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침투 거침없이 2일 ‘고고도 이탈 고고도 개방(HAHO)’ 집체훈련에 참가한 육군특수전사령부 장병들이 C-130 항공기에서 강하하고 있다. HAHO는 고고도에서 낙하산을 개방해 수 ㎞를 가로질러 활공 침투하는 방법이다. 국방일보 이경원 기자
[국방일보 2022.03.02 ] 전국 대부분 지역의 한낮 최고 기온이 영상 10도 이상을 기록하면서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린 2일 오후.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회색 낙하산들이 펼쳐졌다.
낙하산 하나에 의지해 2만 피트(약 6㎞) 이상의 고도를 강하하는 이들은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최정예 장병들이다. 특전사는 이날 적진에 은밀하게 침투하는 임무 숙달을 위한 ‘고고도 이탈 고고도 개방(HAHO·High Altitude High Opening)’ 집체훈련을 전개했다.
특전 장병들을 태우고 활주로를 힘차게 이륙한 C-130 항공기는 HAHO 집체훈련을 진행할 경기도 모 지역으로 향했다. 특수장비로 무장한 장병들은 산소마스크를 착용했다. 고고도에서 그냥 낙하하면 감압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강하 전 30~45분 동안은 100% 산소로 호흡해 혈관에 녹아있는 질소를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새 항공기 고도는 1만 피트가 훌쩍 넘었고, 요원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강하 신호 불빛이 ‘초록색’이 되기만을 주시했다. 지상 안전요원과 무전을 주고받은 강하 조장이 준비 명령을 하달했다. 이윽고 신호가 초록색으로 바뀌자 특전 장병들은 한 치 망설임 없이 창공에 몸을 내던졌다.
특전사는 지난달 14일부터 HAHO 집체훈련을 강도 높게 시행하고 있다. HAHO는 고고도에서 낙하산을 개방해 수 ㎞를 가로질러 활공 침투하는 방법이다. 고고도 강하는 적에게 항공기 소음을 노출하지 않고 은밀하게 침투할 때 사용한다.
HAHO는 산소 장비와 무장을 착용하고 강하하는 고난도 훈련이다. 특히 실전에서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수준 유지 훈련이 필수다. 이번 HAHO 집체훈련 역시 장병들의 수준 유지에 중점을 뒀다. 더불어 △풍향·풍속을 고려한 활공 침투 데이터 구축 △변화하는 작전 환경과 기술 등에 부합한 HAHO 전술 교리 개선 △장비 전력화 소요 도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장병들은 훈련에 앞서 HAHO 개념 이해 및 장비 사용·활용법, 군장 결속 등 기초적인 사항을 반복 숙달했다. 또 고고도에서 이탈해 자유 낙하하다 3500~4000피트 높이에 도달하면 강하자가 핀을 뽑아 낙하산을 펼치는 방식의 주·야간 ‘고고도 이탈 저고도 개방(HALO·High Altitude Low Opening)’을 병행하며 수준 유지 및 공중침투 능력을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윈드 터널(인공적으로 바람을 만들어 강하와 비슷한 환경을 제공) 실습, 낙하산 포장, 기내 행동절차를 익히는 데에도 매진했다.
훈련에 참가한 최○○ 상사는 “매번 훈련에 임할 때마다 긴장되는 건 사실이지만, 한 치 실수도 없어야 하는 침투작전을 완수하려면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며 “이번 집체훈련은 고공 침투능력을 배양하고, 어떠한 침투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HAHO 강하를 성공적으로 마친 특전사는 3일 야간에 진행하는 종합전술 야외 기동훈련(FTX)을 끝으로 3주의 교육을 종료한다. 종합전술 FTX는 산소 무장 HAHO 강하, 육상침투, 특수정찰, 복귀 등으로 편성돼 있다. 김해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