공유해 우리나라의 외교적 입지 강화에 이바지하고 싶다”면서 “무엇보다 현재 1순위 목표는 ‘건강하게 전역하기’”라며 미소를 지었다. 국방일보 김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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