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국립제주호국원에서 엄수된 고 강윤식 일등중사 안장식에서 고인의 영현이 묘역으로 봉송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제공
6·25전쟁 당시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다 장렬히 전사한 고(故) 강윤식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가 먼 길을 돌아 74년 만에 고향 제주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국방부는 4일 오전 국립제주호국원에서 이근원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장(이하 국유단) 주관으로 유가족, 군 주요 인사, 김성중 제주도 행정부지사, 제주 보훈청장과 보훈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 강윤식 일등중사의 안장식을 거행했다.
안장식은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전사자의 고향인 제주도에서 최고의 예를 갖춰 마련됐으며, 국기·고인에 대한 경례, 경과보고, 추모사, 종교의식, 헌화·분향, 영현 봉송, 하관 및 허토, 조총 및 묵념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영면에 들어간 고인은 1922년 9월, 서귀포의 한 소박한 농가에서 5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고구마와 보리를 가꾸며 정직하게 살아가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으나, 가세가 기울자 고인은 후대가 없는 친척의 양자로 들어갔다.
이후 1942년 사랑하는 아내와 결혼하여 두 아들을 낳고 행복한 삶을 시작한 고인은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조국을 지키기 위해 제주에 있던 육군 제5훈련소로 자진 입대하였다. 이후 국군 제5사단에 배치되어 대구로 이동한 고인은 1950년 10월경 '영남지구 공비토벌’에 참전하며 북한군을 소탕했다.
이후 강원도 횡성의 포동리와 태기산을 넘나들며 수많은 전투를 치른 고인은 마침내 인제지구 전투에서 중공군과 맞서 싸우다가 1951년 4월 27일, 27세의 나이로 장렬히 전사했다.
고인의 희생은 중공군의 공세 이후 국군과 유엔군의 반격 과정에서 캔자스선 유엔군이 중공군의 춘계 공세를 물리치고 북진하면서 설정한 방어선(임진강 하구∼전곡∼영평천∼화천저수자∼한계령∼양양)을 넘어 진격하려는 국군 제5사단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시간이 흘러 2012년 4월, 국유단과 육군 제12보병사단 장병들은 강원도 인제군 박달고지 능선에서 고인의 유해를 발굴하였다. 이후 2021년 고인의 증손자 강성문(2000년생) 씨가 군에 입대하여, 유해발굴 사업을 알게 되어 유가족이 DNA 시료 채취에 동참하였고, 이를 통해 고인과의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안장식에 참석한 고인의 손자 강철진(69년생) 씨는 “아버지께서는 해군 부사관으로서 월남전에 참전하셨고, 평생을 할아버지의 유해를 기다리며 보내셨습니다. 비록 아버지께서는 눈을 감으셨지만, 할아버지의 유해를 찾아서 고향 제주에 명예롭게 모실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70여 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잊지 않고 끝까지 찾아준 국가와 군(軍)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말했다.
이근원 국유단장은 추모사에서 “선배 호국영웅께서 이루어낸 승리의 발자취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든든한 토대가 되었습니다.”라며, “우리 군은 이 땅 어디에선가 기다리고 계실 또 다른 호국영웅들을 끝까지 찾아서 단 한 분도 홀로 남겨두지 않고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모실 것입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