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16 14:43

지평리전투 60년

조회 수 1115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문화일보 오후여담 / 이용식 논설위원

 

20110216141120475.jpg

60년 전인 1951년 2월13~16일의 지평리 전투는 6·25전쟁 당시 중공군 인해전술에 맞서 처음으로 유엔군이 승리, 전세를 반전시켰던 중요한 전투다. 서울까지 다시 점령당한 상황에서 미8군사령관 매슈 리지웨이 중장은 중공군을 격파하고, 아군 사기를 올려 재(再)북진 계기를 만들기 위해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지평리 일대의 전략적 요충지에 대한 사수를 결정했다. 미군 2사단의 23연대와 프랑스군 대대 등 '23연대 전투단' 5600여명이 투입됐다. 중공군은 몇배 많은 3개 사단 병력으로 23연대 전투단을 완전히 포위했다. 23연대장 폴 프리먼 대령은 총상을 입은 채 끝까지 지휘했고, 6·25 참전을 위해 3성 장군에서 계급 강등을 자청한 프랑스군 대대장 몽클라르 중령은 "총알이 없으면 몸으로 막아라"고 외치며 물러서지 않았다.

지평리 전투는 미국 남북전쟁 당시 1863년 7월1일부터 3일 동안 계속된 게티스버그 전투와 유사점이 많다. 지평리나 게티스버그 모두 전쟁 이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야산에 둘러싸인 작은 마을이었다. 그러나 이곳에서의 전투가 전세의 향방을 결정지었다. 북진을 거듭한 로버트 리 장군의 남군은 게티스버그를 확보하면 수도인 워싱턴DC를 포위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반대로 북군은 이를 사수하면서 반전의 기회로 삼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는 점도 흡사하다. 게티스버그에는 대형 기념관과 공원이 조성돼 미국인들에게 내전의 참혹함을 기억하면서 국가 통합을 되새기게 한다. 링컨 대통령은 전쟁 직후 그곳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하고, 국가의 존재 이유를 역설하는 게티스버그 연설을 했다. 수백만 부가 팔린 소설 '살인자 천사(The Killer Angels)'등 수많은 책이 지금도 출판되는 등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평리 전투의 의미나 스토리는 게티스버그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지평리 전투 전적비, 프랑스군 참전비, 프랑스대대 지휘본부, 쌍굴터널 전투비 등 전적지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나마 해병전우회가 이를 관리하고, 몽클라르가 지휘본부로 사용했던 지평양조장에 대해서는 양조장측이 일부 공간을 할애해 기념관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지평리는 서울에서 자동차로 불과 40분이면 갈 수 있는 용문관광지 인근에 있다. 역사를 잊는 국민에게 미래가 있을 수 없다. 지평리가 역사교육의 현장이 되고, 감동적 사연들이 국민 사이에 회자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TAG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9 2주차 훈현중인 현빈(김태평) - 현빈, 해병대 훈련사진 추가 공개 file 운영자 2011.03.31 17972
168 서해5도에 첨단무기 배치가 능사인가? [SBS 취재파일] file 운영자 2011.03.29 11656
167 "이러다 쿠데타 날수도"...별들의 ‘무서운’ 경고 운영자 2011.03.29 12240
166 [국방개혁 삼각 갈등]軍 상부지휘구조 개편 추진 배경은 운영자 2011.03.29 10551
165 합동성은 자리와 관계없다 [조선데스크] 운영자 2011.03.29 10252
164 국방부 “국방개혁은 강공보다 설득” 운영자 2011.03.29 10742
163 신병훈련소 면회 13년만에 부활 file 운영자 2011.03.29 15326
162 해병대 입대 현빈, 신병 대표 선서까지 '늠름해' file 운영자 2011.03.22 14473
161 단체사진 속 '현빈을 찾아라!'…해병대 군복입고 늠름한 자태 file 운영자 2011.03.22 15976
160 세시봉ㆍ해병대의 인기보며 <서울경제 데스크칼럼> 해순이 2011.03.19 10871
159 오바마, 참전노병 장례식 참석 운영자 2011.03.17 11651
158 [3·11 일본 대지진] "체육관에 시신이 무더기로…" 日기자들 패닉 file 운영자 2011.03.15 11086
157 현빈의 눈물 file 운영자 2011.03.14 10752
156 이명박대통령 “현빈, 해병대 선택 잘했다” 운영자 2011.03.14 10674
155 황선홍의 든든한 '지원군'은 해병대 file 운영자 2011.03.06 12404
154 포항시, 해병대 입대 '현빈 마케팅' 총력 file 운영자 2011.03.06 11454
153 아들을 보내려니.... 2 뽕덕맘 2011.02.24 7030
152 해병대 지원 오종혁, 수색대 대신 군악대 file 운영자 2011.02.23 10135
151 이정, 청와대 요청··3.1절 기념식서 애국가 제창 운영자 2011.02.16 11540
» 지평리전투 60년 file 운영자 2011.02.16 11152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27 Next
/ 27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