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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해병대 중대장이 휘하 부대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군검찰에 불구속 입건되고, 같은 부대의 부사관들이 사병들을 구타하고 가혹행위를 해 보직해임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병대는 23일 “서해5도 한 부대의 중대장이 성추행을 했다는 진정이 제기돼 5월 초 자체 조사 뒤 해당 중대장을 보직해임했으며, 군 검찰이 최근 그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같은 부대의 부사관 4명도 폭행 및 가혹행위 혐의로 보직해임돼 곧 징계 처리될 예정이다.

해병대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서해5도의 한 부대 병사 2~3명이 지난달 26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등에 “중대장과 부사관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진정을 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중대장이 수시로 귓가에 입김을 불어넣으며 성적인 이야기를 했고, 또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부사관들이 부대원 여러 명의 뒤통수, 정강이 등을 상습적으로 구타해왔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쪽은 “조사 결과 심각한 성추행 혐의가 있진 않았지만 중대장을 비롯해 해당 간부들을 즉시 교체했다”며 “피해자들과 간부들 사이에 합의가 이뤄졌지만 중대장에 대한 기소 여부는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해병대 쪽은 “피해자들은 해당 부대로 복귀해 정상적인 군생활을 하고 있다”며 “부대원들은 현재 안정을 찾은 상태이고, 부대 자체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병대는 지난해에도 성추행과 구타·가혹행위가 드러나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지난해 7월 해병대 2사단 운전병 이아무개(22) 상병은 사단 참모장인 오아무개 대령한테서 성폭행을 당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당시 오 대령은 보직해임됐고, 지난해 12월 군사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군 검찰의 항소로 재판이 진행중이다.

인권위는 해병대의 구타·가혹행위와 사건 은폐·축소 등 관리 부실 의혹에 대해 직권조사한 뒤 지난 3월24일 “해병대 부대 내 구타·가혹행위가 반복적·관행적으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폭력에 관용적인 병영문화와 지휘감독자들의 관리 부실에 원인이 있다”며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들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한겨례신문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794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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