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2022 호국훈련 현장에 가다 해병대 호국합동상륙훈련
26일 경북 포항시 송라면 일대 해안에서 전개된 해병대 호국합동상륙훈련 ‘결정적 행동(Decisive Action)’에서 접안에 성공한 해병대 장병들이 하차 전투를 하는 가운데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들이 연막탄을 터트리며 해안으로 접근하고 있다.
해병대가 육·해·공군과 함께 해상·공중에서 실전적인 상륙작전을 펼쳐 고유의 임무 수행능력을 끌어올렸다. 해병대는 26일 경북 포항시 송라면 일대 해안에서 호국합동상륙훈련의 ‘결정적 행동(Decisive Action)’을 전개했다. 해병대 본연의 임무인 상륙작전을 위해 거친 파도를 뚫고, ‘무적해병’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훈련에 매진하는 현장을 찾았다. 글=이원준/사진=조종원 기자
실전 같은 상륙돌격…KAAV 접안 성공
26일 오후 12시30분. 수평선 저 멀리 보이는 바다에서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들이 4900톤급 상륙함(LST-Ⅱ) 일출봉함을 비롯한 상륙함을 벗어나 바다로 진수했다.
점처럼 작게 보이던 KAAV가 해안에 가까이 도착한 것은 약 30분이 지난 시점. 목표지점을 앞둔 KAAV는 연막탄을 터뜨리며 적의 시야를 교란했다. 이내 연기를 뚫고 다시 모습을 드러낸 KAAV는 접안에 성공했다.
해안에 잔존한 적이 저항해봤지만, K4 고속유탄기관총과 K6 중기관총으로 무장한 KAAV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KAAV는 최근 전력화된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장착해 정밀 교전능력을 자랑했다. 해병대 장병들은 ‘무적해병’이란 명성에 걸맞게 가상의 적군을 빠르게 제압했다.
상륙돌격 훈련은 상륙작전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이번 훈련에는 해병대와 육·해·공군 전력이 총출동했다. 해군·해병대 장병 6000여 명과 KAAV 40여 대, 독도함(LPH)·일출봉함·공기부양정(LSF-Ⅱ) 등 함정 10여 척,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수송기(C-130)·수송헬기(CH-47·UH-60) 등 항공기 50여 대가 투입됐다.
“현 시간부로 상륙작전을 시행한다!”
결정적 행동은 상륙군사령관의 명령 하달로 포문을 열었다. 바다에 진수해 있던 KAAV는 총 4개 파로 나뉘어 차례로 해상돌격을 했다. 1파로 나선 KAAV 4대는 해안을 향해 물살을 갈랐다.
오후 1시, 약속된 시간에 KAAV가 정확히 육지를 밟았다. 디젤엔진이 내는 육중한 굉음과 함께 해안에 진입한 KAAV는 원격사격통제체계를 이용해 적군을 제압했다.
해병대 장병들은 상륙지역을 완전히 확보하기 위해 하차 전투에 돌입했다. KAAV 뒤편 램프가 열리자 해병들은 우렁찬 함성을 내지르며 전진했다. 뒤에서는 K4 고속유탄기관총·K6 중기관총을 장착한 KAAV 원격사격통제체계가 사방으로 움직이며 이들을 엄호했다.
원격사격통제체계는 사수가 KAAV 내부에 탑승한 상태에서 전시기를 보며 무장을 원격으로 운용하는 무기체계다. 기존 유인 포탑체계에 비해 정밀 교전능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사수 생존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1시20분, 뒤이어 KAAV 8대가 추가로 해안에 접안했다. 이들의 상륙지점은 모래와 자갈로 가득했지만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바닷물을 뚝뚝 흘리며 KAAV 램프가 열리자 해병들은 다시금 목표지점을 향해 달려나갔다. 이들은 해안 너머로 숨어든 적군의 숨통을 완전히 끊기 위해 조금씩 전진해갔다. 그로부터 10분 뒤, 마지막 4파까지 접안하며 상륙지점을 완전히 확보한 것을 마지막으로 해상 상륙돌격은 마무리됐다.
한국군 단독 합동작전 수행능력 검증
우리 군은 상륙군의 전투 임무 수행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이번 호국합동상륙훈련을 진행 중이다. 복합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공군작전사령부, 육군특수전사령부, 육군항공사령부, 국군수송사령부, 국군화생방사령부, 국군심리전단, 사이버작전사령부도 훈련에 동참했다.
특히 해병대는 다양한 합동전력과 상륙작전을 펼치며 우리 군 단독 합동상륙작전 수행능력을 검증하고 있다. 해병대는 지난 17일부터 육·해·공군 합동전력과 여건조성작전을 시작으로 탑재, 작전지역 이동, 연습 등 상륙작전 절차를 숙달했다. 그리고 이날 KAAV, 헬기, 상륙함 등 합동자산을 활용해 상륙군 투사능력을 검증했다. 이번 호국합동상륙훈련은 28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상륙군 지상전투제대 지휘관 김태원 해병대령은 “한국군 단독 합동상륙작전 계획을 수립하고, 합동전력 운용절차를 집중 숙달하는 등 실전적이고 강도 높은 훈련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임무가 부여되면 언제 어디서 어떠한 상황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방일보 2022.10.26 글=이원준 기자 사진=조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