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는 1986년 독도 방어 훈련이 시작됐을 때부터 매년 빠짐없이 이 훈련에 참여해 왔다.
해병대의 '독도 상륙 훈련'은 독도가 가상 적군에게 점령당한 상황에서 해병대가 독도에 잠입하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단독 무장을 한 해병 수색대 30여명이 치누크(CH-47) 헬기 1대를 타고 포항에서 독도까지 이동한 뒤 섬에 무사히 침투하는 게 목표다.
이 훈련에서 해병대 헬기가 실제 독도에 착륙한 것은 2000년 이후에만 두 차례(2001·2009년)였다. 훈련 기간 중 독도 주변의 기상 상황이 나빠 중도에 훈련 계획을 수정한 때가 잦았기 때문이다.
2009년 해병대 30여명이 독도에 들어갔을 때도 기상 상황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입도 30여분 만에 다시 헬기를 타고 포항으로 돌아갔다.
군 관계자는 "이번 해병대 독도 훈련도 통상 20~30분 정도 진행될 예정이었다"며 "기상 상황이 좋을 것으로 예상돼 상륙 후 훈련을 확대하는 안도 마련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독도 상륙 훈련에 참가하기로 예정돼 있던 해병대 장병 30여명은 4일 오후까지도 훈련에 참가하는 줄 알고 대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선 해병대의 독도 훈련이 취소되고 해경이 주도하고 군(軍)이 이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변경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군 관계자는 "해군과 해병대, 공군이 참여하는 합동 군사훈련이 실시 며칠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변경되는 일은 거의 없다"며 "우리 영토 내에서 실시하는 훈련인데 일본과 미국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예비역 장성은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독도를 방문해 '독도는 목숨 바쳐 지켜야 할 곳이기 때문에 긍지를 갖고 지켜가자'고 말했는데 이번 훈련 취소로 군의 긍지에 상처를 주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출처 : 조선일보 전현석기자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9/05/2012090500235.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