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해병 정신을 이어받는 대한민국의 해병이 되겠습니다.”
해병 중사 출신의 76세의 퇴직 교사가 교직과 해병대 생활을 담은 산문집을 발간해 눈길을 끈다.
창녕 출신인 박동석 씨는 지난해 말 ‘해병은 간다’(사진)라는 제목의 산문집을 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산문집은 지난 1992년 10월 발간한 첫 수필집인 ‘돌아가다 서는 강’에 틈틈이 써두었던 글을 추가해 분량도 늘렸다. 특히 박씨는 국제신문이 지난 1997년 10월 100만 원 현상 공모한 논픽션 최우수 당선작인 ‘해병은 간다’를 추가 수록하고 제목도 ‘해병은 간다’로 바꿨다.
박씨는 고향인 시골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6ㆍ25전쟁이 끝난지 몇해 후 1958년 해병대에 입대했다. 이후 해병 중사로 진해와 포항, 서울, 김포, 금촌 등 국내와 전쟁이 발발한 베트남으로 파병돼 꽝남성 등 전쟁터를 누볐다.
해병정신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박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대 당시 진해 신병훈련소에서 3개월 훈련을 받고 상남훈련대(현 경남도청 뒷편)에서 1개월간 각개전투나 침투사격훈련 등 교육과정을 이수했던 훈련과정을 책에 담았다.
또 베트남전에 참전해 전장에서 느꼈던 감상과 전우들의 여자이면서도 그들에게 버림을 당하고 어렵게 살아가는 어머니와 아들을 바라보는 같은 전우의 심경을 기록하는 등 베트남전의 추억과 감상을 진솔하게 담았다.
박씨는 하사관 시절 고통과 시련, 배고픔을 참고 박봉을 모아 대학진학을 했고 부산대 대학원과 불교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동국대 사화교육원을 수료하면서 군인에서 교직자로 변신을 했다.
진해여중과 마산고, 마산상고, 진해동고, 웅촌상고, 기장종고, 언양농고에서 교사를 지내다 김해여고에서 교감을, 동부산대에서 강사를 역임하는 등 교직자로서 반평생을 헌신했다.
박씨는 “모군(母軍) 애착에 평생 쓰고 싶었던 글, 전우를 다시 만날 가교가 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해병은 간다’를 쓰게 됐다”며 “자유를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복종을 좋아했다던 만해의 역설처럼 ‘정의와 자유를 위하여’라는 해병의 깃발을 따라가면서 끝없이 복종을 해야만 했던 해병대 생활. 마음은 항상 조직을 떠나고 싶고 가끔은 우정도 가정까지도 버리고 싶은, 그리해 아무데도 걸림이 없는 원시상태의 삶을 그리워 했다. 자유를 그리워하면서도 복종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나그네들에게 이 글이 조그만 위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남매일 임채용기자 http://www.gn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240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