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사건은 해병대의 지나치게 엄격한 군기 세우기와 집단따돌림, 허술한 총기관리, 정신적인 약점을 지닌 관심사병에 대한 관리소홀 등 총체적인 문제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김모(19) 상병은 해군 조사에서 “구타, 왕따, 기수열외는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류탄 자폭으로 부상한 그는 필담을 통해 범행 이유를 밝혔다.

 

110705_03_1.jpg

 

◇강한 군기가 사태를 키웠다?=해병대는 엄격한 군기를 강점으로 삼고 있다. 엄격한 기수 수직서열을 강조하는 문화는 끈끈한 연대감 확보와 전투력 강화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경직된 서열 구조와 집단의식은 부적응자들에게는 가혹한 환경이 된다.

김 상병은 기수에 따른 대우도 못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위 ‘기수열외’ 대상이 된 것이다. 기수열외란 특정 병사를 선·후임자 모두가 대접을 해주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군 관계자는 “부대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대원들의 눈 밖에 난 병사를 몇몇 상급자들이 주도해 하급자까지 똘똘 뭉쳐 집단따돌림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며 “김 상병이 이 대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상병은 연령상 올해 입영 대상자였지만 한 해 먼저 입대해 다른 부대원들보다 어린 ‘19세 상병’이 됐다. 그는 자신보다 한 살 많지만 계급은 낮은 권승혁 일병이 선임 대접을 해주지 않는 데 불만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김 상병은 해군 조사관에게 “다 죽여버리고 싶었다”고 했고, 생활관에서 발견된 그의 메모에는 ‘○○ 같은 놈들아, 기수열외시켜봐. 죽여버리고 싶은데’라는 표현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사병 관리소홀, 어처구니없는 총기 관리=김 상병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입영 대상자들에게 실시한 병무청 인성검사에서는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경북 포항 해병대훈련단 신병훈련 당시 인성검사에서는 불안, 성격장애, 정신불안 증세를 보인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부대에 배치된 뒤 김 상병은 특별관리 대상으로 분류됐다. 해병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부대원들은 김 상병이 다혈질적이고 불안정한 성격이었으며 임무 부여 때 귀찮아하고 오전 취침시간 중 자지 않고 돌아다니는 등 이상행동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 정도면 전문 의료인의 관리가 필요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부대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평택대 상담대학원 차명호 교수는 “현재 군내에 5% 정도가 부적응자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전문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총기와 탄약 관리도 허술했다. 총기보관함은 당일 경계근무자들에게 총기를 지급하거나 반환받을 때 외에는 열어놓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사고 당시 총기보관함은 열려 있었으며 상황실 담당자 가운데 적어도 1명은 자리를 지켜야 함에도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총기가 없어진 것조차 알아채지 못했다.

<국민일보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

?

  1. 강화 해병대원 합동영결식 해병대장으로 엄수

    총기사건 희생장병 합동영결식 (성남=연합뉴스) 신영근 기자 = 6일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해병대 총기사건으로 숨진 해병대원 4명에 대한 합동영결식이 해병대장으로 열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오...
    Date2011.07.06 By운영자 Views21024
    Read More
  2. 해병대 순직해병 사이버 분향소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고 이승훈중사, 고 이승렬병장, 고 박치현병장, 고 권승혁상병을 추모합니다. 해병대홈페이지에 링크된 해군홈페이지 사이버분향소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navy.mil.kr...
    Date2011.07.06 By운영자 Views20102
    Read More
  3. [강화 해병대 총기난사] 김 상병 평소에도 ‘이상행동’… 전문치료 없이 방치

    병사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사건은 해병대의 지나치게 엄격한 군기 세우기와 집단따돌림, 허술한 총기관리, 정신적인 약점을 지닌 관심사병에 대한 관리소홀 등 총체적인 문제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김모(...
    Date2011.07.05 By운영자 Views22691
    Read More
  4. 해병대 구시대 악습 '기수열외'가 참사 원인?

    군의 구시대적 악습 하나가 또다시 불거져 나왔다. 지난 4일, 생활관 내 총기 난사로 6명의 사상사를 낸 사건 당사자 김모 상병(19)이 사건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사고 조사단과 의 문답 과정에서 '기수열외'를 언급...
    Date2011.07.05 By운영자 Views14606
    Read More
  5. ‘군기 잡는 해병대’ 문화가 방아쇠를 당겼나

    올 3월 인권위 ‘해병대 상습구타와 가혹행위 전통’ 직권조사 발표하기도 민항기 오인사격·총기난사 모두 상대방 음해로 사단장 구속된 2사단에서 발생 »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권영재 해군 중앙수사대장이...
    Date2011.07.05 By운영자 Views23274
    Read More
  6. No Image

    “해병대 총기 난사사고 사망자 시신 부검 하지 않기로”

    해병대사령부는 강화도 해안초소에서 총기 난사사고로 사망한 병사 4명의 시신에 대해 부검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해병대사령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전 2시30분~3시 경 유가족들에게 부검 여부에 대한...
    Date2011.07.05 By운영자 Views14735
    Read More
  7. 해병대 총기사고 저지른 김 상병 개인 메모에는…

    <뉴스한국> 강화도 해병대 해안 초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들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주변을 5일 오전 군 관계자들이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6명의 사상...
    Date2011.07.05 By운영자 Views18245
    Read More
  8. 해병대2사단 총기사고 중간 확인결과

    ○ 해병대 2사단 모 부대에서 오늘 11시 50분 경, 총기에 의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4명이 사망하였으며 2명(사고자 포함)은 군병원으로 후송하여 치료 중에 있다. ○ 현재까지 조사결과에 따르면, ○ 사고자 김 ...
    Date2011.07.05 By운영자 Views16360
    Read More
  9. 잇단 사고 해병대....짚고 넘겨야할 3가지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해병대 창설 이후 최악의 총기사고가 발생해 장병 4명이 사망했다. 군당국은 총기를 난사한 김모상병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중이다. 하지만 김상병은 국군대전병원에서 5일 오전 9시까...
    Date2011.07.05 By박희철 Views14900
    Read More
  10. 입대 4개월 신참내기 해병 대형 참사 막았다

    총성에 부대원들 '우왕좌왕'…권 이병 홀로 '분투'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4일 강화도 해병부대 해안소초 내무반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으로 4명이 목숨을 잃었지 만 입대 4개월된 신참내기 해병의 용기가 ...
    Date2011.07.05 By티엔티해병 Views15550
    Read More
  11. 사상 초유 해병대 총기사고…취침 장병 무참히 살해

    사상 초유 해병대 총기사고 발생. 4일 오전 11시 50분께 해병대 2사단의 강화도 해안 초소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날 오후 한 부상자가 입원한 경기도 김포시 우리병원 응급실이...
    Date2011.07.05 By운영자 Views31885
    Read More
  12. 잇단 사건사고 발생…해병대 왜 이러나?

    민항기 오인사격에 총기사망,총기난사 사건까지. <노컷뉴스> 최근 해병대에서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잇따라 일어나면서 원인규명과 함께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강화도 해병 소초에...
    Date2011.07.05 By운영자 Views14611
    Read More
  13. No Image

    해병대 김 상병 왜 총기 난사했나 - 연합뉴스

    "개인 처지 비관ㆍ가혹행위 등 추정만 무성" 해병대 관계자 "김 상병 부대생활 잘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해병대 사고조사반은 4일 2사단의 강화군 해안 소초에 긴급 투입되어 김모 상병(19)이 생활관에...
    Date2011.07.05 By운영자 Views14860
    Read More
  14. 해병대 총기난사 김 상병, 소총ㆍ탄약 절취

    총기난사 사고 해병대 해안 초소 (인천=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4일 오전 발생한 총기난사 사고로 장병 4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한 해병대 2사단의 강화도 선두리 해안 소초에서 4일 오후 사고수습이 이루어지는 ...
    Date2011.07.05 By운영자 Views23252
    Read More
  15. 해군대학 `전투형 간부' 배출 … 해병대반 44기 졸업

    손정목(오른쪽) 해군교육사령관이 해군대학 정규과정 해병대반 44기 졸업식에서 국방부장관상을 수상한 김홍렬 소령에게 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국방일보 / 윤병노기자 2011.07.04 해군대학은 지난 1일 부대 강당에서...
    Date2011.07.03 By운영자 Views1378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55 Next
/ 55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