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호국보훈의 달에 만난 사람] 김정규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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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회장이 지난 17일 서울 강서구 발산동 호국보훈회관 집무실에서 국방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국방일보 한재호 기자

 

 

“그간 국민들에게 보훈단체는 대접만 받는 단체로 이미지가 각인되다 보니 국가를 지키기 위한 숭고한 희생이 존경의 대상이 되지 못했습니다.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는 이러한 모습에서 탈피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단체로 거듭나 국가에 기여하겠습니다.”

 

지난 4월 1일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12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정규(77·해병대 장교 41기)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12만 회원의 명예와 예우 증진을 위해 훈장을 받은 국가유공자 모임으로서 단체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직 발전을 위해 신규 회원을 확보하는 한편 예우 및 복지 증진을 위한 국가유공자 수당 지급 확대와 증액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회장 출마 공약으로 △국가유공자 장례 의전 선양사업 내실화 △ 장진호 전투영웅 추모 행사 국민 공감대 확보 △ 한·베트남 민간 외교활동 강화 △국가유공자 예우 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 등을 내세웠다. 이러한 공약을 다시 한 번 되짚은 김 회장은 국민과 회원들의 가슴에 와 닿는 봉사로 책임감 있는 안보단체 수장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 가운데 국가유공자 장례 의전 선양사업은 무공수훈자회의 핵심 역점사업이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대표적 예우 증진 사업이기도 한 장례 의전 선양사업은 지난 2006년 경남지부에서 시작돼 지금은 전국 17개 시·도지부에서 31개 팀 600여 명의 선양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부족한 예산 때문에 영면하는 국가유공자에게 예우를 다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현재 전체 국가유공자의 약 20%밖에 지원하지 못해 예우를 받지 못하는 유족이 매우 서운해하는 게 사실이에요. 앞으로 예산이 확보되면 지금보다 2배 이상 사업을 확대해 더 많은 국가유공자에게 장례 의전 예우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선양 단원으로는 75세 전후의 훈장을 받은 용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무공수훈자회는 사업의 명분을 살리고 통일된 의전도 필요하다고 판단, 장례의전 행동 통일을 위한 교재를 제작해 배포하고 수시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선양 단원들이 고령이고 몸도 무거워지는 때이므로 또 다른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지부별 선양 행사 경연을 하거나 모범 선양 위원 및 선양단을 선발해 포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시작한 무공수훈자회의 ‘장진호 전투영웅 추모 행사’는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고 있다. 그간 추모 행사를 중점으로 진행해 왔으나, 지난해 장진호전투 전사연구 심포지엄을 연 데 이어 올해 두 번째 심포지엄을 준비하는 등 학술행사에도 힘을 싣고 있다.

 

올해 장진호 전투영웅 추모 행사는 오는 10월 26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공군 블랙이글스팀의 추모비행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추모 영상 메시지를 요청해 놓기도 했다. 아울러 ‘장진호전투와 오늘의 대한민국’을 주제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제1회 미술·사진작품 공모전을 실시해 한미 우호 증진과 안보 공동체의 공감대 형성도 이뤄갈 계획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베트남전 참전 회원들의 베트남 전적지 방문 사업이 중단돼 아쉬움도 컸다고 털어 놨다.

 

“우리 회원들은 그간 1억여 원이 넘는 장학금과 어린이 의류 및 학용품을 전달해 한·베트남 친선 및 우호 증진에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러한 공로로 2019년 보훈처로부터 사회공헌 최우수기관 표창까지 받았고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사업을 더욱 활성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무공수훈자회는 그동안 조직 확장 및 회원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국가유공자의 명예 선양과 예우 증진에 필요한 사업을 발굴, 추진해 왔다.

 

김 회장은 “장례 의전 선양 활동은 6월 20일을 기준으로 태극기 전달 3만7300여 회, 대통령 명의 근조기 전달 및 회수 2만9500여 회, 장례 의전 지원 8500여 회를 실시해 국가유공자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최고의 의전으로 모셔드렸다”며 “이뿐만 아니라 그간 여러 사정으로 사설 묘지나 개인 묘지 등에 모셨던 275위의 국가유공자 영현을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호국의 성지 국립현충원에 모셨다”면서 무공수훈자회의 주요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무공수훈자회가 나아가야 할 청사진도 제시했다.

 

“창설 32주년을 맞는 올해, 현재 20%에 그치고 있는 국가유공자 장례 의전 선양활동을 절반 정도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선양 단원들의 사기 진작 및 동기 부여를 위해 고민도 하고 있고요. 또한 장진호전투 영웅 추모 행사를 한미동맹 강화와 우호 증진 및 국민 공감대 확산 행사로 기획해 꾸준히 시행할 계획입니다. 무공수훈자 회원들은 평균 90세를 넘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많은 분이 돌아가십니다. 반면 보국훈장 수훈자는 군에서 전역하는 분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추세예요. 무공수훈자회는 무공훈장을 받은 분들만 가입하는 단체로 인식돼 있는데 보국훈장 수훈자들도 가입할 수 있으니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드립니다.”

 

무엇보다 김 회장은 “6·25 참전영웅들은 전쟁터에서 나라를 지키려고 목숨을 걸고 싸운 분들인 만큼 예우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며 “ 무공수훈자회의 장례 의전 봉사도 큰 위안이 되겠지만, 생활이 어렵고 몸이 불편한 어르신의 보훈 요양과 참전수당·유족수당 등 최소한의 금전적 위로를 드리는 정책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후배 장병들을 위한 격려의 메시지도 남겼다.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예우와 명예 선양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국토를 지키며 병역의무를 묵묵히 감당하고 있는 장병들의 위국헌신 또한 매우 중요하며 존경받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장병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계신 곳이 대한민국이고,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대한민국입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국가를 위해 헌신해 줘서 고맙고 건강하고 보람찬 군 생활을 하기를 우리 모두가 응원하겠습니다.” <국방일보 조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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