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도서방위사령부 예하 해병대6여단과 연평부대는 26일 부대별 작전지역에서 해상 사격훈련을 했다. 사진은 부대별 작전 지역에서 스파이크 사격을 하는 모습. 해병대 제공
26일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 예하 해병대 부대들이 실시한 해상 사격훈련은 날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우리 군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또한 서북도서 일대 우리 군의 군사 활동이 정상화됐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2018년 남북은 전방지역 포사격과 군사훈련이 자칫 예기치 못한 충돌로 번질 것을 우려해 이를 중단하는 내용을 담은 9·19 군사합의를 체결했다.
군사합의 1조 2항에 ‘쌍방은 2018년 11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각종 군사 연습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명시했다.
이 조항에 근거해 남북은 지상에서는 MDL로부터 5㎞ 안의 구역을 완충지대로 설정하고 포병 사격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 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또 해상에서는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남포 인근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 동해 남측 속초시 이북으로부터 북측 통천군 이남까지의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시켰다.
북, 오물풍선 부양 등 도발 수위 높아져
공중에서도 군사분계선 동·서부 지역 상공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 내에서 고정익 항공기의 공대지 유도무기 사격 등 실탄사격을 동반한 전술 훈련을 금지하기로 했다.
그 결과 MDL 5㎞ 이내에 있던 경기 파주 스토리 사격장과 강원 양구 천미리 사격장, 고성 송지호 사격장 등 지상 사격장과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 해병 부대에서의 사격훈련이 전면 중단됐다.
특히 서북도서에 주둔한 해병대의 경우 해상 완충구역으로 포탄을 쏠 수 없어 K9 자주포 등 화력장비를 화물선 등에 실어서 경기도 파주시 무건리사격장까지 이동해 사격을 한 뒤 복귀해야 했다.
당연히 이동 소요 시간이 급격히 늘어나는 등의 각종 제약이 다수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와 오물풍선 부양,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공격 등 도발 수위를 높여 나갔고, 결국 지난 4일 정부는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서북도서 해상 사격훈련 금지의 ‘족쇄’도 풀렸다. 그동안 제한됐던 전략·작전술 차원의 심리전 재개 및 작계지역에서의 여단급 이상 실질적 훈련과 포병사격 등을 시행하게 되어 대비태세를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 방위 능력 증강…한반도 안정 기대”
대북정책 전문가인 김영준 국방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이번 해상 사격훈련으로 북한에 어떠한 도발이든 압도적인 억제와 즉각적인 대응을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줬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도 9·19 군사합의를 지켜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격 훈련 재개로 인한 남북관계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기반으로 해상 사격훈련 등 실전적인 훈련 여건이 보장됨에 따라 연합 방위 능력 증강과 이로 인한 한반도 안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사격훈련과 관련해 국방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국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 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필요하고 충분한 대응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자체 계획에 맞게 해당 작전 지역 내에서 사격 및 기동훈련을 정상적으로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조아미 기자 국방일보 2024.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