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진해군항에 모인 김호진(가운데) 중사, 김찬진(왼쪽)·김정진 하사가 해군·해병대 창설 정신을 상징하는 손원일 제독 동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부대 제공
동기일신(同氣一身). 형제자매는 한 몸이나 다름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대한민국을 굳건히 지키기 위해 ‘동기일신’의 자세로 헌신하고 있는 해군·해병대 삼형제가 있어 화제다. 사연의 주인공은 해군5기뢰/상륙전단(5전단) 김호진 중사와 해병대2사단 김찬진·김정진 하사.
진해군항이 있는 경남 창원에서 나고 자라며 어렸을 때부터 군인 또는 군 가족을 자주 접하며 군과 친숙했던 형제는 직업군인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해군·해병대에 차례로 입대했다.
장남인 김호진 중사는 2020년 해군 부사관 268기로 임관하며 삼형제 중 가장 먼저 군에 발을 내디뎠다. 김 중사는 해군1함대 근무를 시작으로 6개월간 청해부대 파병 임무도 수행했다. 현재는 5전단 기뢰탐색함(MHC) 강경함 소속으로 영해수호 임무에 매진하고 있다.
둘째 김찬진 하사는 해병대를 꿈꿨던 아버지 소원에 따라 병 1260기로 입대, 해병대2사단 상장대대에서 군 복무를 시작했다. 해병대 특유의 강인함과 자부심에 매력을 느낀 그는 2021년 6월 부사관으로 신분을 전환했다. 현재는 강화도 최전방에서 K55A1 자주포 포반장을 맡고 있다.
막내 김정진 하사는 해병대 입대 후 늠름해진 둘째 형을 좇아 병 1272기로 입대했다. 그는 자주포 부사수로 복무를 시작했지만, ‘해병대 수색대’라는 꿈에 새롭게 도전하고 군인으로서 더 큰 보람을 얻기 위해 2022년 부사관으로 전환했다. 현재는 둘째 형과 함께 해병대2사단에서 근무하고 있다.
삼형제는 소속 부대가 달라 진해·강화·김포에 뿔뿔이 흩어져 있지만, 군인으로서 사명은 한 몸처럼 지니고 있다. 군인이자 해군·해병대 부사관이라는 공통점으로 새롭게 뭉친 덕분이다. 과거엔 티격태격 싸울 때도 많았지만, 지금은 서로를 너무나 잘 이해하는 끈끈한 전우 사이가 됐다.
김 중사는 동생들에게 선배로서 해군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전수하며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두 동생 또한 해병대 문화와 정서를 큰 형과 교류하며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삼형제의 아버지 김혜욱 씨는 늠름한 군인이 된 세 아들이 자랑스럽다. 그는 “국가에 헌신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에도 스스로 군인의 길을 선택한 아들들이 자랑스럽다”며 “세 아들의 빈자리가 허전할 때도 많지만 각자 보람과 행복을 느끼며 군 생활하는 모습에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삼형제를 대표해 장남 김 중사는 “아버지께서 앞으로 힘차게 나아가라는 의미에서 이름 돌림자를 모두 ‘나아갈 진(進)’으로 지으셨다”며 “특기가 모두 달라 같이 근무할 기회가 없지만,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군인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가족이자 전우로서 함께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