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23 17:50

특전 유보트(Das B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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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에서 ‘獨 유보트의 운명’ 사냥감으로 / 국방일보 2012.07.17 영화속 전쟁이야기
 
대서양 전투서 과시…연합군 새 전략에 ‘침몰’ 전시 보급과 비대칭전력의 중요성 등 일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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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보트 어뢰에 의해 격침되는 군함의 모습.                                                                                  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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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특전 유보트’ 포스터.

 1939년 9월부터 시작된 대서양 전투에서 가장 큰 곤혹을 치른 부대 중 하나는 독일 되니츠(Karl Donitz)가 이끄는 잠수함 부대라고 할 수 있다. 작전에 파견된 독일군 유보트(U-boat) 830척 가운데 696척이 손실됐고, 승무원 4만900명 가운데 3만여 명이 죽거나 포로가 됐다. 4만 명 중에서 사상자 비율이 무료 75%에 달한다. 유보트는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해군이 운용한 잠수함을 말한다.

 이 대서양 유보트의 전투 실상은 독일 출신의 볼프강 페터젠(Wolfgang Petersen) 감독이 만든 전쟁 영화 ‘특전 유보트(1981)’에서 잘 묘사하고 있다.

 종군기자 부츠헤임(Lothar G. Buchheim)이 쓴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유보트의 사냥꾼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실제로 대서양에서 유보트를 통해 연합국의 상선 2542척과 영국 함선 175척이 상실됐다. 전쟁 초반 독일의 유보트는 57척(27척만 원거리 항해 가능)이었다. 수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영국은 북해를 막아 독일의 유보트들이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항복으로 되니츠의 유보트들은 프랑스 거점 항구들을 확보하며, 이른바 ‘늑대 떼’ 전술의 절정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 전술은 독일의 통신 감청부대의 활약이나 항공정찰을 통해 연합국 수송선단의 항로를 파악하면 먼저 주변 잠수함들로 초계선을 구축한다. 이 잠수함들이 수송선단을 발견하면 유보트 사령부에서 다른 유보트들에도 명령해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영화에서 보듯, 독일 유보트는 프랑스 라 로셀(La Rochelle)에서 출항해 다른 유보트와 합세, 영국의 상선단을 공격하는 사냥꾼의 역할로 영국의 전시 보급을 어렵게 했다. 그래서 이를 보호하기 위한 선단 호송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영국 수상 처칠이 “전쟁기간에 나를 정말로 놀라게 한 것은 유보트의 위협”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유보트는 영국에 위협적이었다.

 전쟁 중반 유보트는 연합군의 대응전략과 무기체계의 발달로 사냥꾼이 아닌 사냥감이 돼 버린다. 1941년 초까지 영국은 독일의 늑대 떼 전술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다. 그런데 1941년 5월 침몰 직전 유보트에서 노획된 암호 통신기를 통해 영국은 독일의 무선 통신을 부분적이나마 해독해 독일 잠수함들이 배치된 해역의 수송선단 항로를 변경하면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이후 새로운 무기와 전술의 발전은 항로 변경에서 좀 더 적극적인 대응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특히 고주파 대잠수함 탐지기 허프-더프(Huff-Duff)가 등장함에 따라 무선 통신에 크게 의존하는 유보트의 교신을 탐지해 공격하거나, 선박과 항공기에 탑재 가능한 고성능 레이더를 통해 수상 항주에 의존하던 유보트들을 쉽게 탐지해 공격하게 된다. 또한 수송선단에 장거리 초계기 리버레이터 혹은 호위 항공모함 배치 등의 대잠 전술도 이뤄졌다. 수송선단을 이용해 유보트의 공격을 유도·격파하는 전략도 사용했다. 비록 영화 속 주인공들은 호위함의 공격에서 벗어나 생존할 수 있었지만, 사냥꾼이 사냥감이 돼버린 현실은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전시 보급은 전쟁 승리에 절대적이다. 키건의 말처럼 대서양 전투는 전투와 전쟁 양자를 승리로 이끄는 대사역이었다. 1942년 유보트들이 각기 상선 한 척씩만 격침했더라면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전쟁 이전 독일 해군력의 열세에도 비대칭전력인 잠수함을 이용해 전쟁 초반 대서양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북한의 비대칭전력은 독일의 유보트처럼 강력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Tip]북 잠수함정의 비대칭 위협
국방백서(2010)에 의하면 북한은 로미오급, 상어급 잠수함과 연어급 잠수정 등 70여 척이 운용된다고 한다. 북한은 1996년 상어급 잠수함의 동해안 침투, 1998년 유고급 잠수정의 속초 근해 침투 등 특수전 부대의 침투지원 임무에 주력했다. 그러나 최근 천안함 피격사건에서 보듯이 무기체계가 우월한 우리 군함을 신형 어뢰로 공격하는 비대칭전력 전술을 더욱 발전시킨 것으로 보인다.영화에서처럼 잠수함(정)의 사냥감이 되지 않기 위해선 대응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성진 소령·육군사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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