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 2005.07.19] 해군의 1만4000톤급 대형 수송함(LPX)이 지난 12일 부산 한진중공업 조선소에서 진수, 대양 해군 시대의 새로운 막을 열었다〈본지 7월12일자 1면 참조〉
해군 스스로는 LPX에 대해 ‘대형 수송함’이라고 밝혔으나 일부 언론 매체들은 경항공모함으로 보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혼란은 새로운 유형의 상륙함들이 많아지면서 전통적인 상륙함 분류 체계가 애매해진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함정 분류상 LP라는 약호가 들어가는 상륙함에는 상륙수송선거함(LPD)과 헬리콥터 탑재 상륙함(LPH) 등이 있다.
LPD는 함미에 상륙돌격장갑차나 소형 상륙정을 출입시킬 수 있는 램프가 있으며 헬기도 탑재하는 다목적 상륙함이다. LPH는 헬리콥터 탑재·운용에 중점을 둔 상륙함이다.
1970년대 후반 이후 미국 해군에서는 강습상륙함(LHA·LHD)을 잇따라 진수시켰다. 이러한 강습상륙함은 LPD와 LPH를 통합한 새로운 개념의 상륙함정이다.
특히 미국의 와스프급 LHD·타라와급 LHA 등은 항공모함처럼 완전히 개방된 전통(全通) 갑판을 채택하고 있다. 만재배수량도 4만톤에 달해 왠만한 경항공모함을 능가한다.
이처럼 이론적으로 각 상륙함정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다. 각국 해군에서 함정 분류 기호를 붙이는 관행에 차이가 있고 여기에 정치 외교적 고려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나아가 각 상륙함정들이 다목적 기능을 수행함에 따라 분류 기준은 더욱 애매해졌다.
이를테면 일본 해상자위대는 오오스미급을 대형 상륙함(LST)으로 분류하지만 실제로는 LPD에 가깝다. 역시 해상자위대가 건조 계획 중인 헬기 탑재 구축함(16DDH)은 실제로는 LPH나 경항모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미국 해군의 하퍼스 페리급 상륙선거함(LSD)도 실제로는 LPD에 가까운 상륙함정이다.
최근에는 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 등에서 2만톤 내외의 만재배수량에 LPD와 유사한 운용 목적을 갖고 있지만 강습상륙함처럼 전통 갑판을 채택한 함정을 건조 중에 있다. 이들을 경항모로 볼 것인지 아니면 상륙함의 일종으로 볼 것인지는 약간 모호한 상황이다. LPX를 둘러싼 논란도 이런 상륙함정의 최근 발전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다만 LPX의 경우 고정익기를 탑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경항모라고 부르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김병륜 기자 lyuen@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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