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현빈 홍보병으로… 속보이는 해병대

by 운영자 posted Apr 1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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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석호 세계일보 외교안보부 기자> 해병대의 지나친 ‘현빈앓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인기배우 현빈이 자원20110415002145_0.jpg

 

입대하자 해20110415002145_0.jpg 병대는 이때다 싶어 홍보에 열을 올렸다. 떠들썩한 입소식은 물론, 일주일이 멀다 하고 그의 훈련 현황과 사진을 블로그 등으로 중계했다. 현빈이 사격훈련에서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거두자 특등사수라도 된 양 대대적으로 떠들었다.

 

 

그런데 과도한 홍보가 화를 불렀다. 해병대가 현빈을 모병홍보병으로 배치했다고 밝히자 네티즌들은 “저격수감이라더니 홍보병이 웬 말이냐”며 발끈했다. 논란이 가열되자 장관까지 나섰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현빈이 전방에서 다른 병사처럼 평범하게 근무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국방부 대변인은 “현빈은 일반병으로 근무하다 필요할 때만 홍보한다”고 부연설명까지 해야 했다.

 

어쩌다 국방장관이 일개 훈련병의 자대 배치까지 신경 쓰게 됐을까. 해병대의 경솔한 홍보전 때문이다.

 

3년 전 영국 왕위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자는 아프가니스탄의 최전선 헬만드주에서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나타났다. 왕실 전통에 따라 군에 입대해 10주째 복무 중이었다. 그는 탈레반과의 교전지에서 500m 떨어진 곳에 배치돼 동료들과 함께 순찰하고 맨바닥에서 식사했다.

 

미 언론이 엠바고(보도유예)를 깨고 이를 보도할 때까지 영국인들은 해리 왕자가 전투지역에 배치된 사실을 몰랐다. 영국 국방부는 군 작전과 보안상 이유로 이를 숨겼고 언론도 비밀을 지켰다. 나중에 영국 육군참모총장은 “모든 영국 병사가 처한 위험에서 왕자라고 제외할 이유가 없었다”며 해리 왕자의 아프간 복무 사실을 확인했다.

 

영국 왕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신분에 상응하는 사회적 의무)는 이렇게 조용히 이행됐다. 차별 없이 해리 왕자를 복무하게 한 왕실과 군에 대한 존경은 더더욱 커졌다. 군에 대한 신뢰는 시끄럽게 떠든다고 쌓이는 게 아니다. 군은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할 때 빛을 발한다.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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