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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총기사망 사건이 발생한 해병대에서 구타 외에도 ‘PX빵’ ‘안티푸라민 바르기’ 등 여러 가지 가혹행위가 반복적ㆍ관행적으로 지속돼 온 것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결과 확인됐다. 또 후임이 선임에게 반말을 하거나 폭행을 하게 해 인격적인 수치심을 주면서 해병대 조직에서 배제하는 ‘기수열외’도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6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직권조사 결과 일반사회에서 생각하기 어려운 가혹행위가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기수열외’의 존재도 인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국방부장관에게 해병대 사령관으로 하여금 가해자 5명과 지휘책임자 6명을 징계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토록 하는 한편 군인복무기본법 제정과 인권담당부서 설치, 종합적 인권교육 계획 수립 등을 권고했다. 또 기획재정부장관에게도 새로운 병영문화 정착을 위해 전문인력 배치와 종합적 관리운영시스템 마련에 필요한 예산 반영 등의 조처를 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가슴 위에 올라타 주먹으로 때리는 ‘엽문’, 담뱃불을 손에 대거나 뺨을 때리는 상습적 구타, 팔꿈치로 허벅지를 누르고 아파도 참게 하는 ‘악기 테스트’, 테이프로 다리털 뽑기 등의 폭력이 이뤄졌다. 또 많은 양의 빵이나 과자를 강제로 먹게 하는 ‘PX빵’, 방향제에 불 붙여 옷 입은 성기 위에 뿌리기, 안티푸라민 바르고 씻지 못하게 하기, 비타민 5~10알 강제로 먹이기, 입술 누르기, 성경책 태우기 등 다양한 방법의 가혹행위도 행해지고 있었다.

인권위는 “가해 선임병들은 이러한 행위를 장난이나 해병대 전통으로 인식해 왔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또 ‘기수열외’가 공공연히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기수열외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는 당사자의 진술이나, 후배가 선임에게 반말하고 무시하는 행위가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해당 부대에서는 장병에 대한 신상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부대 안에서 음주 행위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피의자는 근무 중에 술을 마시기도 했으며 사건 당일도 취한 상태에서 사고를 일으켰다.

인권위는 “지휘관계자들은 부대 내 음주에 대해 지휘관의 재량이 있다고 밝혔으나 실탄이 장전된 총기를 상시 휴대하는 전방 GOP 부대의 경우 음주행위가 극도로 제한되고 있다”며 “총기나 탄약관리에도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 3월 해병대 1사단에 대한 직권조사 이후 인권위의 권고 취지와 달리 외부 전문가 참여 없이 자체적으로 부대 정밀진단을 한 결과 장병 간의 생활저변에서 벌어지는 가혹행위나 기수열외, 복무 부적응, 신상관리 문제는 확인되지 못한 한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제신문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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