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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32보병사단이 8일 부대 연병장에서 개최한 군견 ‘달관’이 은퇴식에서 윤상순(중령) 기동대대장이 달관이에게 장병들의 마음을 담은 꽃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국방일보 김병문 기자

 

[국방일보 2022.12.08] “달관아! 임무 수행하느라 고생했어. 푹 쉬고 행복하기만 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군견’으로 불리는 ‘달관’이가 8일 군 생활을 마치고 명예롭게 은퇴했다. 달관이는 지난 2019년 산행 중 실종된 조은누리(당시 14세) 양을 찾아내 ‘영웅’이 된 군견이다. 3년여의 시간이 지나 10살이 된 달관이의 신체 나이는 사람으로 치면 70대. 달관이가 소속된 육군32보병사단은 체력적인 문제로 더 이상 임무 수행이 버겁다고 판단해 남은 생을 편히 보낼 수 있도록 은퇴를 결정했다.

달관이는 은퇴식을 앞두고도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달관이는 이날 오전 세종시 금남면에서 열린 국지도발 대비 훈련에 동참해 군 생활의 대미를 장식했다.

정찰 임무를 맡은 달관이는 북적이는 취재 인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산길을 헤치며 훈련에 몰입했다. 달관이의 듬직한 눈빛은 나이를 잊게 할 만큼 맑고 총명했다.

“수색 능력은 여전하다”는 사단의 설명을 입증하듯 달관이는 훈련 내내 ‘파트너’인 군견병 김민수 일병을 바라보며 능숙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마지막 훈련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 김 일병은 “달관이가 가장 좋아하는 공놀이를 함께한 기억이 떠오른다. 이제는 편히 쉬기를 바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오후 사단 연병장에서 달관이 은퇴식이 열렸다. 사단 장병들은 달관이의 ‘제2의 견생’을 응원하기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특히 은퇴식에는 달관이가 구조한 조은누리 양과 가족이 참석해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조 양은 달관이와 마주한 뒤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았다. 그만큼 감사의 마음이 깊다는 뜻. 아버지 조한신 씨도 소중한 딸을 찾아준 달관이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지금부터 하는 말을 달관이가 알아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축사에 나선 조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그는 “육군 장병들, 달관이가 없었다면 우리 가족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딸의 생명의 은인이자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달관이가 앞으로 남은 생을 행복하고 편하게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사가 끝나자 달관이의 목에 선물이 주렁주렁 달렸다. 눈길을 끈 것은 ‘나를 찾아줘서 고마워’라는 문구가 새겨진 반려견 이름표 펜던트. 조 양이 마련한 선물이었다.

대대 장병들이 달관이를 위해 쓴 손편지로 만든 목걸이도 목에 걸렸다. 가장 좋아하는 대형 개 껌까지 선물 받은 달관이는 조양 가족과 장병들의 마음을 아는 듯 꼬리를 흔들어 보였다.

달관이는 2012년생 수컷 셰퍼드로 태어난 이듬해 군견교육대에서 20주 동안 교육받았고 그해 11월 정찰견으로 32사단 기동대대에서 군 생활을 시작했다.

수많은 훈련과 임무를 충성스럽게 수행하며 베테랑 군견으로 거듭난 달관이는 지난 2016년에는 2작전사령부 군견경연대회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매년 시행하는 군견훈련소 보수교육에서도 오랜 기간 종합 성적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뽐냈다.

사단은 10년 가까이 성실히 임무를 수행하고 은퇴한 달관이가 경계보조견 등으로 부대에서 편히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육군본부에 건의했다.

윤상순(중령) 기동대대장은 “10년 동안 핸들러(Handler)를 포함한 대대 장병과 교감한 달관이에게 부대와 전우들이 가장 편할 것이라 판단했다”면서 “‘네 발의 전우’인 달관이가 은퇴 후에도 부대에 남아 행복을 누리는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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