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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0톤급 상륙함 천왕봉함과 일출봉함에서 진수된 KAAV들이 연막탄을 터트리며 목표 해안으로 돌격하고 있다.

 

[국방일보] 해군·해병대가 연평도 포격전 전승기념일을 앞두고 경북 포항 일대에서 ‘2023 호국 합동상륙훈련’을 전개하고 있다. 21일 도구 해안에서는 상륙작전의 하이라이트인 ‘결정적 행동’이 펼쳐졌다. 훈련에 나선 해병대 장병들은 13년 전 연평도에서 적의 기습포격에 산화한 두 전우를 기억하며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갔다. ‘무적 해병’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훈련 현장을 찾았다. 글=이원준/사진=양동욱 기자

 

상륙군 주 병력 목표지점 향해 돌격

 

연평도 포격전 13주기를 이틀 앞둔 21 오전 9시30분. 도구 해안에서 약 4㎞ 떨어진 해상에서 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KAAV)들이 4900톤급 상륙함(LST-Ⅱ) 천왕봉함과 일출봉함을 벗어나 바다로 뛰어들었다. 이로써 상륙군 주 병력이 목표지점을 향해 돌격하는 결정적 행동의 막이 올랐다.

 

30분 뒤 점처럼 작게 보이던 KAAV 17대가 해안에 접근했다. 목표지점을 앞둔 KAAV는 연막탄을 터뜨리며 적의 시야를 교란했다. 연기를 뚫고 다시 모습을 드러낸 KAAV는 힘찬 돌격을 이어갔다. 해안가 모래사장에는 KAAV가 내뿜는 웅장한 디젤엔진 소리가 울려 퍼졌다.

 

적 방어선은 이미 선견부대작전과 함포사격 지원으로 무력화된 상태. 해안에 남아 있는 적이 저항했지만, K4 고속유탄기관총과 K6 중기관총이 결합된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로 무장한 KAAV를 막을 수는 없었다.

 

KAAV가 자랑하는 RCWS는 사수가 내부에 탑승한 상태에서 전시기를 보며 무장을 원격으로 운용하는 체계다. 기존 유인 포탑체계에 비해 정밀한 교전 능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사수의 생존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공중에선 육군의 아파치(AH-64E) 공격헬기와 해병대 마린온(MUH-1) 상륙기동헬기 등이 상륙군을 엄호했다.

 

잠시 후, KAAV 17대가 접안에 성공하고 하차 전투가 벌어졌다. KAAV 뒤편 램프가 열리자 해병대원들이 우렁찬 함성을 내지르며 튀어나왔다. 해안 너머로 숨어든 적군의 숨통을 완전히 끊기 위해서다. 돌파구를 마련한 해상돌격부대는 목표지점을 확보하기 위해 내륙으로 진격했다.

 

오전 10시20분.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은 상륙군이 적지에 해안두보를 확보하는 것으로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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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호국 합동상륙훈련의 하이라이트인 ‘결정적 행동’이 펼쳐진 21일 해안 상륙에 성공한 해병대원들이 하차 전투를 위해 상륙돌격장갑차(KAAV)에서 뛰어나오고 있다.

 

 

함정·항공기 이용 상륙 목표지역 적 무력화

 

지난 17일 시작한 호국 합동상륙훈련에는 해병대원 3400명과 KAAV 30여 대 등 여단급 전력이 투입됐다. 1만4500톤급 대형수송함(LPH) 마라도함과 4400톤급 구축함(DDH-Ⅱ) 충무공이순신함을 포함한 함정 10여 척, 항공기 30여 대 등 육·해·공 입체 전력이 참가해 합동성을 높였다.

 

호국 합동상륙훈련은 출전 신고를 시작으로 △병력·장비 탑재 △함안 이동 △결정적 행동 △육상작전 전환 후 연결작전까지 상륙작전 절차에 맞춰 진행됐다.

 

참가 전력은 적 위협을 가정한 상륙 전력 해상기동, 상륙해안의 위협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선견부대작전, 함정·항공기를 이용해 상륙 목표지역의 적을 무력화하는 대규모 화력지원 등으로 합동상륙작전 수행 능력을 끌어올렸다.

 

특히 결정적 행동은 전체 훈련의 ‘백미’였다. KAAV 뿐만 아니라 헬기·고속상륙정 등을 활용한 공중·해상돌격은 다른 장소에서 이뤄졌다. 결정적 행동 이후에는 후속 상륙, 대량 전상자 처치훈련 등을 했다.

 

합동자산을 활용해 상륙군 투사 능력을 검증한 해병대는 강하고 실전적인 교육훈련을 지속하고, 상륙작전 계획 수립 절차와 합동전력 운용 절차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상륙군 지휘관인 유창훈(대령) 해병대1사단 3여단장은 “고강도 훈련으로 합동상륙작전 수행 능력을 제고하고, 해병대로서 자부심을 함양할 수 있었다”며 “훈련 성과를 바탕으로 적에게는 두려움을 주고, 국민에게는 믿음을 줄 수 있는 완벽한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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