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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현 사회부 국방팀장> 천안함 사건 발생 3개월이 되던 작년 6월 말 합참은 파격적인 '인사 실험'을 했다. 합참 직위 중 '핵심 중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작전참모부장에 해사 33기인 김경식 소장을 임명했다. 합참 역사상 작전본부장(중장)-작전참모부장(소장)-작전처장(준장)-합동작전과장(대령)으로 이어지는 작전 라인에 해·공군 임명은 처음이었다. 공군 관계자는 "한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실험은 오래가지 않았다. 작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12월 20일 우리 군의 포 사격훈련이 끝난 직후, 이 자리는 육군으로 되돌아갔다. 장군의 보직을, 그것도 합참 작전의 중추에 있는 작전부장을 단 6개월 만에 바꾸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군 관계자는 "김 소장은 해사를 수석 졸업하고, 정보본부 해외정보부장을 지냈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합참의 작전부장에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현재 우리 군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폭침 이후 가장 유행을 탄 단어의 하나가 '합동성'이다. 합동성을 높이기 위해, 또는 높아진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바로 합참의 육·해·공군 비율이다. 천안함 사건이 과연 해·공군의 비율을 높였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최근 천안함 사건 이후 1년을 돌아보는 기획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합참의 구성 변화를 따져봤다. 군사적으로 예민한 내용이라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긴 곤란하지만, 장군의 경우 해·공군 쪽에서 1명이 줄었고, 육군도 1명이 줄었다. 육·해·공군 장군 비율은 2.7 대 1 대 1로 작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합참 관계자는 "올 들어 합참 조직 중 8개 과가 축소돼 42명이 줄었다"며 "육군이 많이 감축돼 대령의 경우는 비율이 2.5 대 1대 1에서 2.3 대 1 대 1로 조정됐다"고 말했다. 노력은 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합참을 포함한 군 당국이 변화를 위해 땀 흘린 점은 있다. 합참은 작전부장 밑에 준장급 육·해·공군 처장을 따로 두게 했다. 천안함 사건 때까지는 해·공군 작전을 맡는 대령급 과장들이 육군 준장인 작전처장 밑에 있었다. 합동군사대학을 만들어 육·해·공군의 대학을 통합한 것은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부분이다. 해병대를 모체로 창설되는 서북도서방위사령부에 각 군 참모가 함께 참여하게 되는 것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을 보면 국방부와 합참의 주요 자리는 여전히 육군이 대세다. 누구의 책임을 묻자는 말이 아니다. 휴전선 155마일을 북한군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 군으로서는 전체 군사작전에서 육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합참의 자리 배분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 또 인재(人材)의 문제도 크다. 해·공군 장교 중에서 전체 작전을 이끌 수 있는 지휘관이 배출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합참의 작전본부장뿐 아니라 합참의장까지 해·공군이 맡는 것이 가능해지려면 그런 인재를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이 먼저 설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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