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바다사나이] ‘자부심’으로 육상기지 수호 우리가 전우 지킨다
[국방일보 2024.05.28] ‘군사경찰’ 하면 어떤 키워드가 떠오르나요. 부대 질서 지킴이, 범죄를 예방하는 군법 활동, 적의 공격으로부터 부대를 지키는 기지방호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전체 수병 가운데 군사경찰병이 차지하는 비율은 상당히 높습니다. 해군의 위병·경계병 임무는 모두 군사경찰병 고유 임무기 때문입니다. 육상에서 기지방호를 든든히 책임지는 군사경찰병을 소개합니다. 이원준 기자
모터사이클을 운용하는 해군진해기지사령부 군사경찰기동대. 국방일보 DB
‘군기(軍紀)는 군대의 기율이며 생명과 같다.’ 군인복무기본법에 나오는 군대의 기본정신에 대한 설명이다. 고대부터 군기는 강군의 필수 요소이자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였다. 해군 군사경찰은 현재까지 군기의 상징과 같은 존재로 남아 있다.
군사경찰 특기는 해군의 모체인 해방병단이 1946년 3월 3일 군사경찰의 전신인 해헌대(海憲隊)를 편성하면서 시작됐다. 1948년 해군의 창설과 함께 정식기구로 창설된 해헌대는 1992년 12월 2일 헌병과와 해병헌병과가 신설됨으로써 군사특기가 됐고, 2020년에는 특기 명칭을 군사경찰로 개정했다. 2022년부턴 기술행정병과가 아닌 전투병과로 재분류됐다.
군사경찰 특기의 임무는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기지방호, 전장 순환통제, 포로 및 민간인 억류자 처리, 군기·군법 및 질서 유지가 그것이다.
기지방호는 해군기지를 적의 공격으로부터 방호해 작전지속능력을 보장하는 활동을, 전장 순환통제는 지역 작전 책임부대와 협조해 기동로와 보급로를 확보하는 임무를 가리킨다. 전시 포로와 민간인 억류자를 적법 절차에 따라 인수해 후송하는 임무, 군기 유지와 범죄 예방을 통해 부대 전투력을 보존하는 임무 역시 군사경찰 특기의 중요 임무다.
군사경찰병은 특히 기지방호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다. 위병소에서, 감시초소에서, 상황실에서 근무하며 군항을 비롯한 육상기지를 든든하게 수호하는 것이 군사경찰병의 주 임무다. 부대원이 근무에 번갈아 투입되는 육군과 달리, 해군의 경우 군사경찰병이 초병·경계병 임무를 전담한다.
해군3함대 무기지원대대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쌍둥이 군사경찰병 조명균(오른쪽)·문균 상병이 근무 투입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경원 기자
조명균·조문균 ‘쌍둥이 군사경찰병’
해군3함대 무기지원대대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조명균·조문균 상병은 ‘쌍둥이 군사경찰병’이다. 형제는 군사경찰병으로서 함께 기지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주로 위병소와 폐쇄회로(CC)TV 감시 근무를 하고, 거동 수상자·미상 물체가 식별될 경우 초동조치부대로 나선다.
두 형제는 ‘동반입대병’ 제도를 통해 3함대에 함께 배치될 수 있었다. 해군은 가까운 친구·동료가 함께 입영해 함께 훈련받고, 부대까지 함께 배치돼 서로 의지하며 군 복무를 할 수 있도록 2012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동반입대병은 현재 군사경찰, 갑판 특기에 대해 모집하고 있다.
형 조명균 상병은 군사경찰병의 매력으로 ‘자부심’을 꼽았다. 매일 3시간씩 교대근무를 하다 보면 낮과 밤이 바뀌고, 주말이 사라지는 등 힘든 점도 있지만 ‘우리가 전우를 지킨다’고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힘이 난다고 했다.
“해군 군사경찰병은 육상부대뿐 아니라 우리 바다까지 지킨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뚫리면 바다와 군항을 오가는 함정까지 위협받기 때문입니다. 배에 있는 전우의 안전까지 우리 손에 있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동생 조문균 상병은 군사경찰병으로 1년간 임무하며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강인해졌다고 말했다. “훈련소부터 자대까지 거치며 필승해군 의지를 다졌고, 저의 군사특기에 대한 책임감·전문성을 배웠습니다. 해군에 입대하고 저는 더 성숙해지고 어른이 됐습니다.”
육상에서 다양한 임무 수행
군사경찰병은 기지방호 이외에도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군 기강 확립을 위한 순찰, 모터사이클(MC) 기동, 군사경찰특임대(SDT)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는 도서기지에 배치돼 경계 임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군사경찰병은 해군교육사령부에서 기초군사교육을 수료한 뒤 기술행정학교에서 3주간 후반기 교육을 받는다. 최근 수병의 함정 근무 축소 추세와 맞물려 최근 입대하는 해군병은 상당수 군사경찰 특기로 배정되는 추세다. 군사경찰병은 함정 근무를 하지 않고 곧바로 육상부대로 배치된다.
해군3함대 무기지원대대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쌍둥이 군사경찰병 조명균(오른쪽)·문균 상병이 근무 투입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