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고위관계자 "반드시 쏜다"..北 "한반도 극단사태 美책임"
유엔안보리 긴급회의 내일 소집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노재현 기자 = 군당국이 이르면 20일 연평도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할 계획이고, 북한도 '자위적 타격'을 경고하는 등 한반도에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사격훈련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일 새벽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우리 군의 사격훈련이 한반도 안보를 뒤흔들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19일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해상사격훈련과 관련, "반드시 쏜다. 날씨만 관건이다"면서 "조선시대처럼 우리 국력이 약할 때는 강대국이 한마디 하면 영향을 받았지만, 지금은 우리가 그런 나라가 아니다"면서 훈련 강행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그는 '날씨가 좋지 않을 경우 훈련을 연기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다른 고위 관계자도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며 기상여건이 좋아지는 대로 이번 주 초에 실시될 것"이라며 "과거 수십년동안 지속했고 앞으로도 계속될 이번 훈련은 어떤 외부적인 변수로 영향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격훈련의 성격이 적을 향한 것도 아니고 사격 방향도 우리 서남방 해상을 지향하는 등 순수 방어적이고 통상적인 훈련으로 트집 잡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군은 의료진 비상대기태세 유지와 함께 공군 F-15K 및 KF-16 전투기 기지에 비상출격 태세를 유지토록 했으며, 주한미군의 대북정보분석과 통신, 의료요원 등 20여명도 연평도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등 사격훈련 준비를 마쳤다.
F-15K에는 사정 278㎞의 지상공격용 미사일 AGM-84H(슬램이알)과 사정 105㎞의 AGM-142(팝아이) 공대지미사일이 장착되었고, 미군 통신요원들은 북한군의 GPS 교란전파를 방해하는 특수장비를 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전날 발표한 담화에서 "이번에 있게 될 2차 연평도 사건의 가장 주된 책임은 남조선 괴뢰들을 도발로 사촉한 미국에 있다"며 "조선반도에서 초래되는 모든 극단사태와 그 후과(결과)에 대해 미국과 계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담화는 "남조선 괴뢰들이 포사격을 강행해 금지선을 넘어서는 경우 조선반도 정세의 폭발과 그에 따르는 참화는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우리 혁명무력은 우리 공화국의 주권과 영토 안정을 침해하는 도발자들에 대해서는 단호하고도 무자비한 징벌을 가할 것이라고 천명했다"고 주장했다.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단장은 지난 17일 남측에 보낸 전화통지문에서 훈련 강행시 "영해를 고수하기 위해 2차, 3차의 예상할 수 없는 자위적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또 연평도 사격훈련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우려를 표시하고 자제를 촉구한 가운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가 소집되는 등 한반도 안보를 둘러싼 외교전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추르킨 대사는 18일(이하 현지시간) 한반도 긴장 고조와 관련한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고, 안보리 이사국들은 19일 오전 11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남한과 북한에 자제를 촉구하는 권고안이 채택될 경우 우리 정부가 긴장해소 차원에서 사격훈련 계획을 조정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수행해 파키스탄을 방문 중인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부장은 1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화회담을 하고, "한반도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각국이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양 부장은 "중국은 긴장을 높이고 상황을 악화시키는 어떤 행동에도 반대한다"면서 "남북한이 냉정과 자제를 보여줘야 하며 대화와 접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해상사격훈련을 앞둔 연평도에서는 주민대피시설을 점검하고 구호식량을 확보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연합뉴스 기사전송 2010-12-19 16:14 최종수정 2010-12-19 16:36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